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형환 변호사

[미디어파인 시사칼럼] ‘도촬’이라 불리는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발생한 불법촬영 범죄는 총 47,420건. 2010년에는 1134건이 발생했으나 지난 2019년에는 무려 5762건의 범죄가 발생하며 5배 가량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2013년 사상 처음으로 연간 발생건수가 4천건을 돌파한 이래, 해마다 꾸준히 기록을 갱신해 나가는 상황이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카메라나 그 밖의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해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반포, 판매, 임대, 제공 하거나 전시, 상영하는 때에 성립한다.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정도로 처벌이 무거운 편이다.

이처럼 무거운 처벌이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재범률은 매우 높은 편이다.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이 지난 해 발간한 ‘2020 성범죄 백서’를 살펴보면 불법촬영으로 처벌을 받은 사람이 다시 동일한 범죄로 등록된 비율이 무려 75%에 달한다. 불법촬영을 저지른 후 강간이나 강제추행 등 접촉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10%를 넘어가며 도촬 범죄가 다른 성범죄로 이어지는 시발점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만일 도촬 혐의로 벌금형 이상의 형이 확정된 사람이 재범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면 재판부는 다양한 보안처분을 부과할 수 있다. 신상정보등록을 비롯해 취업제한, 성범죄 방지 교육 등 보안처분을 받게 되면 형사처벌과 별도의 경제적, 사회적 제재를 받게 된다. 또한 교사나 공무원, 군인 등의 전문 신분이라면 이러한 혐의에 연루된 것만으로도 강도 높은 징계 처분이 가능하다.

최근, 도촬은 학교폭력의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도촬 범죄의 경우에는 성폭력처벌법 대신 청소년성보호법이 적용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불법촬영 범죄보다 더욱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도촬과 같은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행위가 미수에 그친다 하더라도, 촬영된 영상이나 사진을 임의로 삭제한다 해도, 심지어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가 처벌불원의사를 밝힌다 하더라도 처벌을 면하기 어려울 정도의 중범죄다. 불법촬영물을 이용해 피해자를 협박하거나 2차 가해행위를 하면 처벌은 더욱 가중된다.(유앤파트너스 전형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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