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류들은 원래부터 뇌가 컸을까?
포유류들은 원래부터 뇌가 컸을까?

[미디어파인 칼럼 = 이상원 기자] 현대의 포유류들은 큰 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공룡 대멸종 직후에 살았던 동물들의 포유류 두개골에 대한 새로운 분석들은 그러한 뇌들이 항상 기정사실이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공룡들이 사라진 후 적어도 천만년 동안, 포유류들은 훨씬 더 살이 쪘지만 더 똑똑해지지는 않았다고 연구원들이 보도했다.

현대 포유류들의 뇌는 신체 크기에 비해 동물계에서 가장 크다. 어떻게 그리고 언제 그런 뇌진화가 이루어졌는지는 미스터리이다. 한 가지 생각은 6천6백만 년 전 중생대 말에 일어난 소행성 충돌 이후 조류가 아닌 공룡들이 모두 사라지면서 포유류들이 채워야 할 공간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6천6백만 년 전에서 5천6백만 년 전에 걸친 멸종 직후의 시기인 고생세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화석들이 최근 발견된 것은, 중생대의 이전 포유류들보다 훨씬 더 놀라운 포유류 종들의 군집들이 번성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당시는 포유류 시대의 여명기였다.

화석이 발견되기 전에는, 공룡 대멸종 이후 포유류의 뇌가 신체와 함께 속도를 내게 되었을 가능성이 높으며, 모든 것이 팽창하는 풍선처럼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정설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콜로라도와 뉴멕시코주에서 고생세 화석산지들이 발견된 것과, 이전에 프랑스에서 발견된 화석들을 재조사한 것은 이제 과학자들에게 시간이 지나면서 포유류의 뇌 크기를 실제로 측정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연구팀이 발견한 것은 충격이었다. 신체 크기에 비해, 고생세 포유류의 뇌는 중생대 포유류의 뇌보다 상대적으로 더 작았다. 연구팀은, 포유류의 뇌가 특히 특정 감각 지역에서 자라기 시작했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감각 영역들의 크기와 모양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변했는지 평가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3D 두개골 모델 안에서 뇌의 여러 부분의 가장자리를 찾아 마치 점토를 가지고 작업하는 조각가처럼 그들을 추적했다. 후각을 담당하는 포유류의 후각 전구 크기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으며 이는 중생대 포유류들조차도 냄새를 잘 맡았기 때문에 말이 된다.

정말로 큰 뇌의 변화는 신피질에서 일어나는데, 신피질은 시각 처리, 기억, 운동 조절 등의 여러 가지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종류의 변화는 대사적으로 비용이 많이 든다. 큰 뇌를 가지기 위해서는 잠을 자고 먹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짜증이 나서 뇌가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구팀은, 전 세계가 대멸종의 먼지를 털어버렸을 때, 포유동물들에게 있어서 강인함이 최우선 과제였으며, 이는 포유동물들이 새롭게 이용할 수 있는 생태계의 틈새시장으로 빠르게 퍼져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약 1,000만 년이 지난 후, 신진대사에 의한 계산법이 바뀌었고, 그러한 틈새시장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었다. 그 결과, 포유동물들은 가지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과일을 낚아채거나, 포식자에게로 부터 탈출하거나, 먹이를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들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현대 포유류들은 비교적 큰 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대의 포유류들만을 조사한 연구들은 큰 뇌가 포유류의 조상들 중 한 때 진화했다는 결론을 내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연구가 밝혀낸 것은, 이러한 뇌들이 여러 다른 집단들에서 따로따로 진화했다는 훨씬 더 흥미롭고 미묘한 이야기라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이상원 칼럼니스트] 
고려대 산업경영공학과(재학 중)
미디어파인 대학생칼럼니스트 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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