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욱 원장
최성욱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초저출산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가 당면한 가장 심각한 사회적 문제다. 우리나라는 1983년부터 합계출산율이 2.1명 미만으로 떨어져 저출산 국가가 되었는데, 2002년부터는 합계출산율이 1.3명 미만인 초저출산 국가가 되었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지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서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을 확대하는 등 여러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2022년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떨어졌고 이제는 0.6명대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금도 난임 부부를 위한 여러 지원책이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 체외수정과 인공수정 등의 시술 비용 지원 등 물질적인 도움에 그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난임 치료를 받는 부부가 겪는 심리 및 정서적 어려움을 간과한 것이다.

난임 치료를 받는 부부는 심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큰 압박감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는 내분비계 이상 등 신체적인 이상을 초래하고 부부 관계 갈등, 사회적 단절 등 악순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아기 등 난임 치료는 신체적‧정서적‧심리적 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성공적인 난임 치료를 위해서는 이러한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원인에 따라 체계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진행한 난임 부부 지원사업 결과 분석 및 평가에 따르면 전체 난임 시술 부부의 58~87%가 난임으로 인해 정서적 고통 우울감을 경험한다. 더 나아가 자살에 대한 생각으로 심각한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되는 고위험군도 21~27% 수준으로 보고될 정도로 난임 치료 시 심리적‧정서적인 도움이 꼭 필요하다.

일반 산부인과에서도 난임 치료에 관해 일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임신 준비 단계에서부터 부부의 여러 고려사항을 잘 파악하고 인공수정이나 시험관과 같은 특수한 영역은 숙련된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첫 상담부터 난임 전문 병원에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이 과정에서 부부가 난임의 책임 소재를 따지며 다투기 보다는 의료진과 함께 ‘원 팀’이 되어 서로 의지하는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해야 하므로 가급적 부부가 함께 내원하는 것이 좋다.

종종 난임을 여성만의 문제로 여기는 경우도 있지만 남성의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 임신을 여성의 책임으로만 전가하는 시대는 지났지만 아직도 여성 혼자 내원해 치료를 받는 경우가 있다. 난임 치료는 부부 모두가 함께해야 하는 것으로, 임상적인 치료 외에도 부부가 서로 소통하며 심리적인 안정을 찾아야만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게 된다.

또한 난임 치료 과정 중 생기는 심리적‧정서적‧신체적 부담을 공감하고 편안한 치료 환경에서 치료를 받아야 성공률을 더욱 높일 수 있다.(선릉 엠여성의원 최성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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