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선교교육원] 민주화운동의 열기가 뜨거웠던 1970년대.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선교교육원은 안병무, 서남동, 문익환 등 진보적 개신교계 학자들의 활동 중심지였다. 이곳에서 탄생한 민중신학이 민주화운동의 큰 동력이 되었다.

서대문구 충정로2가에 위치한 경기대학교 정문을 거쳐 북아현동으로 향하는 오르막길을 걷다 보면 붉은색 벽돌 건물 하나와 마주치게 된다. 바로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선교교육원이 그것이다. 1923년 신축된 선교교육원은 당시 개화기 전통건축과 양식건축이 어우러진, 이른바 한. 양 절충식 건축방식으로 지어졌다.

기와지붕의 전통 건축물에 2층의 벽돌조 도입
기와지붕의 전통 건축물에 2층의 벽돌조 도입
온돌 대신 벽난로 사용
온돌 대신 벽난로 사용
굴뚝이 기와지붕을 뚫고 나오는 형태
굴뚝이 기와지붕을 뚫고 나오는 형태

선교교육원은 구한말 한국에 파견된 캐나다장로회 선교단에서 지금의 대지를 매입해 지어졌다. 선교사이자 의사였던 맨스필드가 신축 공사를 관리 감독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캐나다장로교회 한국선교단(1923)
캐나다장로교회 한국선교단(1923)
신축 당시 캐나다장로회 선교사들의 사택으로 사용
신축 당시 캐나다장로회 선교사들의 사택으로 사용

신축 당시에는 선교사 사택과 창고 용도의 건물로 총 2개가 지어졌는데, 이후 2개의 부속건물을 더 증축해 총 4개 동으로 완성됐다.

1927년 경성시가도(좌) / 1933년 경성시가도(우)
1927년 경성시가도(좌) / 1933년 경성시가도(우)
현재 ‘신우관’은 철거되고 없으며, 동쪽 부속건물은 ‘한국기독교장로회 신학연구소’로 사용
현재 ‘신우관’은 철거되고 없으며, 동쪽 부속건물은 ‘한국기독교장로회 신학연구소’로 사용

선교사들의 사택으로 쓰였던 건물은 해방 후 미군정청의 군무원 거주지로 사용됐다가, 한국전쟁 직후에는 임시진료소로 활용되기도 했다.

해방 후 미군정청의 군무원 거주지로, 한국전쟁 직후 임시진료소로 사용
해방 후 미군정청의 군무원 거주지로, 한국전쟁 직후 임시진료소로 사용
1975년 캐나다연합교회 해외선교단 철수 후 한국기독교장로회에서 선교교육원으로 사용
1975년 캐나다연합교회 해외선교단 철수 후 한국기독교장로회에서 선교교육원으로 사용

굴곡진 역사의 흐름 속에서 건물의 쓰임새가 여러 차례 바뀌면서, 건물 구조에도 크고 작은 변화들이 생겼다.

[지하] 우측 사진이 현재_'1975년 이전과 현재의 평면 및 용도 변화'
[지하] 우측 사진이 현재_'1975년 이전과 현재의 평면 및 용도 변화'
[1층] 우측 사진이 현재_'1975년 이전과 현재의 평면 및 용도 변화'
[1층] 우측 사진이 현재_'1975년 이전과 현재의 평면 및 용도 변화'
[2층] 우측 사진이 현재_'1975년 이전과 현재의 평면 및 용도 변화'
[2층] 우측 사진이 현재_'1975년 이전과 현재의 평면 및 용도 변화'

 

건물 구조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선교교육원
건물 구조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선교교육원

여러 기관이 들어와서 사용하다 보니 칸막이벽을 새로 만들기도 하면서 내부 공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처음에 붙박이장이 있었던 곳들이 없어진 부분들도 있고, 원래는 미장으로 모두 내부 마감이 되어 있었는데 그게 텍스타일(Textile)로 교체가 되기도 했다. 사용하는 주체가 바뀌면서 많은 부분이 바뀌게 된 것이다.

해방 전까지 한국교회 선각자들의 신학운동이 펼쳐졌던 이곳은 그 맥을 이어받아 1970~80년대에는 민중신학의 산실로 자리매김했다.

민중신학을 탄생시키고 반독재투쟁에 앞장섰던 서남동 목사(1918~1984)의 묘
민중신학을 탄생시키고 반독재투쟁에 앞장섰던 서남동 목사(1918~1984)의 묘
“예수는 민중 속으로 내려와 자기를 동일화하고, 그들에게 약속과 소망을 줍니다.” - 서남동 목사
“예수는 민중 속으로 내려와 자기를 동일화하고, 그들에게 약속과 소망을 줍니다.” - 서남동 목사

오늘날 이곳에서 민중신학의 열기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지만, 늘 낮은 곳을 향했던 그 정신만큼은 여전히 이어 내려오고 있다.

-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선교교육원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 네이버TV : https://tv.naver.com/v/127161
유튜브 : https://youtu.be/uZLeZp2Cy8U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 유튜브(검색어: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2019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다큐멘터리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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