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이동이 멸종을 초래한다? 음모론에 대한 반박
자기 이동이 멸종을 초래한다? 음모론에 대한 반박

[미디어파인 칼럼 = 이상원 기자] 태양 복사와 우주방사선이 지구를 통과할 때, 지구의 바깥쪽에서 생성된 자기장은 우주 에너지로부터 지구를 보호한다. 이 자기장이 바로 자기권이다. 이러한 지구의 자기장은 힘이 변할 수 있고 자기장의 세기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동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지구의 자기 북극과 자기 남극의 강도와 위치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자기 극의 역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까지 이러한 자기 현상들이 날씨, 멸종 자연재해 등에 원인이 있다고 주장되어왔다. 하지만 지구 자기장이 기후 변화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최근 사실무근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과학자들이 그 주장에 대해 고려를 안한 것은 아니지만 근거가 너무 부족했다는 것이다.

1) 자기극에 대한 잘못된 정보 
지구에는 진북극, 지자기 북극 자기 북극 이렇게 세 가지 북극이 있다. 진북극(True North)은 지리적 북극을 가리키는 고정된 위치이다. 하지만 현재 캐나다의 엘즈미어 섬 위에 위치한 지자기 북극은 진북처럼 고정된 점이 아니다. 지구 자기권의 북쪽 축을 나타내며 이는 때때로 이동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자북은 자기장 선에 해당하며 나침반이 위치하는 북쪽 극을 의미한다.

북극 탐험가 제임스 클라크 로스가 1831년에 자북극을 처음 발견한 이후로, 지구의 자기 북극은 매년 약 10~34마일 정도로 빨라졌다. 이러한 변화가 위성과 항법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지구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아직까지 없다. 하지만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기반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기후변화 음모론은 2023년 1월 “조 로건” 에피소드에서 소개되며 다시 불타올랐다. 미디어 단체인 미디어 매터스는 2023년 1월에서 4월 사이에 음모론을 논의하는 에피소드에서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음모론은 전 미 공군 직원인 찬 토마스에 의해 1965년에 만들어졌다. 그는 자기극 이동이 몇몇 고대 문명의 멸종에 원인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토마스는 첫 번째 홍수는 아담과 이브, 두 번째는 노아와 방주 때 일어났으며 세 번째 사건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 자기 이동이 지구 기후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NASA에 따르면, 지자기 이동은 몇 세기에서 수천 년에 걸쳐 있을 수 있는 자기장 강도의 중요한 변화이다. 마지막 주요 이동은 약 41,500년 전에 일어났으며 라샹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건 동안, 지구의 자기장은 빠르게 약화됐고 극은 이동했지만 500년 후에 다시 이동했다.

2021년의 한 연구에서는 라샹 사건을 기후 격변, 멸종 사건과 연결시켰다. 연구자들은 지구의 자기장이 정상보다 약했던 시기 동안 일부 태양과 우주 방사선이 오존층을 변화시키고 지구의 기후 변화와 멸종을 초래했다고 가정했다. 하지만 이후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이 연구가 추측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끼워맞추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지난 7만년 동안 세 번의 주목할 만한 이동이 있었다: 약 6만 4천년 전에 일어난 노르웨이-그린란드 해 사건, 4만 2천년에서 4만 천 년 전 사이에 일어난 라샹 사건, 34500년 전에 일어난 모노 호수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3) 그렇다면 지구자기역전은 어떨까?
극이 이동하는 동안 지구의 자기 북극과 남극은 위치를 바꾼다. 이 현상은 평균적으로 약 30만년마다 일어난다. 최근 역전은 약 78만년 전에 일어났으며 이런 역전 현상은 지난 8천 3백만 년 동안 183번이나 일어났을 정도로 흔하다. 극 반전이 발생하면 자기장의 강도가 상당히 감소하지만 지구가 무방비 상태로 되는 것은 아니다. 지구 표면에 도달하기 전에 해로운 우주 에너지의 대부분은 자기권에 의해 보호된다. 일부 과학자들은 역전과 자기장의 감소가 지구 기후 변화와 멸종을 초래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지만 현재까지의 데이터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하다.

[이상원 칼럼니스트] 
고려대 산업경영공학과(휴학 중)
미디어파인 대학생칼럼니스트 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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