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컬처] 마동석과 빈 디젤의 대결을 기다리며 [유진모 칼럼] '범죄도시3'
[히스토리&컬처] 마동석과 빈 디젤의 대결을 기다리며 [유진모 칼럼] '범죄도시3'

[미디어파인=유진모 칼럼니스트] 7월 16일. 1635년 영국 자연 철학자 로버트 후크, 1918(~2013)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치인 넬슨 만델라, 1938년 네덜란드 영화감독 폴 버호벤, 1967년 미국 배우 빈 디젤, 1974년 배우 이선진, 1978년 배우 주상욱, 1985년 가수 신성, 1986년 배우 조복래, 방송인 최희, 1989년 가수 임세준, 1990년 레인보우 김지숙, 1993년 샤이니 태민, 1994년 배우 아유미, 1997년 싱어 송 라이터 권진아 등이 태어났다.

1817년 영국 작가 제인 오스틴 등이 눈을 감았다. 84년 로마 대화재가 발생했다. 1936년 스페인에서 내전이 발생해 국민파 스페인과 인민 전선 간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후크는 물체에 하중을 가하면 어느 정도의 한도에 이르기까지는 하중과 변형이 정비례 관계에 있다는 후크의 법칙을 발견했다.

버호벤은 대단히 독특한 감독으로 유명하다. 나치즘과 파시즘에 대한 혐오, 과장된 액션, 과감한 사회 비판, 대담한 섹스 신 등으로 정평이 나 있다. '스타워즈' 시리즈인 '제다이의 귀환' 기획 때 누군가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연출자로 버호벤을 추천했는데 결국 흐지부지되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버호벤은 "제다이들이 별안간 옷을 벗고 섹스를 할까 봐 할리우드에서 겁 먹고 나를 배제한 게 분명하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이다. 만약 그가 메가폰을 잡았다면 건국 신화가 없고, 역사도 거의 없는 미국인들이 건국 신화처럼 추앙하는 '스타워즈'는 존재하지 않았거나 지금까지 계속 제작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의 출세작은 '로보캅'(1987)이다. 이전에 할리우드의 수많은 감독들에게 시나리오가 갔지만 모두 제목에서 먼저 거부감이 들어 거절했다. 버호벤 역시 제목만 보고 일단 유치해서 거절하려 했지만 아내가 시나리오를 읽은 뒤 적극 권유하면서 메가폰을 잡아 인생이 바뀌었다. 이 아내와는 지금까지도 해로하고 있다. 아내의 고마움을 아는 것일까, 그만큼 금슬이 좋은 것일까?

'로보캅'을 본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버호벤에게 푹 빠져 당시 기획 중이던 영화 한 편의 메가폰을 쥐여 준다. 바로 버호벤의 걸작 '토탈 리콜'(1990)이다. 여기서 페이크 여주인공 역을 맡겼던 샤론 스톤을 진짜 여주인공으로 내세운 '원초적 본능'(1992)으로 스톤을 슈퍼스타로 만듦과 동시에 버호벤 역시 세계적인 흥행 감독 겸 거장으로 우뚝 선다.

하지만 1995년 연출한 '쇼 걸'이 흥행에서 참패했을 뿐만 아니라 골든 라즈베리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등 혹평에 잠겨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런데 버호벤은 이듬해 열린 골든 라즈베리 16회 시상식에 직접 참석해 상을 받아갔다. 그가 최초였다. 이후 할리 베리, 산드라 블록 등 몇 명이 받았다.

1997년의 '스타십 트루퍼스' 역시 혹평 속에 흥행에서 실패했다. 그러나 후에 두 작품은 재평가되었다. 버호벤의 스타일이 그렇다. 극과 극의 평가로 엇갈린다. 게다가 매우 상업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예술적인 면도 강하다. 2000년 '할로우맨'을 끝으로 할리우드를 떠나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동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관객들에게 익숙한 대머리 액션 스타 3인방이 있으니 드웨인 존슨, 제이슨 스타뎀, 빈 디젤이다. 또한 그들의 활약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영화가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2017)이다.

디젤의 본명은 마크 싱클레어 빈센트이다. 빈센트의 빈에 디젤이라는 별명을 합성해 예명을 지었는데 그게 그냥 통용되고 있다. 그는 리딕 시리즈의 첫 번째인 '에이리언 2020'(2000)에서 주인공을 맡으며 비교적 늦게 빛을 보기 시작했다.

그는 외형적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백인과 흑인의 혼혈이라고 한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는 미국 백인과 중남미 히스패닉의 혼혈이라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그리고 이듬해 '분노의 질주'를 통해 가장 수혜를 입으며 후속작에서 10배가 넘는 개런티를 챙기는 스타로 발돋움한다. 이후 널리 알려졌다시피 2025년 개봉 예정인 '분노의 질주 11'까지 11편의 시리즈의 주인공으로서 전 세계에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그의 연기가 이 시리즈의 도미닉 토레토 안에 갇혀 있다는 부정적 평가도 적지 않다. '트리플엑스' 1편과 마블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나무 캐릭터 그루트의 목소리 연기를 제외하면 다른 작품에서 성공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게 그 배경이다.

그럼에도 그의 액션 연기는 일단 믿음은 간다. 3명의 대머리 스타 중 피지컬은 드웨인 존슨이 가장 우람하지만 디젤이나 스타뎀의 존재감은 그만 못하지 않다.

현재 대한민국 영화계에서 가장 뜨거운 배우는 '범죄도시' 3편을 연달아 히트시킨 마동석일 것이다. 관객들은 흔히 그(178cm, 100kg)를 할리우드의 존슨(195.5cm, 118kg)과 비교하는데 피지컬은 존슨이 압도적이다. 마동석은 차라리 빈 디젤(182cm, 81kg)에 조금 더 가깝다. 그런데 키는 살짝 작아도 피지컬은 마동석이 우월한 것은 사실이다.

디젤보다 나이가 3살여 어린 마동석이 곧 할리우드에서 대머리 3인방 중 한 명과 한 프레임 안에서 액션을 펼치는 것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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