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우리 일상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원자를 구성하는 양성자와 중성자, 빛을 이루는 광자, 그리고 스마트폰에 전기를 흐르게 하는 전자까지, 모든 것은 미시적인 입자들의 세계에 기반한다. 하지만 이토록 중요한 입자들은 너무 작아서 인간의 눈은 물론, 상식적인 이해조차 벗어난 존재로 남아 있다.사람들은 흔히 입자를 작은 구체로 상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단단한 구슬 같은 모습이 아니다. 특히 기본입자라 불리는 것들은 내부 구조가 없으며, 물리학적으로는 아예 크기가 없다고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현대 우주론은 빅뱅 직후의 빛을 관측하고 수천만 개의 은하를 한 번에 기록할 만큼 발전했지만, 정작 우리 가까운 ‘우주 이웃’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부족하다. 최근 암흑에너지 연구 결과와 함께 ‘국소 우주’의 중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지난 2024년 4월, 다크 에너지 분광기(DESI) 협력팀은 1,300만 개 이상의 은하를 관측한 자료를 공개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초기 분석에서 암흑에너지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화될 수 있다는 신호가 포착된 것이다. 암흑에너지는 우주가 가속 팽창하는 원인으로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양자컴퓨터 개발의 핵심 장애물을 풀 단서가 의외의 수학 이론에서 나왔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기존에 물리학계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수학적 개념을 토대로 ‘보편적 위상학적 양자컴퓨터’ 실현 가능성을 제시했다.양자컴퓨터는 고전 컴퓨터와 달리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압도적인 연산 속도를 낼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하지만 정보의 기본 단위인 큐비트가 외부 환경에 쉽게 교란돼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큐비트를 여러 입자의 배치 형태로 저장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유네스코는 올해를 ‘국제 양자과학기술의 해’로 지정했다. 양자 역학이 처음 제안된 지 100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사실 양자 이론은 굳이 홍보가 필요 없을 정도로 이미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다. 과학 전문지를 펼쳐보면 언제나 상위권 기사에 양자 물리학이 자리 잡고 있다. 일반인들이 일상과 연결하기 어렵고 설명조차 난해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양자 세계는 꾸준히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른바 ‘양자 집착(quantum fixation)’은 이론이 등장한 순간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져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그동안 연이은 폭발로 논란을 빚었던 초대형 로켓 ‘스타십(Starship)’ 시험 발사에 마침내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달 착륙과 화성 이주라는 장기 목표를 향한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현지시간 25일 오후 6시 30분, 텍사스주 스타베이스 기지에서 이륙한 스타십은 120km 고도까지 상승했다. 33기의 엔진을 장착한 ‘슈퍼 헤비’ 1단 부스터는 분리 후 공중 회전을 거쳐 두 개의 엔진만으로 제어 착륙에 성공하며 멕시코만에 내려앉았다. 상단부 로켓은 궤도에 진입해 시험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우주에서 외계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가장 유망한 곳 중 일부는 지금까지 천문학자들에게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근적외선 행성 탐색기(NIRPS)’라는 혁신적 장비가 가동되면서, 지구와 닮은 행성이 적색왜성 주변에 존재하는지를 밝히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적색왜성은 우리 은하에서 가장 흔한 별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크기는 작고 어둡지만, 수십조 년 이상 천천히 연소하며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에서 외계 생명체 탐사에 최적의 후보로 꼽힌다. 다만 빛이 약하고 주로 적외선 파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초대형 로켓 ‘스타십’의 10번째 시험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 차례의 시도는 연이어 폭발로 끝나며 우주 산업계 안팎의 관심과 우려를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스타십은 120m에 달하는 초대형 2단 로켓으로, 달 복귀와 화성 유인 탐사 등 스페이스X와 미 항공우주국(NASA)의 대형 계획의 핵심으로 꼽힌다. 그러나 올해에만 네 차례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1월과 3월에는 1단 추진체는 회수에 성공했지만, 상단부는 추락하며 파손됐다. 5월에는 추진체가 착수 직전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지난해 말 칠레 ATLAS 관측망에 의해 발견된 소행성 ‘2024 YR4’가 한때 지구 충돌 가능성으로 학계를 긴장시킨 바 있다. 직경 약 60m 크기의 이 소행성은 지구 대기권에 진입할 경우 800만 톤급 폭탄과 맞먹는 에너지를 터뜨려 지역적 재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다행히 정밀 궤도 관측 결과 지구 충돌 가능성은 사라졌지만, 놀랍게도 오는 2032년 12월 22일 달과 충돌할 확률이 약 4%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천문학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소행성이 실제로 달에 충돌한다면 직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지구 대기권 중 50~85km 상공에 위치한 중간권은 항공기나 기상관측 기구가 닿기엔 너무 높고, 위성이 접근하기엔 너무 낮아 ‘무지권(ignorosphere)’이라 불려왔다. 이 오지 같은 영역을 탐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제시됐다. 과학자들이 햇빛만으로 공중에 뜨는 초경량 원반 구조체를 개발한 것이다.이번 연구에서 공개된 원반은 지름이 고작 1cm에 불과하다. 얇은 알루미나 세라믹 막 두 장을 미세한 지지대로 연결해 만든 구조물로, 바닥면에 빛을 흡수하는 크롬 코팅을 더해 위아래 온도 차를 만들었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천왕성 주변에서 새로운 위성이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발견으로 천왕성이 보유한 위성은 총 29개로 늘어났다. 연구진은 이 위성을 임시로 ‘S/2025 U1’이라 명명했으며, 국제천문연맹이 공식 이름을 부여하기 전까지는 이 이름으로 불릴 예정이다. 지름은 약 10km에 불과해, 그야말로 소행성 수준의 작은 천체다. 행성과학자 하이디 하멜은 “걸어서 한 바퀴 돌 수 있을 만큼 작은 달”이라고 설명했다.천왕성 탐사의 역사는 1986년 보이저 2호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보이저 2호는 천왕성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지금까지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은 비교적 단순하게 정의됐다. 별을 도는 행성 중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생명체 거주 가능 구역’에 위치하고,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는 곳이 그 조건이었다. 그러나 최근 천체물리학 연구는 이러한 고전적 개념을 넘어, 별빛이 닿지 않는 더 깊은 곳에서도 생명이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대표적 사례로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 목성의 위성 유로파, 그리고 화성 등이 있다. 이곳들은 표면 방사선 때문에 생명체가 존재하기 어렵지만, 내부에는 막대한 양의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지구 상공에서 인류의 시야를 둘러싼 조용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쪽에는 칠레 고산지대 등지에서 거대한 거울과 초고해상도 카메라로 우주를 관측하는 천문학자들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지구 궤도를 수만 개의 위성으로 채우려는 민간 기업과 군 당국이 있다. 문제는 위성이 지상 관측소 시야를 가로지를 때다. 위성이 태양빛을 반사하면 망원경 사진에 밝은 선이 남아, 실제 천체 현상을 가리거나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 수 있다. 특히 ‘베라 C. 루빈 관측소’처럼 정밀한 전천 관측을 수행하는 시설에는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우주의 별이 탄생할 때는 고에너지 가스와 먼지, 잔해가 폭발적으로 흩어진다. 이 중 일부는 지구와 같은 행성으로 뭉치고, 나머지는 유성이나 우주 먼지로 부유한다. 그러나 특정 조건이 맞으면, 젊은 별에서 분출된 강력한 플라즈마 제트가 잔해를 휘감아 거대한 나선형의 먼지 기둥을 만든다. 최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이 장면을 사상 최상의 화질로 담아냈다.천문학자들에게 이런 구조는 낯설지 않다. ‘허빅-하로(Herbig-Haro) 천체’라 불리는 이들은 이온화된 가스가 빛나는 거대한 구조물로,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매년 여름 밤하늘을 장식하는 대표적 유성우인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절정에 이르고 있다. 올해는 보름 직후의 하현망 월광이 하늘을 밝히며 관측 조건이 다소 떨어질 전망이지만, 페르세우스 유성우 특유의 밝고 굵은 불빛은 여전히 장관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관측 적기는 8월 11일부터 13일까지 자정 이후부터 새벽까지이며, 특히 오전 2시에서 3시 사이가 가장 좋다. 달빛이 비치지 않는 어두운 하늘을 바라보면, 페르세우스자리의 에타별 근처에서 빠르게 스쳐가는 유성들을 확인할 수 있다. 평년에는 시간당 50~1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어린 시절 벽돌 담장 옆 학교 운동장에서 농구를 하다 보면, 공이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잠시 후 담 쪽에서 메아리로 돌아오곤 했다. 소리가 벽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메아리’ 현상이다. 천문학자들도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우주의 구조를 파악하는데, 다만 그들이 사용하는 것은 소리가 아닌 ‘빛의 메아리’다. 빛도 소리처럼 유한한 속도로 움직인다. 초당 약 30만km라는 엄청난 속도지만, 천문학적으로 거대한 거리에서는 결코 즉시 도달하지 않는다. 이러한 빛의 메아리는 때로 수년, 수백 년이 지나서야 지구에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천문학자들이 지구에서 불과 4.37광년 떨어진 알파 센타우리 A 주변에서 토성과 유사한 가스행성 후보를 발견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포착한 이 미약한 빛의 점은, 사실이라면 항성의 생명체 거주 가능 구역을 도는 거대 행성으로, 두꺼운 가스층에 덮여 자체적으로 생명체를 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변 위성은 액체 상태의 물과 잠재적 생명 환경을 가질 가능성이 제기된다.이번 관측 결과는 8월 7일 공개됐으며, 국제 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에 게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2029년 말 발사를 목표로 달 남극에 소형 원자로를 설치하는 계획을 전격 가속한다. 숀 더피 NASA 직무대행(현 미 교통부 장관)은 최근 내부 지침을 내려 30일 내 전담 책임자를 지명하고 60일 내 사업 제안 요청서를 공표하도록 했다. 2022년 공개됐던 6t 이하, 40㎾급 설계 제안보다 출력 요구가 두 배 이상 높아진 셈이다.달 남극은 영구 그늘진 크레이터에 물 얼음이 매장돼 있어 미국·중국·러시아 모두 탐사 거점으로 노린다. 하지만 햇빛이 낮게 비춰 극야(지구 시간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우주 나이 1억~2억 년 시기에 해당하는 청자색 자외선 광원을 잇달아 포착했다. 확인되면 기존 최원거리 기록(적색편이 z=14)을 넘어 z=25까지 확장되는 셈이다. 문제는 이 연대에선 아직 별이 태어나기엔 가스 냉각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 학계는 “우주 새벽이 생각보다 훨씬 분주했다”는 가설과 함께, 별 대신 ‘원시 블랙홀’이 첫 광원을 담당했을 가능성을 제시하고 나섰다.스페인 아스트로바이올로지센터 파블로 페레스 곤살레스 연구팀은 JWST 근적외선 카메라(NI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지구가 하루를 만들듯, 우주 만물은 저마다 스핀(자전)을 품고 있다. 태양과 행성은 물론 거대한 은하까지 회전한다. 그런데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하는 블랙홀도 강력한 회전을 유지하며, 이 속도가 은하 구조 형성에까지 깊숙이 관여한다는 연구가 잇따라 주목받고 있다.일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블랙홀을 규정짓는 값은 단 세 가지다. 질량, 전하, 그리고 자전 속도를 뜻하는 각운동량이다. 실제로 전하는 거의 0에 수렴하므로, 질량과 스핀이 블랙홀의 ‘지문’과 같다. 거대별이 연료를 소진하면 중심핵이 10㎞ 남짓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전통적으로 수천 톤 규모였던 중성미자 검출기가 주먹만 한 장비로 대폭 줄었다. 독일·스위스 연구진이 순수 게르마늄 4 kg으로 이뤄진 ‘코누스 플러스(CONUS+)’ 장비로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출된 중성미자 약 400개를 119일 만에 잡아낸 것이다. 중성미자는 전하가 없어 물질과 거의 반응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거대 수조형 검출기에서 극소수 충돌 신호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연구팀은 대신 ‘코히런트 산란’ 현상에 주목했다. 에너지가 낮은 중성미자는 파장이 길어 원자핵을 하나의 덩어리로 인식하고 튕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