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경농관] 1950년 서울농업초급대학을 설립해 대학으로서의 터전을 마련한 동대문 전농동의 서울시립대학교엔 그 시간보다 오래된 건물들이 남아있다. 96년 대학의 역사를 오롯이 담고 있는 세 개의 야트막한 벽돌 건물 경농관, 박물관, 그리고 자작마루가 그것이다.

서울시립대의 전신은 1918년에 개교한 경성공립농업학교로, 이 건물들은 1937년 캠퍼스를 지금의 자리로 이전하면서 세워진 건물들이다. 비슷한 시기 교정에 들어섰을 교사들은 모두 사라지고 마지막 건축물로 남아 있다.

70여 년이 흐르는 동안 건물들은 낡고 변형됐고 학생들은 다른 건물로 옮겨갔습니다. 학교는 구조보강, 단열보강 정도의 단순한 성능보강 정도의 개보수를 결정했다.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이충기 교수가 복원에 참여하면서 경농관 등의 3개의 건물은 최대한 과거의 모습으로 복원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오래되었다고 무조건 철거해서는 안된다는 건축가의 의지를 맏아들인 학교 측의 생각이 진보적이다. 

“처음에는 구조보강, 단열보강 정도의 단순한 성능보강 정도로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복원에 참여하면서 원래 이 건물이 가지고 있던 숨겨진 가치를 생각하게 되었고, 지붕과 벽돌 같은 재료들의 솔직한 부분들, 또 시간이 지나면서 변형된 부분까지 드러내보고 싶었죠. 그래서 그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생겨난 부분들은 오히려 선택에 의해서 제거해 나가는 쪽으로 결정했습니다.”

노출 콘크리트와 화려한 커튼월 대신 최대한 옛 모습을 살려내는 것. 오래된 세 건물들은 그렇게 복원되기 시작했다.

“사료적으로 보면 목조건물의 전형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벽돌은 적벽돌을 사용해서 노출할 부분들은 세심하고 미장 처리를 하지 않고 줄론을 살렸습니다. 목조 트러스는 학문적으로 분류되는 전형적인 트러스 형태는 아니기에 변형된 트러스 형태이고 부재(재료)도 가공된 부재와 자연스러운 둥근 형태의 원형을 살린 부재들을 같이 썼기 때문에 굉장히 독특한 형태에 트러스 구조를 보이고 있죠.”

캠퍼스를 거니는 재학생들도, 학교를 졸업한 동문들도 잘 알지 못했다는 세건 물.
옛 느낌을 보완하는데 그치지 않고 건물의 속살 구석구석을 매만지는 복원을 통해 찾는 이들에게 오래된 건물의 귀환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농관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http://tvcast.naver.com/v/138337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 유튜브(검색어: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2019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다큐멘터리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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