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유서: 중세 소년의 치아로 엿본 히브 박테리아의 오랜 역사
죽음의 유서: 중세 소년의 치아로 엿본 히브 박테리아의 오랜 역사

[미디어파인 칼럼 = 이상원 기자] 중세 초기 영국에서 일어난 여섯 살짜리 소년의 비극적인 죽음은, 과학자들에게, 병원균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타입 b의 역사에 대한 최초의 직접적인 단서를 제공해 주었다. 이 박테리아 감염은 5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지금까지 진단된 바로는 '히브'라고 불리는 해당 박테리아 감염의 가장 오래된 사례라고 연구자들은 발표한 바 있다.

다음 확진 사례는 그로부터 1,300년 이상이 지난 1892년에 발생하였는데, 이때 H 인플루엔자가 처음으로 확인되었다. 인플루엔자와 비슷한 이름과 증상에도 불구하고, 이 박테리아는 독감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Hib은 폐렴과 뇌척수막염과 같은 다른 심각한 질병들을 일으킬 수 있는데,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심각하다. 1980년대 후반부터, Hib에 대한 백신은 주로 병원균을 따돌렸다.

캠브리지셔의 한 페스트 묘지에 묻힌 이 소년의 치아에 있는 DNA는, Hib이 박테리아 '에르시니아 페스트'에 의해 야기된 페스트로 인해, 역사적으로 기록된 첫 번째 팬데믹과 동시에 사람들을 감염시키고 있었음을 나타낸다. 에스토니아 타르투 대학의 고생물유전학자 메리엄 구엘릴은, H. 인플루엔자 전문 의사와 이 병원균의 유일한 숙주인 인간 사이의 관계는 그보다 훨씬 더 오래된 것이라고 말한다.

이 소년의 치아에는 Y. 페스티스의 유전적 유해도 들어 있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이 소년은 아마도 Hib에 먼저 감염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호흡기 감염은 흔적을 남기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이 소년의 무릎은 그 위에 있는 대퇴골에 융합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손상은 Hib이 호흡기를 벗어나 관절을 감염시킬 때 일어날 수 있는데, 이 수술에는 몇 주가 걸렸을 것이다.

이러한 종류의 연구는, 병원균들이 어떻게 진화하여 수천 년에서 수백만 년에 걸쳐 전염병이 시작되거나 소멸하는지에 대한 연구의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이상원 칼럼니스트] 
고려대 산업경영공학과(재학 중)
미디어파인 대학생칼럼니스트 겸 기자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