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수연 내과 팀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이번 연휴 동안 소화기 이물로 많은 반려동물들이 병원을 찾아왔다. 이들이 삼킨 이물은 뼈, 장난감, 동전, 양말 등 다양하다. 이물을 섭식하는 것은 한 순간이다. 눈 깜빡할 사이 일어나기 때문에 항상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보호자들은 주의를 하여야 한다.

이물을 섭취했다면 빨리 치료를 받아야한다. 크기가 작고 날카롭지 않은 이물을 섭취했을 경우에는 약물로 구토를 유도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물의 크기가 과하게 크고 길쭉하거나 날카로울 경우, 무작정 구토를 유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이물이 장으로 넘어간 경우나 구토 유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물이 나오지 않는 경우는 조금 심각해진다.

구토 유발에 실패했다면 이물이 날카롭지 않은 경우에는 내시경 시술을 우선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 내시경 시술은 마취하에 이뤄지며, 소화관에 직접 진입해 이물을 견인하는 방법이다. 수술보다 비침습적이며 위나 식도 손상이 심하지 않다면 당일 처치 후 퇴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제거 가능한 이물 범위가 제한적이다. 이물이 큰 경우, 위식도조임근을 통과하지 못할 수 있고 날카롭다면 식도 천공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하다.

내시경이 접근 가능한 범위는 보통 근위 십이지장까지이므로 이물이 이미 장 내로 진입한 경우에도 수술이 지시된다. 장 내 이물은 대부분 폐색을 일으키므로 증상도 중증으로 진행되며 시간이 오래 지나면 장 조직이 괴사하면서 천공이 일어나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세균성 복막염, 패혈증으로 이어져 예후가 매우 나쁘다.

선형 이물 역시 길기 때문에 넓은 범위에 걸쳐 있는 경우가 많고 섣불리 이물을 당겨서 제거했다간 장중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 수술로 제거한다.

이물을 섭취했다면 먼저 병원에 내원하여 X-ray 촬영,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이물이 있는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여 치료를 받아야한다.

반려동물 소화기 이물은 적절한 치료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예방이다. 이물은 잠깐의 방심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발생한 문제를 빠르게 처치하지 않을 경우에는 호흡 곤란이나 식도염 등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반려동물에게 항상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으며, 간식을 줄 때는 한 번에 삼키지 않도록 잘라 주거나 뼈 째로 주지 않아야 하며 삼킬 수 있는 물건은 잘 치워두는 것이 권장된다. (24시 사람앤동물메디컬센터 백수연 내과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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