[미디어파인 칼럼=박진형의 철학과 인생] '서울대 A+의 비밀'이라는 흥미로운 주제의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적이 있다. 소위 전국에서 가장 뛰어난 수재들만 모이는 서울대학교에서 최고 점수를 받는 비법이 무엇일지 궁금했다. 나도 그 비밀을 파헤쳐서 꼭 높은 성적을 받으리라 다짐했다. 모든 대학생이 원하는 A+로 향하는 지름길은 무엇일까. 높은 성적을 받은 학생들 사이에서 한 가지 공통점이 발견됐다. 그들 모두가 수업시간에 교수님의 말씀을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필기를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교수님의 농담 하나까지도 빠짐없이
[미디어파인 칼럼=박진형의 철학과 인생] 그가 운동화를 신었다면, 헬스장에 갈 것이다. 그는 운동화를 신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는 헬스장에 가지 않을 것이다.순간적인 판단에 의해서는 해당 논증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그가 운동화를 신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헬스장에 가지 않을 거라고 단정짓는 것은 잘못된 추론이다. 운동화가 아닌 심지어 구두를 신고 헬스장에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논리학에서는 이를 ‘전건 부정의 오류’라고 일컫는다.직관과 즉흥적인 감정에 지배받는 의사소통 과정을 살펴보면 수많은 논리적 오류를 발견할 수 있다
[미디어파인=박진형의 철학과 인생] 필자는 고객으로부터 음식 주문을 받아 식당에 전달해 주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전화를 받으면 “안녕하십니까? 생활을 바꾸는 ○○사의 박진형입니다”고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여기 어디어디인데 짜장면 두 그릇. 빨리 보내줘” 같은 반말이기 일쑤다.다짜고짜 욕부터 하는 사람, 이유를 밝히지 않고 환불을 해달라고 우기는 고객도 많다. 길에서 만나면 점잖은 시민의 한 사람일 게 분명한 이들이 유독 전화상담원에게 불친절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익명성 때문이다.사람은 심리학적으로
[미디어파인=박진형의 철학과 인생] 중국철학사 강의시간 때 있었던 일이다. 공자, 맹자 등 제자백가의 사상을 배울 줄 알았던 첫 수업시간에서 예상과 달리 신문기사를 읽는 시간을 가졌다. 고재욱 교수님은 ‘독서의 힘... 부모의 학력·소득 격차도 극복’이라는 제하의 신문기사를 소개했다.그리고 보도된 내용을 큰 소리로 읽으며 학생들에게 독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도 다독을 할 경우 우수한 학업적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수저계급론’이 유행하는 오늘날의 암울한 현실에 경종을 울렸다.수저계급론이란 부모의 소
[미디어파인=박진형의 철학과 인생]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웹툰 가 인기다. 이 만화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미남형에다가, 완벽한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 반면, 정반대의 캐릭터도 등장한다. 그들은 화려한 외모를 소유하고 있진 않지만, 누구보다 착한 본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못생겼다는 이유 하나로 학교생활에서 친구들과 원만한 관계를 갖지 못하고 폭력과, 괴롭힘에 시달리고 있다.현실에서도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전국 20대 남녀 4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8.1%가
[미디어파인=박진형의 철학과 인생]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식의 글을 쓰는 나를 발견했다. 주어와 서술어를 동일하게 써버렸다. 시중에 출판된 글쓰기 관련 책을 많이 읽었는데도 아직까지 실수가 잦다. 원숭이도 나무에 떨어질 때가 있지만, 내가 원숭이였던 적이 있었나? 칼럼은 몇 번 써봤지만, 수필은 생소하다. 그래서 최근 공모전에서 떨어졌나. 물에 젖은 종이처럼 기분이 후줄근했다. 요새 고민이 많다. 글도 안 써진다. 주제를 또 무엇으로 잡아야 할지…….다시 공부해야겠다. 《기자의 글쓰기》 책을 펼쳤다
[미디어파인=박진형의 철학과 인생] 정론직필의 언론인을 꿈꿨을 때다. 당시 심지는 강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문장력의 밑절미는 여렸다. 당장 무얼 해야 할지조차 손에 잡히지가 않았다. 물어물어 어느 한 카페를 알게 됐다. '언론인을 꿈꾸는 카페-아랑’. 이쪽에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라면 다들 알고 있는 사이트라고. 거기서 다양한 정보와 경험담을 들었다. 각종 신문사 면접 후기하며 공부법 및 취재 노하우 등등.그 카페에서 좋은 글 하나를 봤다. 언론고시에 도움이 될 만한 도서라며 줄잡아 백 권 정도의 목록을 정리해 놨다. 사회
[미디어파인=박진형의 철학과 인생] 작년 이맘때쯤 프랑스 파리에 있었다. 중학교 동창과 함께. 일요일 오후에는 에펠탑을 보러 가기로 했다. 친구는 그날 오전에 예배드리고 온다며 서둘러 나갔다. 금방 돌아 올 테니 숙소에서 잠자코 기다리라고. 5시쯤 됐을까. 문자가 왔다.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오라는 것이다. 파리가 두 번째 방문인 그 친구에게는 쉬운 일이리라. 나는 아니다. 한국에서도 길을 헤매기 일쑨데, 타지는 오죽할까. 결국 다툼이 일어났다. 서로 실랑이를 벌인 끝에 내가 직격탄을 날렸다. 각자도생하자고.나는 부랴부랴 짐을 싸고
[미디어파인=박진형의 철학과 인생] 춘천 명동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면접을 봤을 때 얘기다. 점장은 나에게 몇 살인지, 인근 거주자인지 등 형식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더니 “학생 미안한데, 형편이 어려워서 우리는 최저임금을 못 줘”라며 일할 생각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고 했다. 이후 세 차례 다른 편의점을 찾아갔지만 모두 최저임금보다 적은 4천원~5천원원대 시급밖에 줄 수 없다고 답했다. 전국의 모든 편의점을 방문한 것은 아니지만, 찾아간 곳마다 최저임금을 지급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이를 계기로
[미디어파인=박진형의 철학과 인생] 지난 7월 4일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베네수엘라의 복지 포퓰리즘,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열렸다. 이 행사에서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베네수엘라에서 햄버거 하나를 사먹으려면 우리나라 돈으로 20만 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빵, 우유와 같은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서 수십 미터 줄을 기다리는 건 예사로운 일이라고. 과도한 복지지출로 이러한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다. 뿐만 아니다. 포퓰리즘 정책이 국민의 정신까지 지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무섭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이철훈 바
[미디어파인=박진형의 철학과 인생] 중국에 위치한 북한 류경식당에서 일하던 북한 종업원 12명이 집단 탈출해 지난 7일 국내에 들어왔다. 북한 당국은 국정원이 탈북자들을 납치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허무맹랑한 북한의 주장에 대해 진위여부를 가리겠다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나섰다. 이 단체는 탈북자들이 자유의사로 입국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법정에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민변의 재판 신청은 탈북자들의 인권을 전면적으로 침해한다.1) 만약 탈북자가 납치된 것이라고 말하면, 탈북자
[박진형의 철학과 인생] 모바일로 뉴스를 볼 때면 다 읽기도 전에 광고가 3~4개 팝업창이 열린다. 심지어 화면을 다 가리는 동영상도 뜬다. 아예 다른 페이지를 불러오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다. 이 정도면 광고를 보는 것인지, 뉴스를 보는 것인지 헷갈린다. ‘네이버 뉴스 미러링’ 어플리케이션 얘기다.플레이스토어에서 해당 어플의 평점은 매우 낮다. 2.4! 댓글도 악평으로 가득 차있다. “뉴스 한 꼭지 읽는 동안 세 네 번 팝업 광고 뜨면”, “초단위로 광고가 나와서 뉴스는커녕 광고만 보고 있다” 등. 다양한 신문과 칼럼, 주요 뉴스를
[박진형의 철학과 인생] 지난달 26일 충북 충주시에 위치한 미용실에서 원장이 뇌병변장애를 앓고 있는 장애인에게 염색 비용으로 52만원을 청구한 사건이 있었다. 평소 외모를 꾸미는 것에 관심이 많았던 이○○ 양은 집근처 미용실을 찾았다. 그리고 시술에 앞서 10만 원 선에서 염색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런데 원장은 52만 원이 나왔다며 이 양의 카드를 강제로 빼앗아 결제를 했다. 이 문제는 곧 포털사이트, SNS 등에서 논란이 되었다. 이에 대한 해명으로 원장은 “커트, 염색, 코팅 외에 30만 원 정도 하는 머릿결 재생과 두피 건
[박진형의 철학과 인생] 극악무도한 강남역 살인사건...남녀 입장이 다를 리가온 국민 한 목소리 내야할 때특정 집단에 대한 오해와 편견 줄여야 내가 아는 외국인 친구는 성실하다.내가 아는 다른 외국인 친구도 성실하다.따라서 모든 외국인은 성실하다.몇 개의 사례를 근거로 또는 대표성이 없는 표본으로부터 어떠한 결론을 도출시키는 추리를 가리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인간의 사고 구조는 올바르지 못한 논증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잘못된 추리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직관과 즉흥적인 감정에 지배받는
[박진형의 철학과 인생] 그가 운동화를 신었다면, 헬스장에 갈 것이다.그는 운동화를 신지 않았다.그러므로 그는 헬스장에 가지 않을 것이다.순간적인 판단에 의해서는 해당 논증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그가 운동화를 신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헬스장에 가지 않을 거라고 단정짓는 것은 잘못된 추론이다. 운동화가 아닌 심지어 구두를 신고 헬스장에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논리학에서는 이를 ‘전건 부정의 오류’라고 일컫는다. 직관과 즉흥적인 감정에 지배받는 의사소통 과정을 살펴보면 수많은 논리적 오류를 발견할 수 있다.
[박진형의 철학과 인생] 미국의 유명한 가수이자 코미디언인 지미 듀랜트(Jimmy Durante)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제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를 위한 위문공연에 출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러나 바쁜 스케줄로 인해 짧은 퍼포먼스 밖에 보여줄 수 없었다. 공연 당일 날이었다. 그녀는 몇 곡만 부르고 무대에서 내려오기로 예정되었지만, 30분 이상 열띤 공연을 펼쳤다. 다른 스케줄도 포기할 정도로 공연을 멈출 수 없었던 까닭은 무엇일까.당시 맨 앞줄에 두 남자가 있었는데, 둘 다 전쟁
[박진형의 철학과 인생] '서울대 A+의 비밀'이라는 흥미로운 주제의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적이 있다. 소위 전국에서 가장 뛰어난 수재들만 모이는 서울대학교에서 최고 점수를 받는 비법이 무엇일지 궁금했다. 나도 그 비밀을 파헤쳐서 꼭 높은 성적을 받으리라 다짐했다. 모든 대학생이 원하는 A+로 향하는 지름길은 무엇일까. 높은 성적을 받은 학생들 사이에서 한 가지 공통점이 발견됐다. 그들 모두가 수업시간에 교수님의 말씀을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필기를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교수님의 농담 하나까지도 빠짐없이 메모했다. 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