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들 우기-민니의 전동 킥보드와 도덕률 [유진모 칼럼]
(여자)아이들 우기-민니의 전동 킥보드와 도덕률 [유진모 칼럼]
(여자)아이들 우기-민니의 전동 킥보드와 도덕률 [유진모 칼럼]
(여자)아이들 우기-민니의 전동 킥보드와 도덕률 [유진모 칼럼]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걸 그룹 (여자)아이들 멤버 우기(24)와 민니(26)가 독일 베를린에서 한 대의 전동 킥보드에 함께 올라타고 인도를 달리는 모습이 포착되어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 21일(현지 시각) 한 누리꾼이 베를린에서 우기와 민니를 목격한 영상을 온라인상에 공개했는데 우기와 민니가 전동 킥보드를 함께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자전거 전용 도로가 아닌 인도를 달리고 있다.

독일에서는 전동 킥보드에 두 사람이 함께 타다 적발되면 10유로(약 1만 4000원)의 벌금을 물게 되어 있다. 인도에서 킥보드를 타다 적발될 경우 55유로(약 7만 8000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전동 킥보드가 인도를 침범할 경우 최고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즉 K-팝 정상의 걸 그룹의 멤버 둘이 외국 스케줄 진행 중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범죄를 저질렀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동 킥보드의 승차 정원을 1명으로 정하고 있다. 정원을 초과해 동승자를 태우고 전동 킥보드를 운전한 사람에게는 4만 원의 범칙금을 부과하고 있다. 전동 킥보드 탑승시 자전거 도로로 통행하는 것이 원칙이며 이를 위반해 보도로 통행할 경우 3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그런데 최근 전동 킥보드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바람에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기는 중국 국적이고, 민니는 태국 국적이다. (여자)아이들은 현재 유럽 투어 중이다. 전동 킥보드를 베를린에서 탄 것은 공연 전 혹은 후일 것이다. 어떤 목적으로 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콘서트 때문에 독일에 머무르고 있으니 그녀들의 주변에는 당연히 매니저부터 경호원까지 다양한 스태프가 있을 것이다.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소기업도 아닌, 대기업 규모의 메이저 기획사이니 체계도 꽤 탄탄할 것이다. 그런 회사의 간판 스타들이 이런 몰상식한 불법 행위를 버젓이 저지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촌극이다.

그 위법의 경중이 중요한 게 아니다. K-팝을 대표하는 얼굴 중에서도 간판급인 두 사람이 뒷골목의 '양아치'들이나 저지를 철부지 행동을 자행한 게 문제이다. 인터넷을 뒤져도 중국과 태국의 전동 킥보드 관련 운행 법률을 찾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은 베이징과 방콕에서 태어났다. 즉 시골 출신이 아닌, 자국 내 최첨단의 도시에서 나고 자랐다.

게다가 전 세계의 음악 시장을 선도하는 K-팝계에서도 최상위 인기를 누리는 (여자)아이들 소속이다. 그녀들이 대한민국에 대한 애국심이 있을 리는 확인할 바 없고, 확인하려 해서도 안 되지만 최소한 (여자)아이들에 대한 책임감과 큐브에 대한 애사심은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아직 20대의 젊은 나이이다. 하지만 엄연한 성인이다. 국내 법이나 독일 법을 몰랐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그 정도 나이에 전동 킥보드가 차량이고, 인공 동력으로 움직이는 차량을 인도에서 운전해서는 안 된다는 상식쯤은 당연히 갖추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궁금증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중국이나 태국이 아니었다. 대한민국도 아니었다. 제3의 나라 독일이었다. 그런 생소한, 머나먼 타국에서 유명 아이돌 그룹 멤버 두 명이 경호원도 없이 한밤중에 전동 킥보드를 타고 거리를 쏘다녔다.

두 가지로 유추가 가능하다. 첫째, 매니저 등 책임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행동했다고 추측해 보자. 이럴 경우 큐브는 철저하게 그녀들을 잘못 뽑았거나, 잘못 가르쳤다. 인성 교육이 없었거나 최소한 부족했다. 기초적인 교양 교육마저 없었던 것이다.

만약 큐브가 간과하지 않고 열심히 가르쳤다고 하더라도 큐브는 잘못이 있다. 그런 인성과 인격인 줄 모르고 뽑았다는 결론이 도출되기 때문이다.

둘째, 만에 하나 책임자 혹은 매니저 등 어떤 '어른'이 그런 일탈을 허락했다? 일단 그 임(직)원부터 해고한 뒤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사진은 그런 사원을 뽑도록 도장을 찍어 준 대표이사에 대해서도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여자)아이들은 미국에서 첫 번째 EP '히트' 발표를 앞두고 있다. 당연히 미국으로 가서 활동하겠다는 의미이다. 과연 그녀들 중 누가 미국에서 또 이런 몰지각한 해프닝을 벌일 것인가? 그냥 평범한 유학생이나, 철부지 관광객도 아닌, 대한민국의 국격에 이바지해 온 대표 걸 그룹 중 한 팀의 멤버들이 자행한 이번 해프닝은 그냥 경범죄라는 인식으로 지나칠 일은 아니다.

인간 세상에는 도덕률이라는 게 있다. 사람들의 모든 지각과 의식에는 인식론이라는 게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건 쉽게 이야기해서 가치관이다. 그 인식론이 법과 도덕률에 입각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사람은 당연히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다. 꼭 범죄가 아니더라도 손쉽게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민폐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뇌 구조이다.

자연법칙에 따르더라도 '차는 차도로, 사람은 인도로, 반려 동물을 제외한 동물은 야생으로'가 옳다. 단 한 가지 희망은 있다. 아직 큐브 측에서는 영상 속 인물이 우기와 민니인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확인 중이라는 이야기이다. 즉 우기와 민니가 아닐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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