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의준 변호사
채의준 변호사

[미디어파인 시사칼럼] 10대 청소년부터 20~30대 청년층에서 무분별한 마약 투약•거래가 확산되며 마약사범이 배로 증가하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다.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1020세대의 경우 SNS를 포함한 여러 디지털 매체와 사이트, 해외 메신저 등을 통해 어렵지 않게 마약을 구할 수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이러한 생태에 취약한 4050세대에서의 마약 실태에 대해서는 관심이 저조한 상황이다.

최근 미디어 매체를 보면 '청소년 마약', 'MZ 마약' 등 젊은 세대 위주의 마약 실태에 대해 경고하는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대부분 젊은 세대의 신종 마약 거래 방식에 집중해 근절을 외치고 있지만, 그 외 소외된 계층에 대한 대응은 미미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 ‘완벽한 뿌리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추측 또한 상당하다.

최근 사이버상 마약류 사범 검거현황을 보면 이른바 ‘딥웹’ 또는 ‘다크웹’이라고 하는 암호화된 네트워크에서의 검거가 주를 이룬다. 또한 텔레그램, 가상화폐 등 익명성이 보장된 온라인 메신저나 암호화폐를 통해 신분을 노출하지 않고 비대면으로 거래할 수 있는 루트를 찾아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따라 중장년층 마약사범 역시 텔레그램을 통해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MZ와는 달리 아직까지 지인을 통해 음지에서 거래하는 고전 수법을 쓰는 경우가 있어 대면 거래에 대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 중장년층 이상이 거래하는 마약 종류로는 필로폰, 대마 그리고 나이트클럽에서 은밀히 거래되는 약물이 주를 이루며, 장기 투약자가 많아 뿌리 뽑기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다.

마약 근절을 위해서는 적발 시의 처벌도 중요하지만, 마약 투약∙거래 등이 심각한 중범죄라는 점을 인식할 수 있는 예방 및 사후 교육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실제로 노인들 가운데 문제의식 없이 양귀비를 재배•유통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적지 않고, 이미 마약 투약이 만성화 되어버린 4050 마약 중독자들에 대한 적극적 치료나 대책이 미비해 재발 위험성을 낮추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제시장의 미래를 이끌 젊은 세대가 마약이라는 거대 바이러스에 잠식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의 코어를 책임지는 중장년층 이상의 마약 실태에도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 범죄는 예방과 수호의 범위에서 소외되는 순간, 곰팡이 번지듯 사회의 가려진 부분에서 빠르게 번식하게 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마약범죄는 수사기관이 인지하지 못하거나 신원 미파악 등으로 진척되지 않는 등, 공식적 범죄 통계에 다 담기지 않는 대표적 암수범죄다. 그렇기에 마약 범죄 예방책과 특별 단속이 ‘신종’이라는 키워드에만 집중될 것이 아니라, 한 쪽으로 과열된 이슈를 분산하고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마약 실태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으로 실질적인 대응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법무법인 태하 채의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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