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과 우리 경제

문수호 칼럼l승인2015.12.17l수정2015.12.2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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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호의 시시콜콜 경제] 미국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현재 0~0.25%인 기준금리를 0.25~0.5%로 올린 것이다. 이로써 제로금리가 시작된지 7년만에, 마지막으로 금리를 올렸던 2006년 6월을 기점으로는 9년 6개월만에 금리를 인상했다.

▲ 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앞으로도 미 연준은 수년간에 걸쳐 경제전망을 꼽으면서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려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장기 금리목표는 3.5%를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2018년까지 미국의 기준금리가 이 목표치에 도달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 내년부터 전 세계는 금리를 결정하는 FOMC회의를 앞두고 금리를 올린다, 동결한다 점치면서 미국 눈치를 심하게 보게 생겼다.

미국의 고용률이 60%를 밑도는 상황이고, 물가상승률도 1%초반에서 움직이는데 연준은 경기가 호전됐다고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미국이 현재 금리를 인상할 정도로 경제지표들이 좋은 상황인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지 속단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다만, 금리가 계속 오를 경우 그 여파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기는 하다.

과거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글로벌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1994년 금리인상 때는 ‘데킬라 효과’에 빠진 멕시코를 시작으로 남미와 동남아 국가들에게 큰 위기를 안겨줬다. 우리나라도 이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치욕을 당했다.

2004년 자산시장의 거품이 부풀어 오르자 미 연준은 이를 잡으려고 1%였던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2년동안 5.25%까지 올렸던 당시의 상황은 결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불러왔다. 이 여파로 전 세계는 금융위기에 빠졌다. 물론 돈 갚을 능력이 안되는 계층까지 대출로 집을 사게 만든 것이 핵심이지만, 방아쇠를 당긴 것은 금리인상이었다.

▲ 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10년 주기로 이어져온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때마다 우리 경제는 큰 충격을 받아왔다. 97년에는 외환위기를, 2008년에는 금융위기에 맞닥뜨려 우리 경제는 몸살을 앓았다. 금융위기의 여파는 여전히 극복되지 못한 채 우리 사회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대외 의존도가 아주 높고, 자본 유출입이 자유롭고, 기축통화도 아닌 우리 경제는 대외 변수에 취약하다. 이번 미국의 금리인상 시작은 우리 경제를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려놓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과거와 달리 3,700억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고와 올해 1천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로 인해 당장은 괜찮아 보인다. 경제는 질보다는 양을 따지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양적인 면만 봐서는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인상은 이제 시작이다. 미국의 고용과 물가인상률에 달리기는 했지만, 금리는 방향이 정해지면 한 방향으로 쏠리는 경향이 강하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현재 1.5%로 당장 미국과 동조해서 인상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가 점진적으로 인상된다면 시간이 갈수록 인상 압력이 높아질 것이다. 이에 따라 우선적으로 한계가구와 한계기업들이 큰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리스크는 가계부채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720조원 규모의 가계부채가 지난 9월 1166조원까지 늘어났다. 약 450조원이 증가한 것이다. IMF도 우리의 가계부채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서는 실정이다. 다른 선진국들은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를 줄여왔지만 우리나라는 거꾸로 부채규모를 광속으로 늘려왔다. 중산 서민층들의 소비여력을 소진시키면서 그들을 제물삼아 경제를 꾸려온 것이다.

▲ 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월동준비는 겨울이 오기 전에 하는 것이 맞다. 늦었지만 정부는 우리나라 금리 인상을 대비한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우선 금리인상에 가장 취약한 저소득층의 부채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금리인상은 우리 사회의 가장 약한 연결고리인 저소득층부터 무너뜨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생계형 대출은 금리인상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빚 권하는 정책은 마감돼야 한다. 지난 14일 정부가 발표한 대출규제책은 무늬만 규제책이다. 핵심인 LTV와 DTI 그리고 집단대출은 그대로 뒀다. 중산층과 서민들의 대출에 의존해서 그 돈으로 경제를 꾸리는 무능한 짓은 그동안 충분했다. 이제 어려울 시절을 대비해 중산 서민들의 사회 안전망을 마련하는 일에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

문수호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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