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컬처] '반지의 제왕' 그 역사의 시작 [유진모 칼럼]
[히스토리&컬처] '반지의 제왕' 그 역사의 시작 [유진모 칼럼]

[미디어파인=유진모 칼럼니스트] 2023년 7월 29일. 1841년 노르웨이 의학자 게르하르 아우메우에르 한센, 1883년 이탈리아 정치가 베니토 무솔리니, 1962년 배우 박준금, 1963년 방송인 이만기, 1967년 배우 장남열, 가수 심신, 1972년 가수 김돈규, 1974년 가수 타이거 JK, 1975년 개그맨 김병만, 방송인 추성훈, 프로 바둑 기사 이창호, 1983년 배우 김동욱, 1987년 가수 김원주, 1990년 배우 신세경 등이 태어났다.

1836년 프랑스 에투알 개선문이 완공되었다. 1890년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 등이 눈을 감았다. 1899년 제1차 헤이그 회의가 채택되었다. 1954년 J. R. R. 톨킨의 소설 '반지의 제왕'의 첫 파트 '반지 원정대'가 영국에서 출간되었다.

한센은 나병의 원인인 나균을 발견했다. 후에 나병은 한센병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히틀러가 인류 역사상 가장 악랄한 독재적 악당이라면 무솔리는 종잡을 수 없는 어릿광대라고 평가된다. 나치즘에 단초를 제공하는 파시즘을 앞세웠지만 그는 아무것도 일관된 게 없는 개인적 정신병자로 취급받는다.

'무솔리니를 거론하는 사람들이 일관성 있게 이야기하는 점은 그에게는 도무지 일관성이라는 게 없었다는 점이다. 움베르토 에코는 "무솔리니에게 철학 따위는 없었다. 단지 그럴듯한 말뿐이었다."라고 평가했다. 그가 얼마나 극과 극을 왔다갔다 하는 자였는가 하면 극좌에서 극우로, 코스모폴리탄에서 국가주의자로, 무신론자에서 자신을 '신이 이탈리아에 내린 선물'이라며 유신론자로, 왕정 타도를 외쳤다가 국왕의 보호자를 자처했다가 다시 왕정반대론자로 갈팡질팡했다. 그는 스스로 "파시즘은 고정된 신념 체계가 아니다.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방법일 뿐이다."라고 말했다.'(네이버 지식 백과)

어릿광대라는 표현이 참으로 적확한 인물이다. 보통 개선문이라고 하면 파리의 에투알 개선문을 말한다. 에펠탑과 함께 파리의 랜드 마크이다.

고흐는 요즘 말로 '돌아이' 화가이다. 1888년 가을 아를르에서의 고갱과의 공동 생활 중 자신의 왼쪽 귀를 자르는 돌발 행동을 한 뒤 붕대를 휘감은 자화상을 그려 그 이미지로 유명하다. 그리고 2년 뒤 오늘 권총으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생전에 작품을 하나도 팔지 못한 채 동생 테오의 지원금으로 생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작품 중 'The starry night'도 유명하다. 20세기 들어 미국 가수 돈 맥클린이 'Starry starry night'라는 서정적인 곡을 히트시킨다. 당연히 고흐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매우 감미롭고 아름다운 가사와 선율의 발라드이다.

한밤중 압셍트나 칵테일 한 잔 기울이면서 감상하면 아주 분위기를 짙게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러브 송이다.

피터 잭슨은 1961년 뉴질랜드 북섬 푸케루아 베이에서 태어나 4살 때 영화 '샌드 페이퍼'에 출연한 게 계기가 되어 8살 때부터 8mm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17살에 학교를 중퇴하고 영화계에 입문해 이듬해 TV 미니 시리즈 '레이싱 게임' 등을 만들었다.

26살에는 그는 사재를 털어 스플래터 무비의 역사에 길이 남을 '고무 인간의 최후'('Bad taste')를 제작한다. 제작, 감독, 각본, 분장, 주연, 촬영, 조명, 편집 등 그야말로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며 만들었다. 그런데 번안 제목이 참으로 어이없다.

특수 효과 등에 익숙한 요즘 관객이 보면 유치하겠지만 이 작품은 기술적으로 평가될 게 아니라 잭슨의 아이디어와 기획력, 그리고 작품을 관통하는 유머 감각 등에 초점을 맞추어야 제대로 가늠할 수 있다. 그 이후 '피블스', '데드 얼라이브', 천상의 피조물', '포가튼 실버', '프라이트너' 등으로 수많은 컬트 팬들을 거느리게 된다.

아무리 그래도 여기까지는 B급 '거장'이었다. 그의 이름값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린 작품은 '반지의 제왕'이다. 이토록 유명한 원작 소설을 무려 40여 년 만에 영화화했다는 것은 그만큼 잭슨 이전의 감독이나 제작자들이 엄두를 내지 못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반지의 제왕'은 워쇼스키 자매의 '매트릭스' 트릴로지처럼 한꺼번에 3편의 촬영을 끝내는, 기존과 다른 혁신적인 방법으로 제작되었다. 물론 이 영화는 영화 역사에서 많은 의의를 주고 분기점을 던지기도 했지만 뉴질랜드라는 브랜드의 값어치를 높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영화 한 편이 지역 경제는 물론 한 국가의 경쟁력을 얼마나 높여 주는지 가장 확실하게 입증한 영화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는 모두 합쳐 12시간이 넘는, 긴 러닝 타임을 자랑한다. 최소한 하루는 풀로 시간을 내야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다.

도로의 차량 정체나 피서지의 바가지 등에 시달릴 필요 없이 1박 2일 시간 내서 세 편 모두 진지한 모드로 감상한 뒤 시원한 맥주 한 잔에 곁들여 돈 맥클린의 'Starry starry night'를 들으면서 잠을 청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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