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나와 함께하는 경주여행 [이현지 칼럼]

이현지 청춘칼럼니스트l승인2017.05.29l수정2017.05.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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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이현지의 종착역 없는 여행] 피부를 찔러대는 더위에도 지도 위 곳곳에서 기차는 달리고 사람들은 파도 소리를 길잡이 삼아 삼삼오오 여행을 떠난다. 여름보다 더 뜨거운 여행의 열기에 우리 청춘들이 빠질 수 있으랴.

여행과 장소의 변화는 우리 마음에 활력을 선사한다고 했다. 시원한 카페 안에 앉아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더운 공기를 외면하지만 말고 그 속에 뛰어들어 에어컨 바람보다 더 시원한 마음의 활력을 찾아 떠나보자.

경주,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

경주로의 출발은 되도록 기차를 추천한다. 경주로 가는 동안 미리 머릿속에 익혀 놓을 고풍스러운, 그러나 세련되고 우아한 이미지에는 무심코 귀 기울이게 되는 기차 달리는 소리가 제법 어울리기 때문이다.

‘경주’ 하면 중·고등학교 시절 관광버스를 타고 친구들과 함께 수학여행을 떠난 기억이 누구나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한 손에 작은 수첩, 다른 한 손에 볼펜을 들고 문화재 앞에 세워진 설명문의 내용을 베껴 쓰느라 잠시 멈춰 서 있던 그 때 자신의 모습을 되찾아 가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다만 선생님 뒤를 따라다니며 무심코 구경하던 그 때와는 달리 혼자 조용히 여유를 갖고 유적에 얽혀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를 떠올리며 여행 해보는 것이 좋다.

불국사를 방문하여 아사달과 아사녀의 슬픈 이야기를, 천관사지에서 김유신과 천관녀의 이뤄지지 못한 사랑 이야기를 떠올리며 그들의 애틋함을 헤아려 본다면 예전보다 한 층 성숙해진 자신의 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또한 여행의 묘미 중 하나이다.

경주가 보여주는 과거의 모습에는 먼 옛날 신라의 자취뿐만 아니라 멀지 않은 과거의 우리들의 모습까지 담겨져 있다. 조용히 옛 건물들의 멋스러움을 감상하며 언젠가 같은 장소에서 다른 느낌으로 여행을 즐겼을 자신의 모습까지 상상해 본다면 과거 여행으로 경주라는 곳은 더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여름 여행에 시원한 바다가 빠진다면 역시 섭섭하다. 경주 역사 유적 지구를 돌다가 파도의 시원함을 직접 피부로 느끼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경주 감포 해수욕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된다. 바다보다도 아예 물놀이 시설을 원한다면 경주에 유명한 워터 파크도 있으니 마음대로 선택해서 가면 된다.

경주에서의 여름밤은 이곳에서

물놀이까지 마쳤으니 몸이 슬슬 피곤해져 오겠지만 해가 지고 이곳을 방문한다면 경주의 밤을 훨씬 더 낭만적으로 즐길 수 있다. 바로 야경으로 유명한 ‘안압지’이다. 정확한 명칭은 ‘경주 동궁과 월지’이다. 2011년 7월 변경된 명칭이라고 한다.

경주에 도착하고 나서 사진을 많이 못 찍어 뒀다면 이곳에서 마음껏 찍어 가면 된다. 조명이 켜지면 야경을 보기 위해 미리 와있던 사람들 모두 너나 할 것 없이 카메라를 꺼내 든다.

필자가 여행 갔을 때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안압지의 야경을 놓치지 않기 위해 우비를 쓰면서까지 카메라 삼각대 앞을 지키는 사람도 몇몇 보였다. 여행에서의 비는 달갑지 않기 마련이지만 안압지에서 듣는 빗소리는 운치가 두 말 할 것 없이 훌륭하다.

가만히 앉아서 실천되지 않을 계획만 세운다면 의미가 없다. 지친 일상 속에서 텅 빈 마음을 무언가로 채우고 싶다면, 어디든 떠나보는 것이 좋다. 장소는 상관없다. 가볍게 떠나서 묵직한 감성으로 돌아올 수만 있다면 그것이 바로 ‘여행’이다. 또한 그렇게 망설임 없이 떠날 수 있는 것이, 바로 ‘청춘’이다.

이현지 청춘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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