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컬처] 해리슨 포드와 혁명 [유진모 칼럼] '블레이드 러너'
[히스토리&컬처] 해리슨 포드와 혁명 [유진모 칼럼] '블레이드 러너'

[미디어파인=유진모 칼럼니스트] 7월 13일. 1923년(~1993) 배우 김희갑, 1942년 미국 배우 해리슨 포드, 1946년 가수 장미화, 1964년(~2022) 일본 영화감독 아오야마 신지, 1974년(~2001) 일본 도쿄의 역에서 추락한 취객을 구하고 희생한 이수현, 1979년 젝스키스 이재진, 1982년 프로 야구 선수 추신수, 1987년 초신성 지혁, 1989년 가수 진온, 1997년 다이아 백예빈 등이 태어났다.

1793년 프랑스 혁명가 장 폴 마라 등이 눈을 감았다. 1973년 영국 록 밴드 퀸이 1집 앨범을 발표했다. 1974년 할리우드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공포 영화의 교과서 '엑소시스트'가 개봉된 것을 기념해 일본은 오컬트의 날로 정했다.

김희갑은 한 시대를 풍미한 최고 명성의 희극 영화배우이다. 합죽이라는 별명으로도, '한국의 채플린'으로도 불리었다. 1960년대 후반~1970년대 영화 '팔도강산' 시리즈의 성공으로 전성기를 누렸다.

한편 1950년대 말 정치 깡패 임화수가 정치 행사에 참석하라고 요구했지만 이를 거부해 폭행을 당한 유명한 사건이 있었다. 이른바 '김희갑 구타 사건'.

포드는 최근 영화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알'(제임스 맨골드 감독)로 돌아왔다. 역시 비슷하게 개봉된 영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의 주인공 톰 행크스가 "포드처럼 80살까지 '미션 임파서블'을 찍고 싶다."라고 말했을 만큼 그야말로 액션 배우로서 전설을 썼다.

그는 신인 시절 당연하지만 주로 엑스트라로 일하는 가운데 가구를 만드는 목수를 병행했다. 그런데 그의 고객 중에 조지 루카스 감독이 있었다. 그 덕에 '스타워즈' 오디션 때 한 솔로 역에 발탁되면서 스타덤에 오르게 된다.

루카스는 인터뷰에서 "원래 모든 배역을 신인으로 기용하려고 했다. 포드는 출연료가 싸서 캐스팅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얼마 전 포드는 언제까지 일할 것이냐는 질문에 "영화배우가 좋은 점은 나이가 들면 나이를 먹은 역할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고 한다. 우리 말로 '벽에 X칠할 때까지 하겠다.'라는 것. 그렇다. 영화배우에 정년이 어디 있는가!

그의 대표작은 '스타워즈' 시리즈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이지만 절대 '블레이드 러너'(리들리 스콧 감독, 1982)를 빼놓을 수 없다. 대한민국에서는 11년 뒤 개봉되었다.

필립 K. 딕의 소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를 영화화했다. 그 어떤 곳이든지 개봉 때 흥행에 참패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재평가되며 '저주받은 걸작', '재평가되어야 할 수작' 등의 찬사를 얻으며 정체성에 대한 미래의 질문의 교과서적 영화가 되었다.

따라서 뒤늦게 많은 마니아들이 각종 방법을 동원해 감상, 재감상하는 일이 발생하며 데커드(해리슨 포드)의 정체성에 대한 많은 질문이 발생하게 되었다.

미래 사회. 인류는 레플리컨트라는 인간을 창조해 각종 험한 일에 동원한다. 그런데 레플리컨트의 수명은 고작 4년. 그 무리의 리더 로이가 인간과 동등한 생명을 얻기 위해 반란을 일으킨다. 정부는 레플리컨트 사냥꾼 블레이드 러너 중 정예 요원인 데커드에게 그들을 '폐기'하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데커드는 로이와 전투 중 그에게 제압당해 죽을 지경에 놓인다. 그런데 로이는 결정적 순간에 그를 살리고 자신이 희생한다. 레플리컨트의 수명을 늘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자, 여기서 영화는 묻는다. 누가 더 인간적인가? 그리고 관객은 묻는다. 데커드도 레플리컨트인가?

답은 드니 빌뇌브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 2049'(2017)에 들어 있다. 물론 여기에 포드가 깜짝 출연한다. 이 두 편은 SF의 걸작 중의 걸작으로 필독서이다.

장 폴 마라는 로베스피에르, 조르주 당통과 함께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을 주도한 자코뱅의 3인방으로 불린다. 자코뱅 클럽은 매우 급진적이었는데 그중에서도 마라는 더욱 급진적이었다고 전해진다. 평소 피부병을 앓아 목욕을 자주 했는데 이날도 목욕 중 정적 지롱드 파를 지지하는 25살 처녀 샤를로트 코르데에게 암살당했다.

코르데 역시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미녀 암살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자코뱅도, 지롱드도 모두 왕정을 무너뜨리고 국민이 주인인 새 세상을 만들자는 명분으로 혁명을 일으켰지만 결국 세부 노선이 달라 서로 싸웠다. 오늘날의 정치판과 다를 바 없다.

도대체 혁명의 수단, 방법, 목적은 무엇인가? 국민 모두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일으킨 혁명이 정작 적지 않은 국민에게 피해를 입히고, 삶에 피해를 끼치며, 공포를 안긴다면 그 혁명에 동조할 국민은 누구일까?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만드는 하루이다.

그런 면에서 역사가 없기에 영화 '스타워즈'를 자국의 역사 영화로 인식하는 미국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다. 그들은 새로 역사를 쓰려 하기에. 그 새 역사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 바로 '스타워즈' 중 가장 퀄리티가 뛰어나다는 4, 5, 6편의 주인공인 해리슨 포드이다. 그에게 마음속으로 생일 축하 인사라도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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