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박현영 칼럼] 2015년 ‘뷰티인사이드’라는 영화가 개봉됐다. 해외 소셜 필름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한 남자가 자고 일어날 때마다 정체성이 바뀐다는 기발한 상상을 전제로 했다. 오늘은 잘생긴 청년이었다가 다음 날이면 배 나온 아저씨가 되기도 하고, 할아버지, 외국인, 어린 아이, 심지어 여자가 되기도 한다.그러나 내면은 항상 똑같다. 그런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고, 여자는 남자를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자신의 남자 친구가 내일이면 어떤 얼굴일지 모르면서도 그의 내면만 보고 사랑하게 된 것이다. 이 영화는 우리에
[미디어파인=정다운의 영화 들여다보기] 흔히 잘 만들어진 영화의 기준으로 ‘1000만 관객’을 들곤 한다. 인구 5400만 명의 대한민국에서 10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극장으로 이끄는 일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모든 영화는 저마다의 가치가 있고 감독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에 오로지 관객 수 만으로 영화를 평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독립 영화와 같이 관객 수가 많지 않아도 충분히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도 있고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0만 관객을 극장으로 이끈 영화가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미디어파인=조소민의 물음표 창고] 2011년 1월 31일 KBS는 매력적인 드라마 한 편을 방송했다. 학교를 배경으로 하지만 흔한 학원물이 아니었다. 다수의 남자 배우와 소수의 여자 배우가 출연했지만 그들 간의 N각 관계를 다루는 로맨스 코미디도 아니었다.차가운 철학과 하얀 눈의 비린내가 그득 벤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그런 ‘괴물’. 단어의 어감부터 이질적이고 괴상하다. 오싹하거나 혐오스러운 존재일 것 같고, 내 주위에서 없어져야 할 악질일 것이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우리에게 그런 괴물에 대해 이야기한다.극 중 표면적인 괴
[미디어파인=조소민의 깔춤법] 영화 ‘향수-어느 살인자의 이야기’의 주인공 그르누이는 향기가 없는 남자이다. 스스로의 체취가 없기 때문에 그는 더욱 향기에 집착한다. 영화에서는 향기로 인해 살인이 일어나고 난교가 벌어진다. 향기가 사람에게 큰 영항을 미치는 것은 비단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그르누이처럼 광적이지는 않아도 다들 나만의 향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지 않은가. ‘깔춤법’을 통한 메이크업으로 당신의 색을 찾는 데 성공했다면 이번에는 향기로 그 색을 더 선명하게 빛낼 차례이다. 향수를 쓰지 않고 ‘이거 내 살 냄
[미디어파인=윤쓰의 '피터팬 증후군'] 애니메이션 ‘인사이드아웃’은 픽사 최고의 호평 속에 흥행에 성공했다. 라일리라는 소녀의 몸속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기쁨이, 소심이, 슬픔이, 버럭이, 까칠이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려 내면서 많은 어른들의 공감을 샀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은 더 이상 어린이를 위한 영화가 아니라는 것에 이제 다들 공감을 한다.‘미니언즈’의 피규어를 이벤트 상품으로 한 맥도날드에서 ‘해피밀 대란’이 일어났던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한정판으로 출시한 해피밀 미니언즈 장난감의 인기가 너무 많아 맥도날드에서는 2차까지
[미디어파인 칼럼=변유정의 독자적(讀者的) 시선] 헤르만 헤세의 명작 '데미안'을 해석할 때 사람들은 대개 데미안이 살아 있지 않은 존재라는 견해에 무게를 둔다. 다시 말해 데미안은 비존재로서 주인공 싱클레어의 내면적 이상향이라는 말이다. 데미안이 처음부터 끝까지 싱클레어의 의식 속에서 만들어진 자아라는 견해에는 저마다 의견이 분분할 것이나 데미안이 싱클레어의 이상향이라는 근거는 책 속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그것이 가장 확연하게 드러나는 지점으로 싱클레어가 데미안의 초상을 그릴 때 그를 묘사하는 장면과 포탄을 맞아 병석에
[미디어파인=김민범의 다정다감(多情多感)] 나는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했다. 남들이 말하는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근거 없는 자신감까지는 아니어도, 되지 않을 거라는 불안은 없었다. 간혹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할 때마다 내가 너무 버릇없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상대의 작은 말소리에 잘못 들었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지만 아무튼 나는 군인이 아니었다.그토록 염원하던 민간인의 생활은 행복했다. 숨 쉬는 일이 달콤했고, 슬쩍 취해 밤거리를 걷는 날이면 절로 웃음이 나왔다. 개강이 다가오자 전에 없던 공부에 대한 열정이 솟
[미디어파인=정다운의 영화 들여다보기] 누구나 한 번쯤 먼 미래를 상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날아다니는 자동차, 아침 식사를 만들어 대접하는 토스터, 꼭 사람처럼 생겨서 말동무가 되어 주는 로봇 친구. 그런 삶은 얼마나 편리할 것이며 또 얼마나 흥미로울까. 지금 당장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게다가 실현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인간과 비슷한 피부와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탑재한, 이른바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하고 있고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로봇이 활용되고 있다. 먼 미래에 더 진보한 기술로 인한 상상의
[미디어파인=박상수 청춘 칼럼] 1939년 일본은 우리 문화를 억압하기 위해 민족 말살 정책을 실시했다. 한글의 사용을 금지하고 강제로 이름을 일본식으로 개명시켰던 행위도 이러한 정책의 일환이었다. 이러한 억압적 시대 상황 속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한글을 소중히 지켜 왔다. 일제가 우리말을 말살하려고 시도한 지 80년 넘는 세월이 흘렀다.하지만 우리나라의 모습은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단지 80여 년 전에는 한글 대신 일본어가 쓰였다면 현재는 영어가 많이 쓰인다는 것뿐이다. 과거엔 일제에 의해 강제적으로 한글을 사용하지
[미디어파인=김정하 청춘 칼럼] 재수생이 되면 포기해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친구, 연애, 여행, 스마트폰. 이 많은 유혹들을 뿌리쳐야만 한다. 단 하루의 시간조차도 허투루 보낼 수 없다. 20살의 달콤한 첫 경험을 시도해 보는 것은 그저 한낱 꿈에 불과할 뿐이다. 오롯이 공부에 투자해야만 성공자로 인정받을 수 있을 테니까.재수생의 생활은 '죄수생'이나 다름없었다. 재수생의 하루는 집과 도서관이 전부이다. 길거리에 흩날리는 벚꽃 잎을 바라보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하는 것도, 모든 것이 사치로 다가왔다. 하루는 은행에 카드를
[미디어파인=송민근의 물구나무] 현재 많은 인기를 누리는 종목은 주짓수(브라질 유술로서 일본의 유술가가 브라질에 전파하며 생겨난 무술), 킥복싱, 삼보(러시아의 종합 무술로 유도와 비슷한 특징을 공유하며 대표적으로 우리가 아는 표도르의 베이스 무술인 러시안 삼보)등이 있다. 여기까지는 필자의 생각이라기보다는 현재 흐름을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대한민국이 가진 가능성은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잘 아는 태권도가 있다. 태권도 역시 '도‘의 의미를 가진 운동이며 스포츠로서 올림픽 종목인 만큼 대단하
[미디어파인=변유정의 독자적(讀者的) 시선] 체코는 배낭여행으로 꼭 가 봐야 하는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체코의 수도인 프라하는 낭만의 극치라는 평가를 받는다. 프라하는 아름다운 성과 다리, 아마빛 지붕들과 시계탑의 도시이다. 그런데 상상만으로도 멋진 이곳의 거리에서도 역사의 명암을 목격할 수 있다. 실비 제르맹의 소설 '프라하 거리에서 울고 다니는 여자'는 그 간극에 돋보기를 제공한다.책에는 엄청나게 큰 거인이며 심하게 다리를 저는 여자가 프라하에 등장한다. 그녀의 왼쪽 다리는 오른쪽 다리보다 짧다. 그녀는 공사장 가림막
[미디어파인=송민근의 물구나무] 21세기는 인류가 걸어온 발걸음의 가장 큰 보폭을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17세기에 경제학자들이 뿌려 놓은 씨앗이 자본주의라는 꽃으로 피어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과학 기술의 진보와 국가 체제의 발전, 그에 의한 각종 복지 인프라 구축으로 인해 인류의 삶은 혁신적인 질의 상승을 이루게 된 것 같다.노스트라다무스의 세기말 예언을 비웃기라도 하듯 사람들의 의식과 삶의 행복은 더 극대화되었다. 어린 시절 피아노나 웅변 등의 각종 학원을 다녀 보지 않은 20대가 있을까? 그중에서도 특히
[미디어파인=정다운의 영화 들여다보기] 때로는 알려진 것이 전부가 아닌 경우들이 있다. 입소문이나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사실들은 때로는 진실이 아닌 경우들이 있지만 사람들은 보통 이를 그대로 믿어 버린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는 늘 피해자가 생기게 마련이다. 어느 순간 진실은 중요하지 않아져 버리고 이른바 마녀사냥이 시작되는 것이다.영화 '말레피센트'는 대다수가 사악한 마녀라고 알고 있는 말레피센트 역시 이러한 마녀사냥의 피해자일지도 모른다는 전제하에 만들어진 영화이다. 지금껏 동화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서 공주의 탄생을 축하하
[미디어파인=김나윤의 베짱이 ‘문화찬가(撰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추석 때마다 TV에서 한복을 입고 송편을 빚는 화기애애한 가족들의 이미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그것이 한국 사회가 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표방하는 방식일 것이다. 그러나 실상 추석을 앞뒀을 때 대한민국 어느 곳에서 명절의 충만함과 행복함을 논했던가?그것은 명절을 둘러싼 허상일 뿐이다. 추석을 앞두고는 매번 명절 증후군을 겪는 주부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큰집에 가기 싫다는 취업 준비생들의 볼멘소리가 가득하다. 그렇다면 왜 명절은 환
[미디어파인=양탱의 인간 생활 관찰기] 여느 날과 달리 번쩍 눈이 뜨인 아침. 당신은 졸린 눈을 비비며 적막하고 조용한 아침이 주는 위화감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황급히 머리맡에 두었던 휴대폰을 켜 본다. 울렸어야 했던 알람 대신 휴대전화 액정 위에 쓰여진 숫자 4개가 당신의 잠을 깨워 주는 동시에 출근이 늦었다는 것을 알려 준다.황급히 옷을 챙겨 입고 집을 나선 당신. 마음은 급한데 무심한 신호등은 당신 앞에서 정지 신호로 바뀐다. 당신이 타야 할 버스도 지나가 버린다. 평소에는 짧았던 시간이 갑자기 길어지고, 이런 상황 때문에
[미디어파인=추종숙 청춘 칼럼] 남성과 여성은 생물학적 차이와 사회적 성으로 나뉜다. 주목해야 할 것은 사회적 성이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생물학적 탈을 쓰고 사회적인 인식을 습득하기 때문에 여성과 남성에 대한 고정 이미지가 생겨났다. 이는 성 역할의 이데올로기로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광고에서 남성은 권위적이고, 가정과 사회에서 성공한 존재로 나타나지만 여성의 경우 남성에게 복종하거나 외적인 미를 나타낼 때, 성적인 대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우리 사회가 성 불평등을 조장하는 사회적 제도와 불평등한 관념을 통해 왜곡된 여성의 이
[미디어파인=양탱의 인간 생활 관찰기]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100달러의 주인공인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이다. 어렸을 때부터 지겹게 이 말을 들었던 나는 어떤 과제도 그날 안에 못 끝내면 오늘 일을 내일로 미뤘다는 사실에 항상 스트레스를 받곤 했다.하지만 때로는 오늘 할 수 있는 일도 내일로 미루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그 일이 중요할 때는 더욱 그렇다. 네덜란드의 심리학자이자 라드바우드대학교의 무의식 연구소 소장인 압 데익스테르후이스(Ap Dijksterhuis
[미디어파인=이현지의 종착역 없는 여행] ‘엊그제 저멋더니 하마 어이 다 늘거니. 少年行樂(소년행락) 생각하니 일러도 속절업다. 늘거야 서른 말삼 하자니 목이 멘다’ 허난설헌의 '규원가'의 첫 부분이다. 이번 여행은 그녀의 시와 더불어 고즈넉한 소나무의 향취와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곳에서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강릉으로 떠났다.신사임당의 고상한 정신이 남아있는 곳, 오죽헌. 오죽헌은 우리나라 현모양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신사임당과 그녀의 아들 율곡 이이가 태어난 곳이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했다. 역시
[미디어파인=윤쓰의 청춘 여행기] 두근대는 마음으로 무궁화호에 올랐다. 올해 갓 성인이 되어 ‘청춘’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서 처음으로 ‘청춘’다운 무언가에 도전해 본 것이다. 만 24세 이하까지만 누릴 수 있다는 내일로 기차 여행.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훌쩍 올라탄 무궁화호 안에는 배낭을 멘, 왠지 나와 같은 '내일러'의 향기를 풍기는 몇몇 무리들이 보였다.젊음의 특권을 누리기 위해 기차에 올라탄 청춘들을 싣고 기차는 천천히 출발하였다. 혼자서의 여행은 어려움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제일 처음 코스인 안동역은 여행객들이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