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호 원장
최규호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이 모씨는 매일 식사를 하기 전에 걱정부터 앞섰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늘 소화불량은 물론 속 불편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식사 이후에도 음식물이 남아있는 느낌과 함께 복부 팽만감에 시달렸고, 증상이 더 심해져 병원을 방문하여 검사를 받았다. 내시경 검사 결과 기능성소화불량 진단을 받았고, 소화불량은 더 심해져 갔다.

기능성소화불량처럼 내시경상으로 별다른 이상이 없지만,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으로 소화불량, 속 불편함을 호소하는 위장병 환자들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기능성소화불량(K30)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수는 2017년 61만 1천여 명에서 2022년 75만 5천여 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위염이나 기능성소화불량 등 위장질환의 발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시경이나 정밀 검사에서는 명확한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통증이 심하지만, 내시경에는 염증 외에는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신경성 위장병을 진단을 받게 된다. 그로 인해 별다른 해결책이 없이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할 뿐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한편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위장장애의 원인을 한의학적으로는 담적병으로 보고 있다. 위장은 본래 부드러운 조직으로 구성되어 음식물을 쉽게 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일부 경직된 조직으로 이루어진 위장의 경우 복부에 통증이 있을 때, 위장이 딱딱하게 굳어져 음식물을 제대로 소화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위장 조직의 경직으로 인해 위장의 원활한 운동이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위장 점막의 문제가 아닌 위장을 둘러싸고 있는 근육층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내부 점막을 보는 내시경으로는 발견하기 어렵다.

과식, 폭식, 급하게 먹거나 인스턴트 음식 등 여러 잘못된 식습관으로 음식물의 노폐물이나 독소가 위장 점막에 쌓이게 된다. 이 음식물이 제대로 소화되거나 흡수, 배설되지 않고 부패하여 끈적끈적한 병리 물질로 변형되는데, 이를 한의학에서는 담이라 부른다. 이 담 독소가 위장의 점막은 물론 위장의 근육층까지 퍼지게 되어 위장을 굳게 만들고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그로 인해 여러 위장장애 질환을 유발하고, 혈액이나 림프를 통해 전신으로 순환하면서 신체 여러 부위로 영향을 미쳐 전신질환을 유발한다.

한의학에서는 담적병으로 진단받은 후 위장의 근육층 등 외벽에 쌓인 담 독소를 제거하는 한약요법을 적용한다. 이후에 아로마, 소적 등 온열요법으로 굳은 위 조직을 완화시키고, 위장 근육층의 운동성을 회복하게 된다.

담 독소가 발생한 부위로 복부온열도포법, 임독맥온열도포법을 통해 혈액순환을 유도하고, 양에너지를 공급하는 치료도 병행하게 된다. 다만 치료 기간은 환자의 증상, 담적 정도에 따라 다르며,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위장 본래의 기능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준다.

담 독소를 제거한 이후에도 재발하지 않도록 올바른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평소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고, 밀가루 음식,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인스턴트 음식 등은 위장을 자극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 간단한 스트레칭, 꾸준한 운동을 통해 위장 운동을 활성화시켜 위장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위담한방병원 최규호 원장)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