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린 시간 속으로]
짙푸른 하늘에
뭉실한 구름들이
몰려왔다 흩어지며
눈 덮힌 대지 위에
청량한 햇빛을
드러낸다.
얼굴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
높게 열려있는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자
곡선을 만들며
순환하는
자연의 시간에
초대를 받는다.
차분해지며
균형잡힌 정오,
하산하는 길에
가족 사이로
산에 오르는
꼬마 소년이 보였다.
땀과 눈물,
거친 호흡과
자연의 공기가 뒤섞인
이 순수한 땅에서
나는 꼬마 친구의
흔들림을 포착했다.
꼬마의 해맑은 웃음과
자연을 바라보는
꼬마의 눈빛이
맑아보였다.
'가족, 사랑, 행복.'
한 걸음 사이에
스며든 배움을
세상을 향해
이 꼬마 아이가
얼마나 알게 될지를
바라만 보아도
미소가 지어졌다.
자연이 만들어 놓은
느린 시간 속에
마음을 내려놓는다.
비로소 우리는
몸과 마음의 시간에
제 속도를 맞춘다.
-도봉산
뮤지컬소설<휘몰이> 작가 노트
김동선 작가
mediafine@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