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진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안구건조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환절기는 가장 불편한 시기이다. 아직 건조한 대기에 꽃가루와 황사까지 더해져서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심하다. 눈이 약한 사람이나 콘택트렌즈 착용자는 이 시기에 각막염, 결막염, 다래끼, 안구건조증 등이 심해질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꽃가루와 황사가 심한 환절기에 안질환을 예방하려면, 속눈썹이나 눈꺼풀에 붙어 있던 오염물질이 눈을 자극하지 않도록 외출에는 후 손과 눈을 깨끗이 씻고, 오염된 손으로 눈을 비벼서 각막에 상처가 생기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귀가 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은 후, 인공눈물이나 식염수로 눈을 씻어 주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나 황사, 꽃가루 같은 대기 중의 오염물질로부터 눈물은 안구에 촉촉한 눈물막을 형성해 이물질이 안구에 직접 닿는 것을 막아 눈을 보호해 준다. 안구건조증 환자는 눈물 양이 충분하지 못해 눈물이 제 구실을 할 수 없으므로 눈에 더 강한 자극을 받게 된다. 눈 속에 작은 알갱이가 있는 듯 따갑고 눈이 뻑뻑하며, 독서나 TV 시청 후에는 피로감과 눈부심으로 불편한 안구건조증 증상도 이 시기에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그 영향으로 눈이 충혈되고 가려우며 끈적한 분비물이 나온다면 각막염이나 결막염, 세균 감염도 의심할 수 있는 만큼 심해지기 전에 안과전문의로부터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구건조증 환자가 실제로 가장 많은 때도 1~3월 늦겨울부터 초봄과 에어컨 냉방을 하는 여름이며, 이때는 진료인원이 평균 10.8% 증가한다. 안구건조증은 성별·연령별 차이가 뚜렷한 질환 중 하나로,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약 2배나 더 많고, 연령대별로는 40~60대 환자가 절반 넘게 차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안구건조증은 눈 속 수분 부족보다는 눈물 성분 비율의 불균형으로 인한 눈물 질환이다. 눈물은 눈물의 증발을 막아주는 바깥 지방질 층과 그 아래 수분층, 제일 안쪽에 위치해 눈물이 고루 퍼지게 해 주는 점액층으로 구성돼 있다. 이 세 가지 구조 중 한 가지 성분만 부족해도 눈물 성분의 균형이 깨져 안구건조증이 쉽게 발생한다.

안구건조증은 눈물량이 적은 눈물부족형 보다는 눈물 성분에 문제가 있어 눈물이 빨리 마르는 증발과다형이 2:8 정도로 훨씬 더 많다. 눈꺼풀염이나 마이봄샘염 등으로 인해 눈물샘에서 지방성분이 잘 분비되지 못하면 눈물층이 일정한 두께를 유지하지 못하고 빨리 마르면서 안구 건조가 발생한다.

미세먼지와 꽃가루 철에 알레르기 결막염과 동반해 더 심해지는 안구건조증을 예방하려면 습도 유지가 중요하다. 실내 습도는 60% 이상 유지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TV나 모니터, 스마트폰은 장시간 시청하지 않고, 눈 주변을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눈이 자주 말라 뻑뻑하고 이물감이 느껴지는 상태라면 인공눈물을 수시로 넣어주고 잠자기 전에 10분 정도 온찜질과 마사지를 해 주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 온찜질을 하려면 먼저 깨끗한 수건을 물에 적셔 너무 뜨겁지 않을 만큼 전자레인지에 20초 정도 돌린 후, 눈꺼풀 위에 5분가량 찜질하면 눈꺼풀 기름샘에 굳어있는 지방성분을 녹여준다. 온찜질 후에는 깨끗한 손으로 안에서 밖으로 돌리듯이 마사지해 주면, 부드러워져 눈꺼풀 기름샘에서 빠져나온 기름 찌꺼기를 깨끗한 면봉이나 눈꺼풀 전용 청결제를 묻힌 순면거즈로 닦아준다. 이렇게 꾸준히 눈꺼풀의 청결관리를 해 주면 눈이 훨씬 편안해지고, 이물감이나 건조한 느낌이 개선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안구건조증도 방치하면 각막염이나 결막염 등 염증이 발생해 시력저하가 오거나 건조증의 치료효과도 보기 어려운 만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알레르기 결막염을 동반한 안구건조 증상은 결막염 치료와 안구건조증 치료를 동시에 해야 치료효과가 더 빠르다.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눈물막 안정성 검사와 눈물 삼투압 검사, 염증 여부 검진으로 증상의 원인과 경중을 정확히 진단받고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안구건조증의 원인과 정도에 따라 눈꺼풀염 치료, IPL 치료 및 원인에 맞는 약물 처방, 동반된 눈물길 배출로 협착을 넓혀주는 수술 등 다양한 치료방법을 조합해 개개인에 맞게 치료해야 경과가 훨씬 좋다.(잠실삼성안과 김병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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