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혐의 이선균의 본질에서 어긋난 대처 [유진모 칼럼]-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약 혐의 이선균의 본질에서 어긋난 대처 [유진모 칼럼]-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경찰이 마약 투약 혐의로 내사하고 있다는 톱스타 L 씨가 배우 이선균(48)으로 드러난 가운데 그에게 매우 냉정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선균은 배우 전혜진과 결혼해 슬하에 2남을 두고 있다. 영화 '기생충' 등을 통해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했을 뿐만 아니라 평소 가족적인 이미지로써 단 한 번의 구설도 없었기 때문에 그만큼 실망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번에 그 혹은 그의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의 대처 때문에 미운털이 박힌 듯하다. '내사 중'이라는 것은 경찰이 이선균을 직접 불러 신문하거나 입건한 게 아나라 조용히 주변을 수사하면서 구체적인 증거 등을 수집 중이라는 뜻이다. 즉 아직 이선균이 확실하게 마약을 투약했다고 확정하는 것은 무리이다. 그저 경찰이 의심할 뿐이다.

그런 상황에서 언론에 의해 경찰이 '톱스타 L 씨'라고 지적한 인물이 이선균임이 밝혀졌고, 호두앤유 측에서는 이를 인정했다. 그런데 그 대응 내용이나 방식이 미흡했다. 소속사는 모든 것을 인정하면서 '경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 '협박을 당한 게 사실이다. 약 3억 원 이상을 뜯겼다. 그래서 검찰에 고소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을 유포할 때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등의 의견만 냈을 따름이다.

이선균 관련 구설의 핵심은 그가 마약을 투약했느냐, 안 했느냐이다. 따라서 이선균 혹은 호두앤유가 맨 먼저 거론할 팩트는 '마약을 투약했다.'이거나 '투약하지 않았다.'이다. 이게 먼저 앞선 다음에 다른 말들이 뒤를 이어야 마땅하다. 공식 입장에서 이선균 혹은 소속사는 소문 혹은 혐의를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았다.

그런데 협박은 받았고, 큰돈을 뜯겼으며, 그래서 고소했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은 투약을 했다는 쪽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수억 원을 뜯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약점이 있다는 증거이고, 그 약점은 마약 투약이라는 방향으로 흐른다. 만약 다른 것이었다면 호두앤유는 왜 협박을 받았고, 협박의 근거는 무엇이며, 왜 고소했는지 밝혔어야 했다.

이선균은 철부지 20대도 아니고, 유아인처럼 총각도 아니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다. 외양만 놓고 보았을 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가 왜 마약을 투약해야만 했는지-혐의가 사실이라면-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이다. 누가 봐도 잘 어울리는 아내와 행복한 결혼 생활을 영위하며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두 아들까지 얻었다.

돈을 많이 벌어 놓았고, 현재 잘 벌고 있으며, 앞으로도 10년은 승승장구할 태세이다. 뭐가 아쉬워 마약을 투약했는지-혐의가 사실일 경우-많은 사람들은 의아해 한다. 이 시점에 사람들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은 '고소했다.', '허위 내용 유포 금지.' 등이 아니라 '투약 안 했다.'이다. 그 다음 듣고 싶은 말은 '투약했다. 죄송하다.'이다.

경찰은 법의 논리에서 움직이고 있겠지만 대중은 윤리학의 논리에서 이 사건과 이선균의 언행을 바라보고 있다. 연예인은 대다수의 일반 직업과 달리 비교적 덜 힘든 노동으로 엄청나게 큰돈을 버는 직업이다. 아티스트라고 하지만 대다수의 예술가보다 더 많이 버는 사람이 많은 게 연예인이다. 그것은 철저하게 대중의 지지 덕분이다.

따라서 유명 연예인일수록 도덕과 윤리가 요구된다. '능력에는 책임이 뒤따른다.'라는 스파이더맨과 비슷한 위치이다. 싫더라도 겸손해야 하고, 아깝더라도 베풀어야 하며, 대중의 억지에도 고개 숙여야 하는 직업이다. 부도덕한 행위, 법을 어기는 행위는 절대 금지이다. 구설에 휘말릴 행동이나 말은 절대 금물이다. 누리는 부와 명예에 따르는 의무이다.

이선균은 연기에 천부적인 자질을 타고났거나, 남달리 피나는 노력으로 오늘날의 위치에 올랐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에게 고개를 숙여야 하는 이유는 그런 그의 값어치를 알아주고, 지원해 줌으로써 명예와 부를 얻게 해 준 장본인이 바로 대중이기 때문이다. 대중이 그의 작품을 보아 주지 않았다면 그의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대중을 가장 어려워해야 한다. 그런데 만약 마약을 투약했다면 대중에 대한 결정적인 배신 행위를 한 것이다. 현재의 태도 역시 바람직하지 못하다. '안 했다.'라거나 '했다.'라는 태도를 확실히 해야 한다. 광고계가 일찌감치 '손절'에 들어가고, 영화계와 방송계가 벌써부터 한숨을 내쉬는 것만 볼 게 아니라 대중의 반응을 먼저 보아야 한다.

그가 잘못을 했든, 안 했든, 협박의 내용과 진실이 무엇이든, 그가 가장 무서워해야 할 사람은 대중이다. 그는 지금 그것을 간과하고 있다. 대중은 그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까지 바라는 게 아니다. 작품을 통해 느낀 성실성과 각종 미디어를 통해 알고 있는 반듯한 이미지를 깨뜨리는 범죄 행위나 부도덕한 행동을 보지 않는 것이다.

만약에 잘못했다면 깔끔하게 인정하고 속죄하는 태도이다. 그리고 대중에 대한 약간의 존중과 배려일 따름이다. 도덕 철학에서 윤리학으로 바뀐 후 이마누엘 칸트는 저 유명한 가언 명령과 정언 명령을 이야기했다. 유명 스타에게 대중은 정언 명령이다. 조건 없이 무조건 따라야 한다. 물론 제정신인 소비자에 한해서이기는 하다.

추천키워드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