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준 대표원장
김민준 대표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손목터널증후군은 현대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상지 질환으로, 손목 앞쪽의 작은 통로인 수근관이 좁아지면서 내부를 통과하는 정중신경이 압박을 받아 정중신경이 담당하는 부위에 감각 이상이 나타난다.

잠을 잘 때 유독 손이 저리고 아파 깨어나거나 손목을 한 자세로 오래 유지했을 때 손가락 끝이 저리거나 감각이 저하되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손목터널증후군은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약 5배 정도 많이 발생하며 연령별로는 50~60대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손목 굵기 자체가 좁기 때문에 수근관 내부도 좁은 편이다. 그런데 가사 노동 등을 하느라 팔과 손의 사용량이 많고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여러 퇴행성 변화까지 발생하며 손목터널증후군에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 만일 당뇨나 신장 기능 저하 등의 질환이 있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의 발병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요즘에는 키보드, 마우스,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면서 예전보다 더욱 다양한 연령대에서 손목터널증후군이 발생하고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이 가장 주요한 발병 원인은 과도한 손목 사용인데,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느라 손목을 구부리고 그 자세를 오랜 시간 유지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20~30대 젊은이들에게도 손목터널증후군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의 대표 증상은 정중신경의 지배 범위인 엄지와 검지, 중지가 저리고 감각이 떨어지는 것이다. 상태가 악화되면 통증이 손가락 전체로 퍼질 수 있고 밤이면 더욱 심한 증상에 시달리게 된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병뚜껑을 열거나 바느질을 하는 등 일상적인 동작을 수행할 수 없게 되며 그로 인해 환자의 삶의 질이 대폭 하락한다.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간단한 자가 테스트도 있다. 우선 팔렌검사(Phalen’s test)는 양 손등을 맞대어 손과 팔이 ‘ㄱ’자를 이루도록 하여 1~2분 가량 자세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이 때 엄지에서 네 번째 손가락까지 이상감각이나 통증이 생긴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테스트에서 이상이 확인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초음파 검사 등을 진행하여 손목과 손가락 저림의 원인을 알아내야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수술 없이 치료하기 위해서는 손목 사용량을 최대한 줄이고 신경에 가해지는 압박을 해소하기 위하여 스트레칭이나 손목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또한 물리치료나 체외충격파 치료 등을 통해 통증을 줄이고 손목의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한 체외충격파 치료 시 상대적으로 깊은 부위까지 충격파를 전달해야 하므로 집중형 체외충격파 장비를 이용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인한 통증은 재발 가능성이 매우 높은 증상이므로 치료 후에도 손목을 쉬고 아끼면서 통증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요리사 등 손목 사용량이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바꾼 후 손목 건강을 되찾을 정도로 직업이나 일상 생활에서의 사용량이 손목 통증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수시로 손가락과 손목의 긴장을 해소하는 스트레칭을 하고 손목보호대나 받침대 등 손목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손목 통증을 예방하기 바란다.(종로연세참재활의학과 김민준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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