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틀 포레스트’ 스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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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청춘칼럼] 사람들이 일을 하는 이유는 자아실현 등이 있을 테지만 우선은 생계유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말 그대로 먹고 살기 위해서 일을 해 급여를 받고 그 돈으로 먹을 것을 사서 잘 먹고 잘 살려고 일을 할 것이다. 그러나  많은 현대인들이 ‘잘 먹고 잘 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것이 잘 먹고 잘 사는 것인지에 대한 정의는 불분명하지만 적어도 길거리에서 누가 만들었는지, 어떤 재료로 만들었는지 모르는 아무 음식을 먹는 것이 잘 먹고 잘 사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이렇게 한 끼 식사를 때우는데 급급한 현대인들에게 한 끼의 소중함과 잘 먹고 잘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영화이다. 총 4부작인데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계절에 따른 농촌 생활을 그렸다. 영화는 여름과 가을, 봄과 겨울로 묶여 각각 2014년 8월, 2015년 2월 개봉되었다.

이 중 오늘 이야기할 영화는 <리틀 포레스트 : 여름과 가을>이다. 주인공 이치코는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고향 코모리로 돌아온다. 코모리에서는 대부분의 생활이 자급자족으로 이루어진다. 농사와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젊은 아가씨인 이치코는 홀로 농사를 짓고 밭에서 나는 수확물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생활한다. 여름에는 여름에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먹고 가을에는 가을에 수확한 식재료로 제철 음식을 해먹는다. 모든 것을 자급자족으로 하다 보니 도시에서 먹는 것에 비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정성도 많이 들어간다.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는 여름편의 ‘식혜’ 에피소드인데 죽에 누룩을 섞어 하룻밤을 숙성시킨 후 거기에 다시 발효를 촉진시키는 균을 넣어 다시 반나절을 기다려 체에 걸러 식혜를 만든다. 도시에서라면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겠지만 코모리 같은 농촌 마을에서 이를 만들려면 거의 이틀이 걸린다. 기다림과 정성이 더해진 식혜는 기다림의 시간이 더해져 더욱 믿음직하고 맛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 스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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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가을편의 ‘밤조림’ 에피소드인데 가을에 산에서 밤을 주워서 하나하나 껍질을 깐 뒤 설탕과 함께 졸여 먹는 음식이다. 이 밤조림 에피소드가 특별한 이유는 이 음식이 마을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음식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처음 시도해 본 음식이 집에서 집으로 전파되어 가을이면 동네 사람들 누구나 해먹는 음식이 되었다. 제철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함께 나눈다는 것이 참 따뜻하게 느껴진다.

어느 순간 도시에서는 구하기 힘든 식재료가 없어졌다. 마트에만 가면 사시사철 어떤 재료든 구할 수 있다. 자급자족이 필요 없기 때문에 쉽고 빠르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우리는 한 끼 식사의 중요함을 잊고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한 끼 식사의 중요함을 모르기에 어떤 음식이든 그저 한 끼를 때운다고 생각하여 쉽고 간편한 음식만을 찾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먹고 살아야 잘 먹고 잘 사는 것인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꼭 농촌에서 직접 식재료를 재배하며 자급자족 하고 살아야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내가 먹을 음식에 시간을 투자하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한 끼를 즐기는 것은 인간다운 삶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간답게,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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