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준원장의 아이케어] 안과 의사라고 하면 꼭 듣게 되는 질문이 있다. 눈을 좋아지게 할 방법이 뭐냐는 것이다. 사실 당혹스런 질문이다. 사람마다 증상이 달라 뭉뚱그려 설명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직업에 따라서도 눈을 좋아지게 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사례를 들어보면 어느 정도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50대 여성은 아직도 양안 모두 1.0의 시력이 나오지만 눈이 너무 불편하다고 호소한다. 무슨 일을 하는지 물어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하루 종일 바느질을 하신다고 한다. 밖에 나가는 일이 드물어 먼 거리를 바라보는 일이 드물다.

시력이 1.0인데도 작업 할 때는 꼭 안경을 써야 한다. 근거리 작업용 돋보기다. 시력을 감안하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멀리 보는 시력은 지금보다 떨어져도 되니까 가까운 거리를 볼 때 안경 없이 보이게 해달라고 호소한다.

하지만 먼 거리 시력이 떨어지면 눈에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요즘에는 백내장 수술을 하면서 노안을 함께 교정하면 근거리, 원거리 모두 잘 보인다. 수정체 렌즈에 따라 근시를 아주 조금 남기면 근거리가 잘 보이고 원거리도 크게 불편해하지 않을 수 있다.

30대 골프 선수는 자외선에 오래 노출된 탓인지 나이에 비해 일찍 백내장이 왔다. 시력도 떨어지고 사물이 뿌옇게 보이다보니 퍼팅할 때 실수가 잦아졌다. 물론 드라이브를 치고 멀리 날아간 공의 위치도 봐야 하지만 퍼팅을 위한 1m전후 시력이 좋아지는 방법이 없겠냐고 한다.

먼 거리와 중간거리가 잘 보이는 연속초점렌즈를 사용하면 눈이 좋아졌다고 느낄 수 있다. 반대로 연속초점렌즈는 가까운 거리가 보이는 게 다소 떨어진다는 반응들이다. 골프선수에는 유리해도 앞에서 말한 근거리 작업을 하는 50대 여성에게는 잘 맞지 않는 방법인 셈이다.

근시가 심해 늘 안경을 껴야 하는 40대 후반 여성은 요즘 휴대폰 글자가 보이지 않아 불편하다. 백내장은 심하지 않지만 초기 노안 때문이다. 라식 라섹수술을 통해 시력교정이 가능하다. 가까이 보는 것의 불편 정도에 따라 백내장 수술도 생각해 볼 수 있다.

55세 회사 임원은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PC화면을 보는데 크게 불편하지 않을 정도다. 다만 서류에 서명해야 할 때마다 돋보기를 꺼내는데 그게 싫다. 자신은 한창 일할 나이라고 생각하는데 직장 내에서 나이 들었다는 이미지로 비칠까봐서다.

그를 20대 눈으로 되돌릴 수는 없다. 다만 4중 초점 렌즈를 양안에 넣거나 특성이 다른 렌즈 두 가지를 다르게 넣으면 어느 정도 모든 거리에서 보이는 것을 개선시킬 수 있다. 해상도는 조금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눈이 건강한 50대는 회복도 빨라 만족해하는 편이다.

최근 10여 년 동안 안과분야 의료기술도 눈부시게 발전했다. 백내장 수술을 권유하는데도 주저하던 때가 있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하지만 과신은 금물이다. 의료기술 수준 높아졌다고 해도 무턱대고 눈 좋게 하는 수술을 찾는 건 무지에 가깝다. 사례에서 보듯 사람마다 증상이 다를 수 있다. 증상과 상황을 차분히 설명하는 게 우선이다. 아무리 AI시대라고 해도 입력을 잘못하면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기 때문이다.

▲ 아이준 안과 김영준 대표원장

[김영준 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세브란스 병원 안과전공의 수료
現 아이준 안과 대표원장
대한안과학회 정회원
대한안과의사회 정회원
노안·백내장 수술 1만 케이스 집도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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