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강철민 칼럼] 타이완 남서부에 자리한 가오슝(Kaohsiung, 高雄)은 수출입 물동량 세계 4위에 달하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항구 도시이다. 가오슝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거대한 컨테이너와 이를 활발하게 나르는 지게차의 모습으로 이른바 항구 도시로서의 면모이다.

그 속에 숨어 있는 다양한 역사의 발자취와 현대적인 감각미는 색다른 풍경으로 다가오기에 유네스코의 살기 좋은 도시 금상에 뽑히기도 했다. 가오슝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85층 높이의 동티스 빌딩(東帝士, Tuntex Sky Tower)과 왁자지껄한 야시장이 현대적인 위상을 의미한다면 도심 곳곳에 자리 잡은 불교 사찰과 풍성한 자연 녹지, 그리고 시즈완(西子灣)의 석양은 여행자에게 따뜻한 감성을 선사한다.

특히 리후어야시장은 매일 저녁 관광객들로 북적이는데 오징어, 고등어 구이, 굴전 등 다양하고 저렴한 먹거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을 가로지르는 도로 양쪽으로 해산물, 스테이크, 전골 요리 등 전문 레스토랑이 자리하고, 곳곳엔 크고 작은 포장마차들이 줄지어 있어 온종일 발품을 팔아 가오슝을 다닌 여행자의 예민한 오감을 자극한다.

카오슝 항구 주변의 빈 창고를 이용해 만든 푸얼예술문화특구는 다양한 조형물들이 있고 공연이 열리는 등 문화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코스튬 플레이도 인기가 높다.

34년간 이일을 해 왔다는 50대 후반의 가이드와 같이 간, 2010년 완성된 타이완 최대 사찰 불광사는 카오슝에서 약 1시간 떨어진 곳으로 대불과 거대탑으로 유명한데 신도도 엄청 많아 해외 여러나라에도 절을 가지고 있다. 절을 세운 성운대사는 현재 88세라 한다. 월요일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참배하고 있었다.

또 한 군데 추천할 곳은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아이허 강이다. 강변 주변에는 고층 빌딩이 늘어서 있어 저녁이 되면 아름다운 야경과 주변의 라이브 카페의 음악과 함께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프로포즈는 바로 이런 곳에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게 마사지인데 카오슝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본격적인 마사지를 받을 수 있어 꼭 추천한다. 이야기가 통하지 않을 때 스마트폰 외국어 통역 앱을 이용하면 어느 정도의 답답함은 해소할 수 있다.

유명 가수 덩리쥔(등려군, 테레사 텐)은 타이완 운림현 출생으로 부와 명예를 다 가졌지만 42세의 젊은 나이에 태국 치앙마이에서 요절했다. 국장으로 치러진 그녀의 장례식에는 전 세계 팬 3만 명이 운집했다. 그녀의 시신은 화장하지 않고 부패 보존 처리해서 매장했다고 한다.

타이완에서는 장제스, 장징궈, 덩리쥔 단 3명뿐이라고 한다. 가오슝 무역센터빌딩에는 덩리쥔 기념 문물관이 있는데 명성에 비해 초라하기 그지없는 유품 몇 점과 사진이 전부여서 실망할지 모르지만 덩의 향수를 느끼고 싶으면 가 보길 권한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타이완 최남단 도시 컨딩의 국립공원이다. 컨딩은 대만 남부의 휴양지로 따뜻하고 망망대해의 바다도 맑고 해변이 아름다워서 탄성이 절로 나온다. 스쿠터를 빌려서 돌아 보려면 거리가 약 130km쯤 되는데 20여 분 거리에 있는 헝춘은 땅에서 불이 올라오는 곳으로 유명하다.

예전에는 고성이 있었지만 지금은 성벽만 남아 있어 오랜 역사의 흔적을 느끼게 한다. 컨딩은 전기 모터 스쿠터를 빌려 타고 돌아 볼 수 있는데 면허 없이도 렌트가 가능하다. 한 번 충전으로 하루종일 탈 수 있으며 소음이 전혀 없다. 속도를 즐기려면 가솔린을 사용하는 스쿠터를 이용하면 되는데 그건 오토바이 면허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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