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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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박수룡 원장의 부부가족이야기] 한가지 조언을 드리자면 남자가 가족과 다시 어울리기 위해서는 약간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간단하지만 의외로 어려울 수 있는데 부인과 자녀가 하는 말을 잘 들어 주는 것이 무조건 제일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다른 가족이 하는 말들을 잘 알아듣지 못해서 답답하고 짜증이 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십시오. 다른 가족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오랜만에 마주 보는 자리에서 대화가 잘 될 리가 없지요. 좀 심한 비유를 들자면 오랫동안 외국 생활을 하다가 돌아온 아빠가 다짜고짜 이래라 저래라 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러니 다른 식구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완전히 파악될 때까지는 우선 열심히 듣는 데에 힘쓰기를 권합니다.

그러다가 이해가 되지 않는 점들에 대해서 질문을 하는데 이때 가족들의 반응이 서운하더라도 다시 움추러들지 말아야 합니다. 설령 아버지인 자신이 십대 자녀의 웃음거리가 되더라도 같이 웃을 수 있어야 대화의 실마리를 공유할 수 있음을 명심하십시오.

특히 아내 앞에게 권위를 내세우려하기보다는 자녀 앞에서 어머니의 권위를 세워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만 가족들과 대화가 가능해져서 자신의 감정을 가족들과 나눌 수 있게 되고 가정은 비로소 진정한 안식처가 되는 것입니다. 사실 지금껏 남자의 세계에서만 살던 남편이 가정이라는 세계에 적응하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또 가정 위주로 살기로 마음을 먹다 보면 사회에서의 경쟁에서 뒤질 것 같은 불안감이 견디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뿐 아니라 남들처럼 집 밖에서 재미를 볼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하는 것 같은 억울함까지 느낄 수도 있습니다. ​ 그러나 남편이 이렇게 달라짐으로 얻어지는 효과는 아주 큽니다.

​여러 조사에서 확인된 것이지만 가정적인 남편과 아버지를 둔 아내와 자녀들은 심리적 행복은 물론 신체적 건강이나 대인 관계 그리고 학교 생활에의 적응 능력이 그 반대의 경우보다 훨씬 높게 나타납니다. 자녀가 좋은 환경에서 걱정 없이 공부하게 해 주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벌어 주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말입니다.

또 남편이자 아버지인 본인 역시 처음에 기대했던 것 이상의 결과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가정생활에 충실함으로써 이전의 경쟁 관계와 불규칙한 생활에서 오는 긴장과 피로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건강해집니다. 그런데 더 큰 효과는 본인의 심리적 변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모든 남자들에게는 어린 시절에 경험한 아버지의 모습이 남아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그 시절의 아버지들은 여러 이유로 해서 가정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실 오늘날의 남편들이 가정 중심적인 생활을 하기 어려워하는 데에는 그런 아버지들 밑에서 자라난 탓이기도 합니다. 또한 대부분 그런 아버지에 대한 아쉬움과 원망 같은 복잡한 심정이 그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어서 여러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지금이라도 아버지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스스로 좋은 남편과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결심을 하고 그런 노력을 하는 동안 자신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남편들에게 말씀드립니다. 편하게 살려고 결혼했더니 도리어 책임만 늘어나는 것처럼 겁내고 불평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합당한 노력을 한다면 결혼이야말로 인생에서 최고 최선의 선택이었음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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