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로 가뭄에 강한 나무 찾아내기
초음파로 가뭄에 강한 나무 찾아내기

[미디어파인 칼럼 = 이상원 기자] 가뭄 후에 회복된 나무들을 분석하는 것은 어떻게 해당 나무들이 다른 나무들과 달리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비밀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조직들은 숲에서 분석하기가 어렵다. 결국, 90년 이상 된 나무들은 여러 가지 조건 때문에 영상 스캔을 하기 위해 연구실로 갈 수 없다. 따라서 가뭄이 식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는 어린나무를 대상으로 수행되거나 성숙한 나무의 중심부를 도려내는 방식으로 수행되었다.

그런데 최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대학의 생태 생리학자인 바바라 베이키르허와 동료들은 다른 접근법을 생각해 냈다. 바로 실험실을 나무로 옮긴 것이다. 뮌헨 외곽의 크란츠베르크 숲에서, 연구팀은 견고하고 방수가 되는 초음파 센서로 성숙한 가문비나무와 너도밤나무의 실험 스탠드를 만들었다. 그리고 일부 실험 지역에서는 비를 막기 위해 지붕으로 덮어서 인위적인 가뭄 상황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5년간의 모니터링을 통해 너도밤나무가 가문비나무보다 가뭄에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뭄에 시달리는 나무들은 여름비에 노출된 나무들보다 더 많은 초음파 신호를 생성했다. 그 희미한 음파는 나무의 혈관 깊숙한 곳에 있는 색전증이라고 불리는 기포에서 나오고 있었다. 표면 장력은 나무의 수천 개의 작은 그릇을 통해 물이 이동하도록 한다. 이후 나뭇잎의 구멍에서 증발하여 물이 줄기로 올라가도록 한다.

하지만 가뭄과 같이 토양에 물이 충분하지 않으면 색전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즉 실험에서, 가문비나무는 너도밤나무보다 훨씬 더 많은 색전증을 가지고 있었다. 그 이유는 너도밤나무가 지상에서 물관리에 조금 더 철저하다는 것에 있다. 나무는 잎의 구멍을 막음으로써 색전증을 예방할 수 있지만 단점이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은 광합성을 촉진하는 이산화탄소의 공급을 차단하고, 이산화탄소의 부족은 나무가 살고 자라는 데 필요한 탄수화물과 설탕을 부족하게 만든다. 즉 건조한 환경은 나무가 굶주림과 갈증 사이에 선택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너도밤나무의 뿌리가 더 깊고 습한 토양까지 뻗을 수 있어 물 저장량을 더 높일 수 있다. 실험이 끝날 무렵 연구진들은 다시 흙에 수분을 주었고 모든 나무는 잘 회복되었다

기후 변화로 인해 가뭄이 더 자주 발생하고 극심해짐에 따라 가뭄 조건을 견디고 더 빨리 회복할 수 있는 종들은 미래의 숲에서 더 많은 개체수를 갖게 될 수 있다. 즉 미래의 생태계에 더 많은 종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들은 다른 나무들도 어떤 종이 가뭄에 민감한지 분석하는 연구에 힘을 쓸 예정이다. 

 

[이상원 칼럼니스트] 
고려대 산업경영공학과(휴학 중)
미디어파인 대학생칼럼니스트 겸 기자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