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전 세계적 가짜뉴스와 인공지능의 낭설이 난무하는 요즘, 어떤 정보를 접하든 비판적 시각은 필수다. 특히 “우주 전체가 사실 거대한 블랙홀 내부에 존재한다” 같은 전면적 주장은 더욱 세심한 검증이 필요하다. 언뜻 참신해 보여도, 뒷받침할 만한 관측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면 섣불리 믿기 어려운 법이다. 최근 캔자스주립대 컴퓨터과학자인 리오르 샤미르가 한 논문에서 “우주가 회전(自轉)하고 있으며, 그 가능성 중 하나가 거대 블랙홀 내부”라고 발표해 화제가 되었다. 논문에 따르면,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의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민간 우주선 ‘프람2’(Fram2)가 미국 민간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 9’ 로켓에 실려 지구를 도는 극지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노르웨이 극지탐험선의 이름을 딴 이 임무는 한 바퀴에 약 45분 만에 지구의 북극과 남극을 잇는 타원 궤도를 돈다. 특히 탑재된 ‘크루 드래곤(Crew Dragon)’ 우주선의 파노라마 창에서 내려다보는 지상 풍경은, 광활한 빙붕 지역까지 한눈에 들어와 “숨이 막힐 만큼 황홀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정작 흥미로운 지점은 이것이 ‘세계 최초의 극지궤도 민간 유인비행’이라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수개월 내에, 칠레 고원에 세워진 베라 C. 루빈 관측소가 사상 최대 카메라를 가동해 남쪽 하늘을 덮는 방대한 별·은하·소행성·초신성들의 지도를 사흘마다 업데이트하기 시작한다. 문제는 동시에 쏟아져 올라가는 인공위성 무리들이 찍힌 사진 곳곳을 망치고 있다는 점이다. 관측소 구상이 20년 전 시작됐을 때만 해도 위성이 이처럼 대규모로 ‘포토봄’을 할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하지만 지구 저궤도 공간이 통신용 위성 ‘별자리(constellation)’로 점차 붐비면서, 루빈 관측소를 비롯해 전 세계 수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오랫동안 인류는 태양계 밖 별들을 돌고 있는 행성이 존재할지 궁금해했다. 그리고 1992년 마침내 첫 번째 외계행성 발견이 공식 발표되면서 이 상상이 현실이 됐다. 그러나 사실 그보다 훨씬 이전인 1988년에 이미 근처 별 감마 세페이 A 주위에서 행성을 찾았다는 논문이 발표되었고, 다만 데이터 불확실성으로 인해 곧 철회됐다가 2003년에 되살아나 공식 확인된 적이 있다. 그런데 이마저도 역사의 맨 앞자리는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은다.미국 천문학자 벤 주커맨의 연구에 따르면, 실제 최초의 ‘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지난 50여 년간 이론물리의 스타로 군림해온 ‘초대칭 슈퍼입자(supersymmetry, SUSY)’가, 거대한 입자 가속기 실험에서도 끝내 발견되지 않으면서 그 지위가 흔들리는 양상이다. 과학자들은 암흑물질 등 해결하기 힘든 우주 미스터리에 ‘초대칭 입자’를 후보로 삼아 왔으나,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대형 강입자가속기(LHC)가 2012년 힉스 입자를 찾은 뒤에도 초대칭 관련 신호는 더 이상 찾아지지 않고 있다. “초대칭은 1990년대부터 2015년 무렵까지 물리학계 최대 산업처럼 군림했지만,
[미디어파인=이상원 기자] 지난해 12월 멕시코 칸쿤 해변의 한 컨벤션 센터에서, 영국 포츠머스대학교 우주론학자 세샤드리 나다투르 박사가 일종의 ‘우주 성장 차트’를 극비리에 선보였다. 그 자리에는 수백 명의 천문학자·물리학자가 참석했는데, 그 내용을 듣고는 기존 우주 팽창 이론이 흔들릴 수 있음을 직감했다고 한다. 나다투르 박사는 “지난 25년간 우주론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건”이라고까지 평했다. 거의 30년 동안 천문학계는 우주가 점점 더 빠르게 팽창하며, 이 가속도는 시간에 따라 일정하다고 믿어 왔다. 이 과정을 이끄는 미지의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달이란 무엇인가?’ 겉보기엔 간단해 보이지만, 천문학에서 이 질문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행성을 도는 천체”라고 말하면 얼추 맞는 것 같지만, 좀 더 깊이 파고들면 허점이 드러난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예는 지구의 달이다. 하지만 망원경이 발전해 다른 행성에서도 달을 찾아내기 시작하자, 수많은 ‘위성’이 속속 확인됐다. 목성은 4개의 큰 달이 먼저 관측됐고, 토성도 망원경 관측으로 몇몇이 드러났다. 이 정도면 당시에는 “달이란 행성을 도는 큰 덩어리”라 정의해도 충분해 보였다.그러나 항상 그렇듯
[미디어파인=이상원 기자] 맑은 여름밤 별들을 감상하려고 밖에 나갔는데, 고요한 밤하늘 대신 커다란 광고가 반짝이며 흐른다면 어떨까? 얼핏 공상과학 영화 같은 이 장면이 완전히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민간기업들이 소형 위성을 다량으로 띄워 지상에서 볼 수 있을 만큼 크고 밝은 ‘우주 전광판’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로 물건을 쏘아 올리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과 아직 미숙한 위성 운용 기술이 그간 걸림돌이 됐지만, 지난해 4월 러시아 스타트업 ‘아방 스페이스(Avant Space)’가 “세계
[미디어파인=이상원 기자] 지난해 12월 멕시코 칸쿤 해변의 한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학회에서, 영국 포츠머스대학교 우주론 전문가 세샤드리 나다투르는 ‘우주의 성장 차트’를 극비리에 공개했다. 수백 명의 천문학자들은 이 발표를 접하고, 오랫동안 굳게 믿어 온 우주 팽창 이론이 수정될 수도 있음을 직감했다. 나다투르는 “지난 25년간 이뤄진 우주론 연구 중 가장 흥분되는 결과”라고 강조한다. 지난 30년간 과학계는 우주가 가속 팽창 중이지만, 그 속도(가속도)는 시공간 전체에서 거의 일정하다는 견해를 지지해 왔다. 이를 유발하는 신비
[미디어파인=이상원 기자] 약 6광년 떨어진 ‘바너드 별(Barnard’s Star)’ 주변에 지구 질량 20~30% 수준의 작은 행성 4개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천문학자들을 통해 최종 확인됐다. 바너드 별은 이웃 별 중에서도 역사가 복잡한 천체로 유명하며, 이번 관측 결과는 그 별이 실제로 소형 행성계까지 품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번 발견은 별을 공전하는 행성이 중력으로 중심별을 살짝 흔드는 ‘시선속도(radial velocity)’ 방식으로 이뤄졌다. 별의 주기적 흔들림 주파수를 통해 행성의 공전 주기와 별로부터의 거리를
[미디어파인=이상원 기자] 지난 3월 13일 밤부터 14일 새벽에 걸쳐 북·남아메리카 전역에서 펼쳐진 개기월식은 눈길을 사로잡는 장관이었다. 지구 그림자에 달이 서서히 잠기며 붉은 빛을 띠는 모습이 관측된 것. 그런데 지구가 아닌 달 표면에서 이 장면을 보면 과연 어떻게 보였을까? 블루 고스트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지원을 받은 상업용 착륙선이다. 지난 1월 지구를 떠나 올해 3월 2일 달의 ‘위기(危機)의 바다(Mare Crisium)’ 지역에 착륙했다. 이 착륙 지점은 달 표면의 평균적 구성 성분을 대표한다고 여겨져, 과
[미디어파인=이상원 기자] 미 항공우주국(NASA)의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 탐사 로버가 화성에서 고대 생명체의 흔적 가능성이 엿보이는 새로운 단서를 발견했다고 행성과학자들이 밝혔다. 과학자들은 이 바위에 새겨진 어두운 테두리의 얼룩(일명 ‘표범 얼룩’)이 미생물 활동의 잔해일 수 있다고 보고, “화성 생명 탐사에서 가장 유력한 조짐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다만 “아직은 가정일 뿐”이라는 전제가 따른다. 바위에 박힌 얼룩들은 지구에서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흔적과 매우 유사하지만, 실제 생물 없이도 형성될 가능성이
[미디어파인=이상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백악관에 복귀하면서 벌어지는 전례 없는 행보 속에, 미국 과학계가 ‘어두운 미래’를 맞이할 것이란 우려가 급부상하고 있다. 취임 후 며칠 되지 않아 잇달아 서명된 행정명령들과 핵심 보직 지명안이 지난 75년간 미국 경제를 견인해온 과학·기술 역량을 뒤흔들 위험 신호라는 것이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부터 연방 예산의 대규모 삭감과 ‘반항적’이라 지목한 관료 퇴출, 그리고 자신 취향에 맞지 않는 증거 기반 정책을 ‘산산조각내겠다’고 공언해 왔다. 지금 그는 하원의장 마이크 존
[미디어파인=이상원 기자] 캐나다 소재 기업 D-웨이브(D-Wave)가 개발한 양자프로세서가,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수십만 년’ 걸릴 법한 자성(磁性) 물리 문제를 빠른 시간 안에 풀어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른바 ‘양자 우위(quantum advantage)’를 보여 준다는 또 하나의 선언이다. 구글을 비롯해 여러 업체가 이미 양자 우위를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지만, D-웨이브 측은 이번이 “실제로 물리학적으로 의미 있는 문제”를 최초로 해결한 사례라고 발표했다. 회사의 물리학자 앤드류 킹 박사는 “누군가 과학적으로 관심도 높은
[미디어파인=이상원 기자] 달 표면에 기울어져 놓인 채 지구를 바라보는 사진 한 장이 논란을 불렀다. 이번 사진은 미국 민간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즈(Intuitive Machines)의 달 착륙선이 2년 만에 다시 넘어져 버린 모습을 그대로 담아냈다. 지난 3월 6일(현지 시각), 인튜이티브 머신즈는 자사가 개발한 ‘아테나(Athena)’ 탐사선을 달 남극 인근 험준한 지형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지만, 착륙 직후 우주선이 옆으로 넘어가 버린 것이다. 애초에 극지에 있는 차가운 분화구를 노린 ‘역사적 착륙’이었지만, 불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태양 표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방사선 폭발인 ‘태양 플레어’는 때로 고에너지 플라스마 덩어리인 코로나 물질 분출(CME)과 함께 방출된다. 만약 이 CME가 지구 쪽으로 뻗어나오면 대규모 자기폭풍이 발생해 지상의 전력망과 궤도 위 인공위성에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태양 플레어 자체도 통신 장애나 인공위성 오작동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까지 태양이 언제 플레어를 ‘분출’할지 확실히 예측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실제로 플레어가 관측된 직후에는 전력망을 재조정하거나 위성을
[미디어파인=이상원 기자] 3월 중순, 밤하늘에서 지구의 그림자가 달을 서서히 뒤덮는 장관이 펼쳐질 예정이다. 고대 로마력이 “이드(Ides)를 맞이할 때”라고 표현하듯, 이번에도 달이 지구의 그늘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월식이 예고돼 천문 애호가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3월 13일 밤부터 14일 새벽에 걸쳐 개기월식이 일어난다. 빠르고 위험 요소가 큰 개기일식과 달리, 개기월식은 밤시간대에 이뤄져 천천히 진행되며 맨눈으로도 충분히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별한 관측 장비 없이도 15분 간격으로 밖에 나가
[미디어파인=이상원 기자] 미 항공우주국(NASA)이 향후 15년 안에 화성에 유인 탐사선을 보내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가운데, 긴 우주 여정에서 발생하는 의문의 시력 이상이 큰 도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장기간의 무중력 환경에서 발생하는 이른바 ‘우주비행 연관 신경안(神經眼) 증후군(SANS)’은 아직 그 원인과 위험군, 예방·치료책조차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난관이 예상된다. 이 증후군은 우주인이 오랜 기간 미세중력 상태에 머물 때 안구 뒤쪽의 형태가 평평해지거나 망막 후면에 주름이 생기는 현상, 시력 조절이 달라지는 굴절
[미디어파인=이상원 기자] 과학계는 우주의 탄생 시점을 꽤 확실하게 추산하고 있다. 빅뱅 이후 약 138억 년, 오차 범위를 고려해도 최대 59백만 년 정도 차이가 난다는 것이 오늘날의 정설이다. 문제는 “우주 어딘가에 최초의 생명이 언제쯤 등장했을까?”라는 물음이다. 우리의 태양계는 46억 년 전 형성되었고, 사실상 우주 역사의 3분의 2가 이미 지난 뒤에야 모습을 갖추었다. 지구의 생명은 지구가 뜨거운 표면을 식히고 액체 물을 간직하게 되자마자 비교적 빠른 시점에 탄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주적 관점에서 “너무 이
[미디어파인=이상원 기자] 미국의 민간 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운영하고, 미 항공우주국(NASA)의 자금을 지원받은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가 달 표면 안착에 성공했다. 우주에 머문 지 45일 만인 현지 시각으로 새벽 3시 34분(동부표준시), 박스형의 자동차 크기를 가진 이 착륙선은 달 북동부 근방에 위치한 고대 충돌분지 ‘크리시움 해’ 위에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네 개의 다리에 달린 패드가 달 토양을 움켜쥔 순간은, 1972년 유인 아폴로 17호 이후 미국이 달에 연착륙한 두 번째 사례가 됐다. 첫 번째는 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