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탱의 인간생활 관찰기] 2015년 11월 3일, 원래는 5일로 예정되었던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확정 고시되었다. 올바른 역사관을 만들겠다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극심한 반대에 부딪히며 시작해 심히 의심스러운 TF팀이 등장하고, ‘예정’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처리되며 마무리되었다. 더욱 아쉬운 것은, 정책이 처리되는 과정만큼 그것이 보도되는 과정도 공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민주언론시민연합의 10월 12일부터 26일까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관련 지상파 3사(KBS·MBC·SBS)와 종편 3사(JTBC·TV조선·채널A)의 모니터링 자료에 따르면 JTBC는 이 건에 대해 72.5건을 보도한 데 비해 MBC 뉴스 보도는 이에 1/4수준인 18건으로 나타났다. 단신 기사 보도량만 보더라도 종편 3사는 163건인데 반해 지상파 3사의 보도량은 59.5건이었다. 특히 MBC의 경우 18건의 보도 중 야당 입장을 제외한 반대 여론은 단 한 건도 보도하지 않았지만 정부·여당의 입장만 ‘받아쓰기식’으로 전달한 보도는 7건이나 되었다. 방송 보도가 제공하는 정보의 양도, 집단에 대한 균형도 맞지 않는 보도들이 ‘지상파’라고 불리는 방송사에서 나오고 있다.

방송법은 방송에서의 언론의 보도는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또 방송은 정부 또는 특정 집단의 정책 등을 공표함에 있어 의견이 다른 집단에게 균등한 기회가 제공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해놨다. 하지만 위와 같이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은 그에 상응하는 신뢰를 잃었다. 2015년 시사인에서 발표한 언론 신뢰도 조사에서 JTBC 뉴스룸이 15.3%의 신뢰도를 받은 것에 비해 MBC 뉴스는 5%, SBS 뉴스는 2.9%의 신뢰도를 받았다. KBS 뉴스가 14.7%의 신뢰도로 겨우 ‘체면치레’했을 뿐이다. 국민의 자산인 전파를 이용하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두 개는 10점 만점이라고 믿고 싶을 만큼 처참한 5%와 2.9%를 받고, 하나는 그들의 뉴스 개국 역사와 비교해선 신생아 수준인 방송사에도 밀려난 것이다.

예전에는 언론만이 환경감시를 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누구나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기자가 될 수 있다. 더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세상이 온 것이다. 방송사들의 정보 선별도 보도의 공정성과 균형성도 다 수치화되어 누구든 볼 수 있는 세상, 공정해야 하는 세상이 온 것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이 공정해야 하는 세상에서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슬기롭게 생각하길 바란다. 제대로 된 뉴스를 보기 위해 여러 번 채널 버튼을 누를 수밖에 없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세상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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