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컬처] 연기의 신 이병헌도 영화 징크스 거쳐 [유진모 칼럼]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히스토리&컬처] 연기의 신 이병헌도 영화 징크스 거쳐 [유진모 칼럼]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미디어파인=유진모 칼럼니스트] 8월 13일. 1898년 독립운동가 김원봉, 1899년 미국 영화감독 앨프리드 히치콕, 1926년 쿠바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 1936년 배우 신구, 1952년 가수 양희은, 1959년 가수 권인하, 1970년 배우 이병헌, 1977년 가수 김진표, 1986년 배구 선수 황연주, 1993년 에이핑크 윤보미, 1997년 배우 여진구, 2000년 NCT DREAM 재민, 2003년 배우 탕준상, 2004년 배우 이채은 등이 태어났다.

1910년 영국 간호사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2009년 미국 기타리스트 레스 폴 등이 별세했다.

1392년 이성계가 고려 공양왕으로부터 왕위를 선위받으면서 고려가 멸망하고 조선이 건국되었다. 세계 왼손잡이의 날이다.

고려 말기의 뛰어난 장군 이성계는 귀신 같은 활 솜씨와 카리스마 넘치는 지휘력으로 군대를 인솔해 홍건적과 왜구를 막아 내며 최영과 함께 구국의 영웅으로 부상한다. 게다가 신진 사대부들의 지원을 받아 막강한 권력을 쥐게 된다.

1388년 요동 정벌을 위해 출동한 이성계는 위화도에서 군대를 돌려 최영이 이끄는 구국의 군대를 물리치고 정도전, 조준 등 신진 사대부들의 도움을 받아 마침내 고려를 멸망시키고 조선을 개국한다. 하지만 신덕왕후가 죽자 일어난 1차 왕자의 난에 굴복해 둘째 정종에게 전위하고 상왕으로 물러난다.

1402년 함경도에서 군대를 일으켜 권토중래를 노렸지만 태종에게 진압되었다. 그의 위화도 회군은 고대 로마 제국 율리어스 카이사르의 루비콘강 도하에 비유되고는 한다.

최근 개봉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엄태화 감독)로 '연기의 신'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이병헌은 그러나 '영화배우' 데뷔 초기에 미숙한 연기로 애를 먹었던 대표적인 배우이다. 그는 1991년 KBS 공채 14기 탤런트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이듬해 출연한 드라마 '내일은 사랑'을 통해 단숨에 청춘 스타로 부상했다. 1995년 '바람의 아들'을 끝으로 '자유 배우'가 되었다. 당시 드라마로 성공한 배우 대다수의 최종 목표는 영화배우로 입지를 확고하게 다지는 것이었다.

이병헌 역시 '자유의 몸'이 된 1995년 '네온 속으로 노을지다'에 특별 출연한 뒤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에서 최진실과 함께 남녀 주인공을 맡아 화려하게 영화계에 데뷔하는 듯했지만 결과는 관객 10만 명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쥐게 된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런어웨이', '그들만의 세상'(1996), '지상만가'(1997), '내 마음의 풍금'(1999) 등 출연하는 영화마다 줄줄이 말아먹는다. 그야말로 영화 징크스.

이 영화 징크스는 김민종이 원조이다. 1988년 영화 '아스팔트 위의 동키호테'로 데뷔해 이듬해 영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로 크게 주목받은 김민종은 TV 드라마로 활동 무대를 옮긴다. 이후 그는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성공시키는 한편 가수로서도 크게 성공한다.

결국 그가 궁극적으로 노리는 성공의 무대는 영화계. 그러나 '귀천도'만 살짝 주목을 받았을 뿐 '3인조', '마지막 방위', '홀리데이 인 서울', '이것이 법이다', '패밀리', '나비', '낭만자객' 등 출연하는 영화마다 흥행에서 참패하고 평단에서 혹평을 받으며 백전불승의 굴욕적인 기록을 쓴다.

이병헌의 영화계 행보가 아주 유사했다. 그러던 그에게 이정재 등이 거절한 시나리오 한 편이 돌고 돌아 들어온다. 이승철을 내세운 데뷔작 '달은...해가 꾸는 꿈'과 김민종의 '3인조'에서 연거푸 망한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였다.

송강호를 확실한 스타덤에 올리고, 신하균이라는 스타를 발굴해 낸 이 작품은 이병헌에게는 영원히 잊지 못할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 그 지긋지긋한 영화 징크스를 깨뜨려 주었으니. 이 영화에서 이병헌이 관객들에게 가장 인상 깊게 어필한 신은 한밤에 수색 중 홀로 낙오되어 숲속에서 지뢰를 밟고 있던 시퀀스였을 것이다.

그곳은 북측 영역이었고, 븍측 병사 역의 송강호와 신하균이 바람을 쐬러 나왔다가 이병헌을 발견해 우정이 시작되는 매우 중요한 신이었다. 이때의 이병헌은 기존의 힘을 모두 빼고 지질한, 아주 인간적인 면모를 연기해 비로소 연기 못하는 배우의 멍에를 벗게 된다.

이후 '번지 점프를 하다' 등 널리 알려진 대로 출연하는 영화마다 성공하며 심지어 할리우드에서 '모셔 갈' 정도로 월드 스타가 되었다. 그만큼 티켓 파워와 연기력을 갖췄다는 증거.

뮤지션마다 취향은 다르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기타리스트들이 가장 선호하는, 바꿔 말하자면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베스트셀러 일렉트릭 기타라고 하면 펜더 스트라토캐스터와 깁슨 레스폴 스탠다드를 들 수 있다.

깁슨은 바로 미국의 전설적인 컨트리, 재즈, 록 기타리스트인 레스 폴(본명 레스터 윌리엄 폴스퍼스)의 수제 기타를 베이스로 레스폴 스탠다드를 출시했고, 이것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것이다. 레스 폴은 울림통이 없는 솔리드 바디 일렉트릭 기타를 수제로 제작해 연주하였다.

영화 '암살'(최동훈 감독, 2015)에 특별 출연한 조승우는 "나 김원봉이라고 하오."라는 대사로 큰 임팩트를 준다. 김원봉은 일제 강점기 때 김구와 어깨를 나란히 한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로서 아나키스트 단체 의열단을 결성하고 활동했다. 해방 후 북에 남았는데 김일성과의 정치적 암투에서 패배한 후 행적이 묘연하다. 감옥에서 자살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오른손과 왼손에 대한 견해는 동서양이 같다. 영어로 오른쪽과 왼쪽은 각각 right(옳은)와 left(떠났다, 그만두었다)이니 말이다. 오른은 '옳은'을, 왼은 '두 번째'를 어원으로 한다. 오른손은 바른손으로 대체되기도 한다. 오른손잡이를 뜻하는 dexter에는 '강함, 바름, 길함.'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예부터 모든 국가가 자본주의였던 것이다. 그래서 진보주의나 아나키스트(무정부주의)를 겁내 그 성향은 두 번째이거나 옳지 못하다고 보고, 보수주의가 옳은 것, 강한 것이라고 그렇게 언어를 만들어 낸 듯하다. 믿거나 말거나. 오늘은 왼손잡이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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