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충을 정의할 수 있을까?
해충을 정의할 수 있을까?

[미디어파인 칼럼 = 이상원 기자] 우리는 흔히 해충, 익충이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근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상하지 않은가? 해충을 무슨 기준으로 정했길래 해충이라고 부르는 걸까? 해충을 잡기 위해서 우리는 덫을 놓고, 울타리를 만드는 등 많은 시간을 보낸다. 쥐는 해충으로 취급받고 있지만 우리는 쥐들을 실험용 동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럼 쥐는 과연 해로운 동물일까? 또 다르게 생각해 보면 돼지나 소와 같은 동물을 먹기 위해 섭취하고는 하지만 그런 동물들도 인간에게 해를 주거나 질병을 퍼뜨릴 수도 있다.

대부분 해충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동물이나 곤충을 두려워할 때이다. 또한 곤충들이 의도치 않게 인간들의 터전에서 번성할 때 그렇다. 쥐나 바퀴벌레 등은 인간이 만든 건물에서 먹을 것을 얻고 살아가지만, 모습도 흉측하고 인간이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인간에게 해가 될 때이다. 해충이라는 의미에서 나오듯 해당 동물이나 곤충이 번성한다는 것은 인간에게 좋지 못한 환경임을 의미하고 질병을 옮길 때를 말한다.

병해충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반사적이고 감정적이다. 우리는 어떤 판단을 할 때 순간적인 기분에 따라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같은 종의 동물을 볼 때도 동일하게 작용한다. 해충은 대부분 개인적인 공간을 침해하거나 겉모습에서 흉측하다고 느끼게 하므로 이런 인식이 더욱 강하다.

다른 하나는 해충에 대한 우리의 경멸이 사회 정의로 포장되는 정도다. 우리는 하류층으로 대표되는 동물에 대한 증오와 혐오가 있다. 상류층 사람들에게는 쥐가 없다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것은 깨끗한 집에서 살고, 음식을 적절하게 보관하고, 심지어 집까지 가질 수 있는 사람들의 능력에 대한 은연의 차별을 만든다.

가장 부정적인 동물은 아마 인간일 것이다. 각자의 동물들의 판단이 모두 인간을 기준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또한 각 동물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은 모두 진화의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독의 경우에도 인간뿐만 아니라 포식자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만약 그 독이 인간이 아닌 사자와 호랑이를 향해 쓰인다면 그건 해충이 아닐까? 해충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기준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상원 칼럼니스트] 
고려대 산업경영공학과(재학 중)
미디어파인 대학생칼럼니스트 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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