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박창희의 건강한 삶을 위해] 체육학을 전공한 필자 입장에서도 인체생리학은 정말 어려운 분야이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 몸에 대한 지식을 쌓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공부는 끝이 없고 상대적 비교가 힘들어 지식인 간 우열을 가리기도 힘들다. 우리 몸의 생리적 작용과 더불어 운동 및 영양과 관련된 지식 또한 아주 중요하다. 몸과 운동, 그리고 영양 부분의 전문가가 되었다 하더라도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공부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 남보다 조금 더 알 뿐인 전문가가 되면 그에 걸맞게 양심도 바로 서야 한다. 그렇지 않은 자의 지식은 양날의 검과 뱀의 독에 다를 바 없다. 지식은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사람을 이롭게, 또는 위태롭게 할 수 있다.

우리 몸의 생리적 작용에 대한 지식과 사명감이 뛰어난 사람들이 주위에 많아야 한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일반인에게 식품이나 운동 처방을 내린다는 것은 무면허 의사에게 메스를 쥐여 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얼마 전 인터넷 쇼핑몰에 자주 등장하는 여의사 기사가 실리자 많은 네티즌의 댓글이 가상공간을 가득 채웠다. 약 장사로 전락했다는 비난성 댓글과 더불어 비타민 오, 남용을 지적하는 글들도 간혹 눈에 띄었다.

이 자리에서 필자는 누구를 옹호하거나 비난하지는 않겠다. 다만 한가지 분명히 얘기하고 싶은 것은 대중을 선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일은 앞으로 없었으면 한다. 특히 의사던, 한의사던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특정 상품을 판매하는 행위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들 본연의 역할이 아니다. 시험관을 들여다보는 사진은 네이처지에나 실릴 일이지, 홈쇼핑 상품광고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가운 입은 의사라는 인식이 주는 무게감을 이용하여 상품을 파는 행위는 제품의 적합성 여부를 떠나 자제해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방송에서 의사들은 패널의 절반을 차지하고 앉아 현미나 김치 따위의 효능에 대하여 찬반 토론을 하기도 한다. 식품영양학과 학생들의 토론주제로 적합한 내용을 굳이 덕망 있는 의사들이 논하고 있을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각종 의료사고를 비롯한 병, 의원의 문제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중 한 가지만 논하자면 약을 3~4가지 섞어 처방하는 것으로 신의 영역처럼 어려운 일이다. 의사들의 역할은 약의 혼용 처방이나 과잉진단 및 불필요한 수술 등의 의료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지, 식품에 대한 효용이나 따질 일은 아니란 거다. 내 몫을 챙기기 전에 사회라는 영역 속에서 참다운 나의 역할이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으며 앞으로 다가 올 시간들도 보랏빛 전망이 힘들다.

공정한 사회로 가기 위해 곳곳에 만연한 불공정 게임을 줄여나가야 한다. 연예인 부모의 손을 잡고 방송에 출연한 어린이들의 모습 또한 공정해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TV에 나오는 것이 소원이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 소위 유명인들의 자녀들은 자연스레 방송에 입문하여 전파를 타고 광고를 찍는다. 여기 저기 채널을 돌려도 연예인 자녀뿐이다. 친척의 이름은 몰라도 모 연예인의 아들, 딸 이름은 줄줄이 외운다. 부모의 후광을 업고 대다수의 로망인 연예계에 첫발을 수월하게 내디딘 셈이다. 스포츠계도 마찬가지다. 기득권을 가진 소수가 선수기용 등 모든 분야에서 그들만의 리그를 즐긴다면 진정한 실력자들이 전면에 설 기회를 잃게 된다.

누군가가 이득을 볼 때 불합리한 경쟁에서 밀린 누군가는 뒤에서 분루를 삼키는 사회구조다. 올 한해도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 상업주의는 더욱 만연할 것이고 공중파를 포함한 미디어들은 각자 살아남기 위해 시청률 올리기에 급급할 것이다. 식상한 일상에서 우리 역시 자극적인 먹거리를 찾거나 즐길 가능성이 크다. 상업주의의 만연으로 자본의 힘이 세질 때 우리의 건강 또한 뒷전으로 밀릴 공산이 크다. 올 한해 우리의 건강을 위해 다 같이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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