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서 원장
최윤서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 의하면 자궁경부암은 2022년 기준으로 전세계 발병률 4위에 달하는 대표적인 여성암이다. 자궁경부암은 다른 암과 달리 발병 원인이 비교적 명확하게 밝혀져 있는데 98% 이상이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에 의해 생긴다. 따라서 HPV 백신을 접종하면 자궁경부암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가다실 9가는 현재까지 알려진 100여종의 HPV 중 침윤성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5가지 유형을 포함하여 총 9가지(HPV 6, 11, 16, 18, 31, 33, 45, 52, 58형)를 예방할 수 있다. HPV는 대개 성관계를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가급적 성경험을 갖기 전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HPV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만 12~17세 여성 청소년이나 만 18~26세 저소득층 여성이라면 HPV 2가 또는 4가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물론, HPV 백신을 반드시 성경험을 하기 전에만 접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성경험 후에도 예방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HPV는 자궁경부암 외에도 생식기 사마귀, 질암, 외음부암, 항문암, 구인두암 등을 유발하기 때문에 남성들도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성인 인구 10명 중 7명이 일생 동안 적어도 한번의 HPV 감염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PV에 감염되더라도 무조건 특정 질환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르고 지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원인으로 HPV 감염이 지속된다면 생식기 사마귀, 자궁경부암 등의 질환이 발병할 수 있기 때문에 건강을 지키기 위해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가다실 예방접종을 진행하면 자궁경부암에 걸릴 확률이 낮아진다. 그렇다고 해서 자궁경부암을 100%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주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진을 통해 자궁 건강을 지켜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국가 암검진 사업을 이용하면 20세 이상 여성은 누구나 2년에 1회, 자궁경부암 검진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자궁경부암은 1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90% 이상에 달하지만 4기에 발견할 경우, 생존율이 19%로 급격히 낮아진다. 그런데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환자가 증상을 자각하는 단계라면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무증상 자궁경부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사뿐이다. 귀찮다고 생각하지 말고 꼬박꼬박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기 바란다.(왕십리 온 여성의원 산부인과 전문의 최윤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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