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길 [김철홍 칼럼]
자유의 길 [김철홍 칼럼]

[미디어파인=김철홍의 생각에 관한 생각] 정보가 완전하지 않은 시장에서는 자유시장만으로는 효율적인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는 점을 수학적으로 분석하고, 금융시장, 노동시장, 보험시장 등에서 발생하는 역선택(adverse selection)과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체계적으로 설명하여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질문한다.

“경제학은 어떻게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가? 좋은 사회란 어떤 사회인가?”

몇 가지 사례를 들어 쉽게 접근해 보자.

“사회보험은 두려움으로부터의 자유를 줄 수 있다.”

“호주에는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을 위한 학자금 대출제도가 있는데, 이 제도에서는 상환액이 졸업 후 그들이 버는 소득에 따라 달라진다. 정부(사회)가 교육에 대한 투자에 수반되는 위험 일부를 부담한다. 정부가 민간 부분에서는 제공하지 않는 위험 공유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다.”

“좋은 사회란 더 많은 자유를 누릴 수 있으며 그들의 잠재력을 실현할 기회가 더 많은 사회를 의미한다.”

자유란 무엇인가?
자유는 개인에게는 두려움, 편견, 무지 같은 내면의 속박에서 벗어나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내적 상태, 표현의 자유, 신앙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결사의 자유 등으로 구분되며, 다른 사람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한계를 갖는다. 현대 사회에서 선호되는 경제적 자유도 정치적 자유 못지않게 중요하다.

시민들이 의미 있고 창의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건강, 교육, 일정 수준의 물질적 풍요, 안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계약이 개정되거나 수정되어야 한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변화한다. 우리는 언제나 변화와 학습이 일어나는 진화론적 관점을 통해 제도와 거버넌스 구조를 바라보아야 한다. 우리의 기술과 취향은 변화하고 있다. 우리를 둘러싼 물리적 세계에 대한 이해도 변화하고 있다. 사실 우리 경제와 사회가 변하는 중요한 원천 하나는 과학의 발전을 통한 새로운 기술의 발견뿐 아니라 복잡한 정치 · 경제 · 사회 체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더 많이 배우는 학습이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서 한 사람의 자유가 종종 다른 사람의 부자유가 될 수 있다는 것, 다시 말해 한 사람의 자유를 증진하기 위해 종종 다른 사람의 자유가 희생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과거 한때 높은 난방비를 감당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실내 온도를 낮춰야 했지만, 이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세금을 거두고 그 세금을 재분배함으로써 적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우리는 정직, 친절, 타인에 대한 배려, 협동심, 그리고 공감을 존중한다. 우리는 고통과 박탈감, 불공정 등을 싫어한다.”

저자는 과거 70여 년 동안 자유주의 진영을 지배해 온 신자유주의 자본주의를 비판한다. 이 경제체제는 부와 정치 신념의 양극화를 고착시켰다. 이는 정직과 신뢰가 부족한 이기적이고 물질주의적인 사람들을 더 많이 만들어 냈다. 무자비한 이기심은 종종 부정직으로 이어지고 부정직은 신뢰를 약화시키며 신뢰의 실패는 경제체제의 기능을 약화시킨다.

우리가 누구인지는 경제체제의 영향을 받는다. 현실에서 강대국들은 외부효과와 규칙에 상관없이 마음대로 행동한다. 전통적으로 규칙은 강자가 강자의 이익을 위해 정한다. 현재 패권국인 미국은 적나라하게 강자 이익의 주조 과정을 보여준다. WTO로 자유롭고 정의로운 교역을 대의로 내세우던 그들이 이젠 관세로 상대국들의 부를 강탈해 간다. 약자는 적응해야만 한다. 적응을 위해서는 끝없는 학습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의 모든 측면(가정, 기업, 경제, 그리고 정치)에서 권력관계를 재조정하는 것은 공동의 번영과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필수다. 사회적 보호는 그 자체로 해방적이다.

타인을 이용해 일상적으로 돈을 벌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세상은 어떤 세상이겠는가? 소득 불평등이 커지면 사람들은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되고 서로 교류하지 않게 된다. 공포는 권력자들이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의 의제에 따르도록 설득하기 위해 사용하는 핵심 도구다.

좋은 사회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야 한다.
좋은 사회는 개인이 번영하고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든다.

좋은 경제체제는 사람들이 정직하고 공감하며 타인들과 협력하는 능력을 가지도록 장려한다.

삶에서 <자유>는 중대한 문제다.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환경에서 태어나 주어진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제한적 삶을 살아야 하는 생명에게 자유란 그 무엇과도 교환이 불가한 절대가치다. 도덕적으로 정당함이 증명되지 않은 부잣집이나 국가에서 태어난 사람들과 착취당해 가난한 집이나 국가에서 태어난 사람들에게 모두 좋은 사회는 중요한 환경이다. 모든 생명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목적성이 없는 우주로부터 와 다시 우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보면서 저자는 미국 사회가 위험에 처해있다고 진단한다. 빅테크들의 정보독점도 우려의 대상이다. 신자유주의의 실패도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한 데 있다고 본다. 불평등하게 태어난 사람들에게 보다 나은 사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개입해서 분배해야 하며 인프라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미국 우선주의, 우리만 잘 살면 된다는 트럼프식 행동은 그들이 노예제도 위에서 부를 쌓았으며 그들이 일으킨 전쟁의 수많은 희생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그들이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규칙을 다시 바꾸는 행동을 그냥 보고만 있어서도 안 된다.

“미국 헌법 제1 ~ 10조에 관한 수정안인 권리장전(Bill of Rights)은 국가가 개인의 기본적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보장한다.” 미국은 국민이 자유로워야 한다는 신념으로부터 탄생한 나라다. 그들에게 자유가 소중한 가치라면 세계 모든 나라의 시민들도 자유가 소중하다.

김철홍 세음세하태양광발전소 대표
김철홍 세음세하태양광발전소 대표

[김철홍 대표]
현) 세음세하태양광발전소 대표
전 KCB대표이사
전 서울신문 ESG위원회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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