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준원장의 아이케어] 100세 시대라고 한다. 실제로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1970년 62.3세에서 2017년 82.7세로 20년 늘어났다. 평균수명이 늘어났다고 해서 인체 생리현상도 비례적으로 늘어나는 건 아니다. 노안(老眼)도 대표적이다. 아무리 외모는 동안(童顔)이라도 40대가 되면 피할 수 없는 게 노안이다.

노안은 자연스런 생리반응이다. 태어나서 한 번도 질환 때문에 안과를 간 적이 없는 사람도 맞게 되는 것이 노안이다. 눈에 아무 문제가 없었던 사람에게도 노안이라는 불청객은 예외 없이 찾아온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및 컴퓨터 사용시간이 늘어나면서 노안이 찾아오는 나이는 심지어 빨라졌다. 30대 후반에도 노안이 발생하고 있다.

병적인 현상은 아니지만 노안이 찾아오면 많이 불편하다. 초점을 맞추기 어려워져 대개 멀리 있는 물체나 글자는 잘 보이고 반대의 경우는 잘 안 보인다. 40대 들어 가까이서 보던 휴대폰의 문자 메시지를 읽기 어려워지면 노안이 온 거다.

휴대폰에 글자를 보려고 안경을 한 손으로 살짝 들어 올리거나 이마 위에 얹어놓고 목을 뒤로 빼는 노안 온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다. 시간이 지날수록 멀리 보는 것도 조금씩 더 불편해지는 현상이 생긴다. 또 잘 보이지 않는데 억지로 보려고 하다 보면 두통, 안통, 안구 건조증 등의 증상이 함께 올 수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노안은 눈 속에 초점을 맞추는 역할을 하는 수정체의 노화 때문에 오는 현상이다. 두꺼워졌다 얇아졌다 하면서 초점을 정교하게 맞추는 수정체와 주변 근육들이 노화되면서 초점을 맞추는 힘이 떨어지면서다. 노화 현상에서 수정체가 혼탁해져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릿하게 보이면 백내장이다. 노안처럼 백내장도 생리적인 현상인 것이다.

같은 수정체의 노화현상인데 노안은 흰머리 생기는 것처럼 받아들이면서 백내장은 큰 병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까지만 해도 백내장은 흔히 접하는 용어가 아니었다. 그때도 40대 중반이면 백내장이 시작됐지만 수술비율도 적었고 꼭 수술이 필요한 나이가 되기 전에 돌아가시는 경우가 많았다. 의사 입장에서도 백내장 수술은 어려운 분야여서 설명조차 아예 해주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때문에 백내장 수술을 결정하면 중병으로 걱정했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은 달라졌다. 눈이 흐려지면 병원을 쉽게 찾는다. 기술발달에다 의사들의 경험의 증가로 백내장 수술이 간편해졌다. 숙련된 의사의 경우에는 안약으로만 마취하고 10분 이내로 수술을 끝낼 정도다. 백내장 수술과 동시에 노안까지 교정할 수 있는 시대도 됐다.

많은 백내장 수술을 해보니 80~90대 이상의 경우 눈 조직이 많이 약해져 있어 고난이도 수술로 바뀌는 경우를 보게 된다. 경험 많은 의사일수록 요즘은 백내장 치료를 너무 늦지 않게 적극적으로 권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생리현상 변화는 유독 자신에게만 빨리 오는 것처럼 생각되는 경우가 많다. “벌써 내게 폐경이, 흰머리가, 노안이…”하며 걱정한다. 100세 시대라고 하니 40대에 생리현상 변화는 더 빠르다고 느껴질 수 도 있다. 예전에도 있었고 다른 사람도 겪는 것을 드디어 자신도 체험하는 게 생리현상 변화라고 생각하면 받아들이기 쉽다.

노안·백내장도 때가 되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변화다. 예전에는 병을 치료하는 개념으로 접근했다면 요즘에는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으로 그 변화에 대처하는 게 환자들의 달라진 점이다. 100세 시대에는 사람들의 생각도 변하는 모양이다.

▲ 아이준 안과 김영준 대표원장

[김영준 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세브란스 병원 안과전공의 수료
現 아이준 안과 대표원장
대한안과학회 정회원
대한안과의사회 정회원
노안·백내장 수술 1만 케이스 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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