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로 번개에 좀 더 효과적으로 대처하는법
레이저로 번개에 좀 더 효과적으로 대처하는법

[미디어파인 칼럼 = 이상원 기자] 영화에서 토르의 망치는 번개를 자유자재로 다룬다. 이렇게 번개를 다루는 능력은 초능력의 영역이라고만 여겨왔다. 하지만 최근 강력한 레이저를 통해 번개의 경로를 바꾸는 실험이 있었다. 최근 과학자들은 레이저를 활용해 마치 피뢰침과 같이 번개를 휘는 실험을 진행했다. 과학자들은 이전에 레이저를 사용하여 실험실에서 진행한 적은 있지만 이 기술이 실제 번개에서 작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후에 번개에 대한 더 나은 대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첫 번째 증거이다.

오늘날의 가장 대중적인 번개에 대한 대책은 땅에 뿌리를 내린 몇 미터 길이의 금속 막대기인  피뢰침이다. 금속의 전도성은 건물이나 사람들을 공격할 수 있는 번개를 지구로 흘려보냄으로써 보호한다. 그러나 피뢰침에 의해 차폐되는 면적은 막대의 높이에 의해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공항이나 로켓 발사대, 풍력 발전소와 같은 대형 인프라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수백 미터의 피뢰침이 필요하다. 하지만 레이저는 멀리 떨어진 번개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지상의 금속 막대로 유도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매년 약 100번 번개에 맞는 피뢰침이 있는 첨단 통신탑 근처에 고출력 레이저를 설치했다. 레이저는 실험 기간인 3개월 사이의 뇌우에서 총 6시간 동안 발사되었다. 이 레이저는 구름을 향해 초당 약 1,000번의 짧고 강렬한 적외선을 발사했다. 이 일련의 빛은 공기 분자들로부터 전자들을 떼어내고, 몇몇 공기 분자들을 떨어뜨려 대전된 플라즈마의 통로를 지나게 했다. 이는 번개가 최소한의 저항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레이저를 조정하여 건물의 끝 바로 위에 전기 전도성 경로를 형성했다. 이것은 건물의 피뢰침이 레이저 장비까지 내려가기 전에 레이저에 의해 걸린 전압을 가로챌 수 있게 해주었다. 해당 건물은 레이저가 켜져 있는 동안 네 번이나 번개에 맞았다. 그 번개들 중 하나는 꽤 맑은 하늘에서 일어났고, 두 대의 고속 카메라가 그 순간을 포착했다. 그 이미지들은 레이저 빛을 따라가는 번개를 보여주었다. 이후 다른 실험에서도 레이저가 번개가 피뢰침으로 유도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아직 유도하는 길이가 50m밖에 되지 않았고 레이저 시스템을 확보하기에는 더 많은 작업이 필요하지만, 이런 연구는 자연현상으로부터 더 안전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상원 칼럼니스트] 
고려대 산업경영공학과(재학 중)
미디어파인 대학생칼럼니스트 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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