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주 원장
서민주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요즘 들어 탈모 조합약이라고 하는, 보통 5알 이상의 알약을 한꺼번에 처방받아 복용하는 남성들이 많이 있다. 실제로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들 중에서도 어느 병원에서 마법의 탈모약이라고 처방을 받았다며 문의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처방의 구성을 살펴보면 대개 탈모약과 이뇨제, 효모제제, 유산균 제제 이렇게 구성되어 있거나 다른 약물이 더 첨가되기도 한다. 구성만 보면 이 약이 왜 ‘마법의 탈모약’이라고 불리는 이유를 이해하고도 남을 것이다. 탈모 치료 및 예방에 쓰인다는 약물과 보조제를 몽땅 모아 놓은 것이 아닌가.

탈모약은 남성(안드로겐형) 탈모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DHT(남성호르몬의 한 형태)의 생성을 억제하거나 혈압 강하제로써 두피의 혈관을 확장시켜 두피로의 혈류를 증가시키고 모발의 생장기를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함께 조합된 이뇨제는 본래 칼륨보존성 이뇨제로써 고혈압과 부종을 치료하는 약물이다. 이것이 탈모약으로 쓰이는 이유는 화학 구조가 DHT와 유사하여 남성호르몬 수용체에 결합함으로써 DHT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이 역시 항안드로겐 약물에 속한다. 이 구성만 보아서는 이중의 DHT 억제 및 이중의 혈압 강하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즉각적인 호전에는 그만한 부작용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특히 이미 다른 혈압약을 복용 중이거나 저혈압인 사람이 이러한 약물을 복용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좋다. 이러한 혈압 강하제의 장기 복용에 따른 심혈 관계 영향에 대해서는 조금 더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약물이라는 것은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용뿐만 아니라 반대 급부로서의 부작용,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체에 미칠 영향, 그리고 이후의 치료 계획까지 고려해서 사용하는 게 좋다. 특히 한번 시작하면 장기간 복용할 수밖에 없는 탈모약이라면 더욱 더 신중하게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즉각적인 호전을 기대하고 약물에 의존하기보다는 보존적인 방법에 접근하여 탈모를 장기적으로 치료 및 관리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하기를 바란다.(발머스한의원 홍대점 서민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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