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지웅 원장
손지웅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3월에 초등학생이 된 박 모군은 입학하기 전부터 학교 가는 것에 긴장을 많이 했고, 입학 후에도 새로운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쉽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한다. 아침마다 배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였는데, 2주 전부터는 눈을 깜박거리고, 얼굴을 찡그리는 모습이 자주 보여서 틱장애가 아닌지 불안한 마음에 의료기관을 찾았다.

박모군과 같이 초등학교나 유치원에 입학하는 나이인 만 5~7세 아이들에게 틱장애 증상이 많이 나타나는데, 낯선 환경과 새로운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아이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크며, 분리불안이 있거나 평소 긴장을 잘 하거나 강박적인 성향이 있는 경우, 심리적인 어려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인 증상으로 나타나기 쉬우며 그 중 하나가 어린이틱장애다.

최근에는 틱장애에 대한 정보가 많이 알려지면서 조기에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경우 아이의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한의원이나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 아이가 보이는 증상은 흡사 습관처럼 보이기도 해서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행동에 대해 지적을 하거나 나무라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오히려 아이로 하여금 긴장을 높여 틱장애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틱 증상은 아이들이 특별한 이유없이 얼굴이나 목, 어깨, 몸통 등의 신체 일부분을 아주 빠르고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것을 말하는데, 운동틱(또는 근육틱), 음성틱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틱장애 증상으로는 눈 깜박거림이 있다.

운동틱장애의 경우 한 군데 근육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근육에서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얼굴 부위의 근육을 움직이는 것부터 시작하여 차츰 심해지면서 보다 큰 근육인 팔, 다리, 몸통 등의 근육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한 군데가 아닌 여러 군데의 운동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음성틱장애의 경우 음음소리를 내는 가벼운 증상부터 헛기침소리, 동물울음소리내기, 다른 사람의 말을 따라하거나 욕설이나 음란한 말을 내뱉기도 하는 심한 증상까지 보일 수 있다. 초기에 증상이 가벼울 때는 아이 스스로 눈치를 채지 못하지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심해질 경우 자신을 비정상적으로 여기거나 다른 사람의 지적을 받는 상황이 반복되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학교나 학원에서의 공부나 활동에 방해를 받게 되면서 학습이나 교우관계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따라서, 틱장애가 심해지기 전에 원인과 증상에 맞는 치료방법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이의 건강한 두뇌발달 뿐 아니라 정서발달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틱장애와 더불어 학교생활의 적응을 어렵게 하는 문제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ADHD이다. 주의력이 부족하여 산만하고, 과다활동과 충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초등 ADHD라는 진단은 학령기가 되어서야 내릴 수 있지만, 유아기 때부터 일상적인 행동이나 습관으로 나타나게 된다. ADHD 아동들은 자기가 흥미를 가진 자극에는 몰입하지만 선택적인 주의집중이 어렵기 때문에 수업에 집중하거나 해야 할 일을 끝까지 마무리하기 어렵고, 규칙을 따르지 못하고, 팔과 다리를 끊임없이 움직이는 등의 행동으로 학교생활에 많은 문제를 겪게 된다. 유아기 때부터 잠을 잘 자지 않고 자주 칭얼거리고 떼를 많이 쓰고, 과도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양육과정에서 많이 지치고, 아이와 갈등을 겪기가 쉬우며, 이 과정에서 ADHD로 인한 증상과 아이의 심리적 문제가 겹치면서 문제행동이 두드러질 경우 학교생활의 적응이 어려워진다.

틱장애와 ADHD는 자칫 양육방식의 문제나 심리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문제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질환들은 유전적인 요소와 두뇌신경계의 기능적 불균형, 심리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신경학적 불균형이 내재된 상태에서 심리적 스트레스, 환경적인 자극 등이 악화요인이 되어 증상으로 발현된다.

감기에 걸린 아이에게 기침하는 것으로 나무라지 않듯이 아이의 이상행동은 아이가 의도적으로 하는 나쁜 습관이나 혼을 내서 고쳐야 하는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틱장애나 ADHD로 인한 증상이기 때문에 부모와 교사가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늦지 않게 적절한 치료를 통해 두뇌기능상의 불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타 소아정신과 질환이 그러하듯이 우리 아이가 틱장애 증상과 ADHD 증상이 의심된다면 자가진단 테스트를 통해 살펴보고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치료기관을 방문하여 현재 아이의 상태를 체크받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컴퓨터 게임이나 스마트폰, 텔레비전 등에 자주 노출하는 것은 두뇌흥분을 높여 틱 증상을 악화시키고, 주의집중력을 떨어뜨리게 되기에, 가급적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

틱장애와 ADHD 증상은 이사나 신학기와 같은 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에 더욱 심해질 수 있는 신경계 질환이다. 학교에서 만나는 선생님 혹은 친구들에 의한 스트레스나 새 집에서의 새로운 가구나 주변환경 등 사소한 부분들도 틱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부모들이 이러한 질환 특성을 평소에 잘 이해하고 있는 게 필요하며 아이가 증상을 보일 때 노파심에 야단을 치기보다는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치료에 중요하다.(해아림한의원 분당용인점 손지웅 원장)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