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화의 지방체육회 이야기] 스포츠와 관광이 어울어지는 제주특별자치도 체육회 (상)

정태화 한국체육언론인회 사무총장,l승인2015.02.27l수정2015.02.2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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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화의 지방체육회 이야기] 예로부터 3다(三多), 3무(三無), 3려(三麗), 3보(三寶)의 고장으로 잘 알려진 제주특별자치도(이하 제주도)는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지이자 각종 국내외 대회 개최지와 전지훈련장으로 명성이 높다. 그만큼 제주도는 스포츠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뜻이다. 인구 60만 명에 불과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세종특별자치시를 제외하곤 꼴찌지만 스포츠와 관광이 함께하는 제주도는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에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 2014 제주전국체전 개회식

‘전국체전 성공 개최’ 제주도, 저력 보여줬다
제주도는 지난해 10월 28일부터 11월 3일까지 제95회 전국체육대회를 개최했다. 1998년 제79회, 2002년 제83회 전국체전에 이어 통산 3번째였다.
12년 만에 다시 전국체전을 개최한 제주도는 성적뿐만 아니라 심판 판정 불복이나 부정선수 시비가 한건도 없는 말 그대로 클린 체전에다 각종 신기록 양산까지 겹쳐 성공 체전의 표본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제주 체전에 보여준 제주 도민의 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기대 이상이었다. 올림픽, 아시안게임에 익숙한 국민들이 전국체전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제주도민들은 개회식에서부터 각 경기에 이르기까지 거의 만석을 이룰 정도로 깊은 애정을 보여 주었다.
특히 제주 전역에 골고루 배치된 경기장들과 궂은 날씨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은 다른 지역 체육인들뿐만 아니라 전국체전 기간에 때맞추어 제주 나들이에 나선 일반 관광객들에게까지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제주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열기에 참가 선수들은 각종 신기록 경신으로 보답했다.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고 바람이 심하게 부는 악조건에서도 지난 4년 동안 전국체전에서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았던 세계신기록 3개와 세계타이기록 2개를 비롯해 한국신기록 18개, 한국타이기록 4개, 한국주니어신기록 1개, 대회신기록 81개, 대회타이기록 8개 등 풍성한 기록이 쏟아졌다.
제주도가 ‘신기록의 산실’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물론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 덕분이다. 이에 못지않게 제주도가 전국체전을 준비하면서 선수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기량을 최대로 끌어 올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준 제주 체육인들의 세심한 배려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V-2104 프로젝트로 사상 최고 성적 올려
제주도는 이번 체전에서 성공적인 개최와 함께 선수단의 종합 성적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두었다. 제주도체육회(회장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 지사)가 이처럼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V-2014 제주 스포츠 프로젝트’ 덕분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V-2014 제주 스포츠 프로젝트’는 2011년 11월부터 2014년 전국체전까지 3개년 계획으로 제주도체육회가 전국체전 종합 성적 12위 진입, 제주 체육 대회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추진한 야심찬 계획이다.
등록선수 36개 종목 2,600명을 42개 종목 5,000명 수준으로, 그리고 참가 선수를 30종목 400명에서 40종목 800명 수준으로 중위권 시·도 규모로 확대하는 한편 19개 종목 49종별 경기만 참가하던 토너먼트경기를 22개 종목 91 전종별로 확대하는 등 전반적인 제주 체육의 업그레이드가  ‘V-2014 제주 스포츠 프로젝트’의 기본 목표. 이를 위해 제주도체육회는 3개 종별 이상 참가가 가능해 많은 메달을 획득할 수 있는 육상, 수영, 역도, 복싱, 레슬링, 유도, 태권도, 씨름 등 8개 종목은 전략종목으로 선정하고 축구, 테니스, 정구, 탁구 등 20개 종목은 정책종목으로 선정해 우수선수 발굴을 위한 기본 훈련비와 각종 대회 참가를 지원해 경기력 향상에 힘을 보탰다. 또 체육육성학교 우수선수 영입 및 훈련 여건 개선과 연고팀 특별지원, 메달 입상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제 실시, 타 시·도 활동선수를 대학부 및 일반부 선수로 영입하고 팀 창단을 지원하는 등 경기력 향상에 적극적으로 동기를 부여했다.
이러한 제주도체육회의 꾸준한 노력은 제95회 전국체전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으로 돌아왔다. 제주도는 2012년 대구서 열린 제93회 전국체전에 처음으로 세종특별자치시가 참가하기 전까지 언제나 꼴찌였다. 심지어 12년 전 열린 2002년 전국체전에서도 개최지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꼴찌에 머문 바 있다.

▲ 육상 100m허들 정혜원

이번 체전에서는 달랐다. 금메달 52개, 은메달 54개, 동메달 61개로 총 167개의 메달을 획득해 전체 메달 수와 종합 순위에서 똑같이 11위를 차지했다. 제94회 인천체전에서 금메달 35개, 은메달 19개 동메달 41개로 총 95개로 16위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당연히 성취상도 제주도의 몫이었다. 
제주도체육회는 이번 전국체전 개최를 통해 ‘도민과 함께 Together’ ‘승리하는 Overcome’ ‘일류 체육 Prime’의 첫 자를 딴 ‘TOP 제주 스포츠’의 경영 지표를 일궈내며 “도민이 행복한 스포츠 도시 제주”의 비전을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제주특별자치도체육회 원희룡 회장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제주도를 체육 보물섬으로 만들겠다.”

전국체전 개최로 자신감 얻어
“제주도는 유네스코 세계 자연의 보물섬입니다. 체육에 있어서도 정말 보물섬이 될 수 있도록 체육 발전을 위해 열심히 할 겁니다.”
제주특별자치도 체육회 원희룡 회장의 첫마디에는 체육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국회의원을 할 때 주로 비판적인 입장에서 지금은 오히려 비판과 견제를 받듯이 체육회장도 비슷합니다. 전에는 한 걸음 뒤에서 응원하는 쪽이었지만 지금은 선수들, 동호인들과 늘 호흡을 함께 하고 같이 뛰어야 합니다. 실제 책임져야 할 부분도 많고 우리 생활 전반이 체육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렵다는 것도 실감하고 있습니다.”
원 회장은 도민의 행복한 삶을 위한 생활 체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엘리트 체육은 국가 위상과도 결부되는 만큼 제주 체육의 발전을 위한 구상까지 스포츠에 무한 애정을 드러내며 소신을 밝혔다.
“스포츠는 설렘, 기대, 고통, 패배, 희망, 행복 등 삶과 비슷한 그 자체가 하나의 인생”이라는 원 회장은 10년 전 시작해 8번을 완주한 마라톤에 인생을 비유하며 “결과에 승복할 수 있을 정도의 최선을 다했다면 완주한 만큼 의미가 있다”는 말로 스포츠의 매력을 설파했다.

“적은 인구는 문제되지 않아 스포츠 발전 위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
제주도가 인구나 규모 등에서 다른 시도와 경쟁을 하기에는 무리하다는 지적에 대해 원 회장은 “네델란드는 인구가 세계 60위권 밖이지만 스피드스케이팅 등 겨울 스포츠의 강국이며 축구도 세계 정상급이다”면서 단지 인구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원 회장은 지난해 도민과 체육인들이 한마음이 되어 ‘경제, 문화, 환경, 화합’이란 네 가지 목표로 준비한 전국체전에서 제주도가 금메달 순위에서 9위, 종합득점에서 11위에 올랐다며 앞으로 제주의 경쟁력을 살릴 수 있는 운동 종목을 키우고 유소년 단계에서부터 잠재력있는 새싹을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기록경쟁에서도 충분히 해 볼만 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특히 원 회장은 제주는 잔디구장을 갖고 있는 마을도 많고 여러 가지 축구 인프라가 우수한 만큼 축구를 통한 저변을 다른 운동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뜻에서 2017 U-20 월드컵, 2018 U-20 여자 월드컵, 2019 여자 월드컵 등 FIFA 주최 대회의 유치전에 뛰어 들었다면서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축구 인프라를 바탕으로 대회를 유치한다면 우리나라를 홍보하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제주 체육의 주체는 도민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제주체육을 발전시켜 나갈지는 제주도체육회와 더불어 도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서 결정해 나가겠습니다.”
엘리트 스포츠가 인기종목, 비인기종목으로 양극화된 면이 많아 안타깝다는 원 회장은 생활체육은 개인의 문제로 그칠 수 있지만 전국체전, 아시안게임, 올림픽으로 대회가 격상되면 국가 위상까지 결부되는 만큼 엘리트 체육의 육성과 해외진출 지원과 같은 국가적으로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에 내려온 뒤로도 10㎞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는 등 지금도 틈나는 대로 달리고 있다는 원 회장은 “정해진 규칙에 따라 경쟁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상대편을 존중하고, 고독한 경쟁 속에서도 열려 있는 마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체육”이라면서 이 같은 마음으로 생각이 달라도 함께 달릴 수 있는 사회적 토양이 만들어 질 수 있도록 제주체육인들이 앞장 서 주기를 당부했다.

정태화 한국체육언론인회 사무총장,  전 서울신문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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