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진 원장
김병진 원장

[미디어파인 라이프칼럼] 초등학교에서 실시한 간이 건강검진 결과를 보고, 뚝 떨어진 자녀의 시력에 놀란 학부모라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부모의 시력이 나쁘지 않아 안경이나 렌즈 등으로 시력 교정을 해 본 적이 없다면, 이 때 더 당황할 수밖에 없다. 시력이 나쁘면 학교나 학원 수업 때 칠판 글씨를 보기 어려워 두통이 생기거나 피로감이 커진다.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을 또렷하게 보려고 얼굴을 찡그리는 표정이 습관이 되기 쉽고 학습 능률도 떨어지므로 반드시 시력교정을 해 주어야 한다.

아동 및 성장기의 시력은 한 번 나빠지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아동에 따라 몇 달 사이 시력이 뚝뚝 떨어지는 등 빠르게 근시 진행이 되기도 한다. 부모가 평소 자녀의 시력 관리에 관심을 갖고, 문제의 소지가 보일 때 빠르게 대처해야 하는 이유이다.

자녀가 시력검사를 해야 하는 근시 판정 검진표를 가져왔다면, 우선 안과 예약 후 검진부터 받아보아야 한다. 이 때 안경, 드림렌즈 등 다양한 시력 교정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근시 판정 후 안과 첫 검진이라면, 가성근시로 인한 과도한 시력 교정을 예방하기 위해 근시가 가성인지 진성인지 감별하는 조절마비검사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성장기 아이들의 눈은 조절 능력이 강하고 민감하기 때문에 근시가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나오거나 그 정도가 과장돼 나타나는 가성근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절 마비 검사는 검사 당일 시간이 소요되고, 조절마비제 안약을 점안해 검사한 후. 가까운 곳이 잘 안 보이거나 눈이 부시는 현상이 대개는 하루에서 길게는 3일 정도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가성근시 진단이 나온 경우에도 평소 생활에서 시력 관리에 신경 쓰지 않으면, 정상 시력으로 회복되지 않고 근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와 성장기 청소년의 근시를 예방하려면 ‘1-2-3-4-5 생활습관’을 의식적으로 지키도록 부모가 평소 지도해 주어야 한다.

‘우리 아이 시력 지키는 1-2-3-4-5 생활습관’이란 시력 보호를 위해 ‘매 1주마다 2시간의 야외활동, 30분 근거리 활동 후에는 4m 이상 먼 곳을 50초 동안 쳐다보는 습관’을 말한다. 즉 햇볕을 쬘 수 있는 야외활동은 도파민을 분비하여 근시진행을 억제해 주므로 필요하고, 실내에서 장시간 독서, 공부나 미디어 시청 같은 근거리 작업을 하면서 지친 눈 조절근육을 잠시 먼 곳을 쳐다보거나 눈을 감아서 휴식을 취하면서 풀어주어야 근시는 예방하고 눈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초등 학령기이자 키와 안구가 성장하는 6~10세에는 시력이 단기간에 저하되기 쉬워서, 시력 문제를 발견하기 전이라도 연 1~2회 정기적인 시력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나빠진 시력을 교정하지 않으면 시력 발달이 덜 되거나 약시에 빠질 수 있고, 잘 보이지 않는 불편한 상태에 익숙해져 시력교정의 적기를 놓치기 쉽다.

"시력검사에서 근시, 난시, 원시 진단을 받았다면 어린이와 청소년 모두 안경으로 시력을 교정할 수 있다. 다만 또래에 비해 근시가 빨리 시작됐다면 근시를 억제하는 드림렌즈도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검진 때마다 시력 저하에 따라 안경 도수를 새로 맞추더라도 시력 저하 자체를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급격한 시력 저하에 따라 청소년기에 고도 근시나 고도 난시가 되면 안경 렌즈가 두꺼워지고, 라식·라섹 시력교정술 때도 각막을 많이 깎아야 하며, 중년 이후 망막질환에 노출될 위험도 커지게 된다.

드림렌즈는 수면 직전 착용해 잠자는 동안 볼록한 각막을 편평하게 눌러주도록 특수하게 만들어진 렌즈이다. 안구 성장이 완전히 끝난 성인만 가능한 라식, 라섹 등 시력교정술과 달리 연령 제한이 없어 초등 입학 전후 연령부터 착용이 가능하다.

드림렌즈는 주변부의 상이 망막 앞쪽에 맺히는 만큼 안구 길이가 길어지려는 신호를 억제해 줌으로써, 근시 진행 속도를 약 50%정도 늦춰준다. 간혹 드림렌즈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고도 근시, 난시로 인해 착용이 힘들 경우에는 마이사이트 렌즈를 시도해 볼 수 있다.(잠실삼성안과 김병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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