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진 원장
김병진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자외선이 강한 여름철, 선글라스는 멋 뿐 아니라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해주는 필수품이다. 여름철 한낮의 강한 자외선에 1~2시간만 맨 눈으로 노출되어도 각막에 화상을 입는 광-각막염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맨 눈으로 태양을 직접 바라보지 않고 모자를 쓰더라도, 지표면의 각종 물체들이 자외선을 눈 쪽으로 반사하고 있고, 물놀이 때 수면에 반사되는 자외선에도 각막 화상을 입을 수 있다.

광-각막염에 걸리면, 각막껍질세포가 벗겨지면서 통증과 함께 눈이 시린 증상 등이 생기게 되므로, 야외활동 후 눈 통증이나 불편이 생겼다면 지체 말고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이 밖에도 강한 자외선에 장기간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중년 이후 백내장, 황반변성 등의 질환이 생길 수 있으므로, 예방을 위해 외출 시에는 선글라스를 챙기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그러면 선글라스는 어떻게 골라야 할까?

보통 선글라스는 얼굴형에 잘 어울리는 디자인과 컬러를 기준으로 고르는 경향이 있는데, 눈 보호를 위해 가장 중요한 렌즈 특성부터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선글라스를 고를 때, 렌즈의 자외선 투과율을 먼저 확인해 보아야 한다.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UVA(315~400nm)와 UVB (280~315nm)로 나뉜다. 피부에 깊게 침투하는 UVA는 각막은 물론 수정체와 망막까지 침투하고, 피부 표면에 화상을 입히는 UVB는 대부분 각막에만 흡수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UVA와 UVB 모두를 차단해 주는 것을 국가가 인증하는 마크인 ‘UV 400’ 마크 선글라스를 구입해야 자외선이 일으키는 안질환으로부터 눈을 보호할 수 있다. UV400 인증을 받은 선글라스 렌즈는 400nm 이하의 파장을 가진 자외선 UVA와 UVB를 99%이상 차단해 줄 수 있다.

그 다음으로 확인할 것은 눈부심을 막아주는 렌즈 컬러의 농도이다. 예전에는 렌즈의 컬러가 밝을수록 자외선 차단 효과가 떨어진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요즘은 자외선 차단 코팅 기술이 많이 발달했기 때문에 크게 상관이 없다. 다만 여름철의 강한 자외선 차단을 위해 착색 농도는 70~80% 정도면 무난하다.

가장 눈 건강에 좋지 않은 선글라스는 자외선 차단 수치가 낮고 컬러 농도는 너무 짙은 것이다. 컬러가 짙을수록 시야가 어두워져 동공이 확대되는데, 자외선 차단 정도가 낮으면 오히려 눈에 자외선이 더 많이 흡수되어 눈 건강을 해치기 때문이다.

선글라스의 평균 수명은 의외로 길지 않아서, 1~2년 정도이다. 자외선 차단 코팅은 열과 땀, 충격 등에 쉽게 벗겨지고 자외선에 변색되기 쉽다. 따라서 구입 후 오래된 제품은 자외선 차단율이 떨어지므로 적어도 2년에 한 번 정도는 선글라스를 교체하는 것이 좋다. 너무 비싼 제품 보다는 믿을 수 있는 자외선 차단 렌즈에 합리적인 가격의 선글라스를 자주 구입하는 것이 눈 건강을 위해서는 가성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시력이 많이 나쁜 사람은 선글라스를 구입할 때마다 도수 맞춤 렌즈로 교체해야 해서 더욱 번거롭다. 선글라스 렌즈에도 도수를 넣어야 할 만큼 시력이 나쁘다면, 라식·라섹 같은 시력 교정술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름에는 선글라스 뿐 아니라, 땀에 안경도 같이 흘러내려 훨씬 더 불편하기 때문이다.

시력이 매우 나빠서 라식, 라섹 같은 시력 교정술이 망설여졌던 경우에도 요즘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안전하게 수술 받을 수 있다. 각막강화 시력교정술(아베드로 엑스트라)과 MEL-90 엑시머 레이저로 수술을 받으면, 일반적인 라식·라섹 수술을 받기 어려울 만큼 시력이 나빴던 분들도 수술 후 각막확장증 등의 부작용은 예방하면서 시력의 장기적 안정성까지 얻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MEL-90 엑시머 레이저는 기존 라식·라섹 수술에 비해 각막조직 절제량이 20~30% 적어서 각막을 더 많이 깎아야 하는 고도 근시 환자의 각막확장이나 원추각막으로 인한 근시 퇴행을 1차로 예방해 주며, 각막 굴절교정 수술 직후 각막의 콜라겐(collagen) 결합력을 높이는 콜라겐 교차결합술(Cross-linking)을 함께 시행해 각막을 더 단단하고 안정성 높게 만들어주므로 부작용을 한 번 더 예방하고 시력을 안정화해준다고 한다.

올여름에 라식·라섹 수술을 받았다면, 시력의 조기 안정화와 눈 건강 보호를 위해 이번 여름 외출 때는 자외선 차단 효과를 믿을 수 있는 선글라스와 모자로 자외선을 더 꼼꼼하게 차단해 주는 것은 필수이다. (잠실삼성안과 김병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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