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컬처] '인생은 나그네 길' 최희준 기일 [유진모 칼럼]
[히스토리&컬처] '인생은 나그네 길' 최희준 기일 [유진모 칼럼]

[미디어파인=유진모 칼럼니스트] 2023년 8월 24일. 1899년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1929년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수반 야세르 아라파트, 1935(~2010)년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 1948년 일렉트로닉계의 대부 프랑스 뮤지션 장 미셀 자르, 1960년 드라마 작가 임성한, 1966년 배우 안길강, 1984년 슈퍼주니어 예성, 배우 서지혜, 1989년 가수 효인, 1999년 가수 한혜리 등이 태어났다.

2018(1936~)년 가수 겸 정치인 최희준 등이 눈을 감았다. 최희준은 그야말로 국내 가요사를 논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초창기 인기 가수이다. 1936년 5월 30일 서울에서 태어나 경복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군대는 해병대 병장 만기 전역했다. 한마디로 남자로서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인물.

1960년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로 데뷔했다. 당시 그는 매우 특이한 가수였다. 당시 가수 중 대학 졸업자는 드물었다. 그런데 그는 국내 최고 명문대라고 하는 서울대 출신이었다. 또 당시 대부분의 가수들이 가요, 즉 지금의 트로트를 추구했지만 그는 재즈를 기반으로 한 전혀 다른 분위기의 음악을 추구했다. 그의 대표 노래인 '하숙생'은 이승환이 1991년 리메이크해 신세대에게도 익숙하다.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 길에/ 정일랑 두지 말자/ 미련일랑 두지 말자'로 시작되는 가사는 사랑 타령 일색이던 당시 가요계의 가사와는 차원이 다른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철학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나는 누구인가? 여기는 어디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라는 내용과 유비적이다.

그는 미8군 무대에서 음악을 시작해 A트레인이라는 밴드를 결성하고 스윙 재즈를 기반으로 스탠더드 팝, 로큰롤 등을 추구했다. 이 밴드에는 대한제국 황제의 피를 이은 이석, 그리고 조영남이 최희준의 후속으로 들어가 활동했다.

1992년 12월 제14대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김대중은 정계 은퇴를 선언한다. 그러다 1995년 7월 18일 정계 복귀를 선언하고 민주당을 탈당한 자신의 계파들과 함께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한다. 최희준은 이때 이 당의 발기인으로 참여해 이듬해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갑 지역구에 출마, 신한국당 심재철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된다. 그리고 이듬해 말 김대중의 대통령 당선을 본다.

'맨발의 청춘', '진고개 신사', '빛과 그림자', '옛이야기', '팔도강산', '길' 등 주옥같은 히트곡을 남겼다. 특히 '팔도강산'은 동명의 영화의 주제곡으로서 영화만큼이나 크게 사랑받은 곡이다.

그의 별명은 찐빵으로 당시 최고 인기의 코미디언 구봉서가 지어 줬다. 그는 헤어스타일을 스포츠형으로 짧게 깎았는데 무대 위 조명의 열기로 인해 살짝 살이 찐 그가 더위를 못 견디고 땀을 흘리면서 머리 위에 김이 나는 모습이 마치 찐빵 찌는 것 같다며 붙인 것.

'변신 자동차 또봇'의 빌런 캐릭터 이름이 최희죽이다. 알 만한 작명이다.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폼페이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폼페이는 현재 이탈리아 캄파니아주 나폴리 근처에 있었다. 원래는 그리스의 지배를 받았으나 로마가 제국화하면서 로마에 속하게 되었다. 농업과 상업의 발달로 부유했고 로마 귀족들의 휴양지로서 매우 번성했다. 그러나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18시간 만에 잿더미가 되어 역사에서 소외되었다.

그러다가 1592년 폼페이 위를 가로지르는 운하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유적들이 발견되면서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많은 유물들이 발견되며 당시 폼페이가 얼마나 호화스러운 사치를 즐겼는지 놀라움을 주었는데 특히 매우 방탕한 생활을 했다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기도. 영화의 소재로도 자주 등장한다. '폼페이: 최후의 날'(2014)이 대표적이다.

1456년 인쇄기를 사용한 첫 출판물 구텐베르크 성경이 완성된 날이다. 독일의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활판 인쇄를 발명한 뒤의 첫 출판물이다.

1572년 프랑스에서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의 학살이 시작되어 개신교 신자 수만 명이 사망했다. 당시 프랑스의 진보 세력에게는 콜리니 제독을 중심으로 개신교 물결이 일고 있었다. 그들을 위그노라고 불렀다. 이날 가톨릭을 믿는 샤를 9세는 콜리니와 위그노 지도자들을 숙청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기즈 공작이 자신의 병력을 동원해 콜리니의 저택을 공격, 콜리니를 살해한다.

그러자 가톨릭을 믿는 파리 시민들이 이에 고무되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위그노들을 살해하기 시작했다. 국왕의 스위스 근위대도 이 살육에 가담했다. 더욱 분노할 일은 교황 그레고리오 13세의 태도였다. 그는 개인적으로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결과적으로 하느님을 찬양했다고 평가했고 바티칸에서는 대대적으로 축포가 터지는, 정말 천인공노할 반응이 나왔다.

과연 종교가 무엇인가? 사람 나고 종교가 생겼지, 종교가 사람을 만들었을까? 종교는 수명이 짧고, 맹수에 비해 육체적 능력이 약한 데다, 다른 동물에 비해 사유와 의식 등의 인식론을 가진 인간이 보다 더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살기 위해 만든 것이다. 결국 인류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창조한 것이지, 다른 종교인, 다른 계파인들을 멸절시키기 위해 만든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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