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행복한흉부외과 박준호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혈관 질병이 없는 정상적인 사람에게서도 간혹 병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혈관이 두드러지는 경우가 있다. 다리의 발목이나 종아리, 허벅지 피부에서 실핏줄이 마치 거미줄처럼 엉겨 붙어 도드라져 보이는 증상을 모세혈관확장증 혹은 거미양정맥류라 한다. 이 같은 증상은 엄밀히 말하자면 혈관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나타나는 편이지만, 압력을 강하게 받는 다리에서 좀 더 두드러지게 보이는 편이다.

압력에 의해 비교적 쉽게 영향을 받는 혈관은 정맥이다. 동맥은 심장으로부터 밀어주는 힘을 견뎌내야 하기에 혈관벽이 두껍고 튼튼하지만, 정맥은 심장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기에 그 힘을 받지 못해 혈관벽이 얇고 취약하다. 심지어 음압을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압력에 취약하기에, 힘을 가하면 본래 형태를 잃고 혈관이 변형되기도 한다. 평소에는 역류를 억제하는 판막이 망가지면 쉽게 팽창하게 된다. 이것이 다리 피부 위로 도드라져 보인다면 하지정맥류라고 부른다.

엄밀히 말해 모세혈관확장증 자체가 하지정맥류인 것은 아니지만, 함께 동반되어 생기는 일이 많고, 정맥류를 일으킨 혈관과 직접 연결이 되어있기도 하기에 일반 사람에 비해 병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이를 유발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게 있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며 그 외에도 노화, 비만, 직업, 등으로 인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다리에 가느다랗게 보이는 실핏줄이라 하더라도 점점 커져간다면 방치해서는 안 된다. 초기 증상으로 약한 다리 통증, 피곤하거나 무거운 느낌, 찌르는 듯한 통증 등과 더불어 혈관의 돌출이 나타난다면 하지정맥류를 경계해야 한다. 병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는 수준까지는 아니라 할지언정, 다리 혈관 질병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만큼 당장 아무런 이상이 없더라도 함께 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심부정맥의 압력을 높일 수 있는 요소들을 개선해야 한다. 비만이나 흡연, 콜레스테롤 등을 관리해야 한다. 또한 쪼그려 앉거나 다리를 꼬는 등의 행동은 압력을 높이고 순환을 방해하는 만큼 마찬가지로 개선이 필요하다.

다리를 지나치게 압박하는 청바지, 스키니진, 레깅스 등을 피하고, 혈관을 확장시킬 수 있는 사우나나 찜질방에서 장시간 머무르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호르몬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관련 문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순환이 원만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가벼운 스트레칭, 조깅 등의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의료용 압박스타킹이나 정맥순환개선제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처방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혈액순환을 도와주기 위해 다리에 압력을 가하는 역할을 한다. 마냥 짓누르기만 하면 순환이 되지 않기 때문에, 감압 방식이 적용되어 있다. 심장으로부터 거리가 먼 발목은 강하게, 가까운 편인 허벅지는 상대적으로 약하게 압력을 가해 심장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용을 착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일반 압박스타킹은 다리를 가느다랗게 보이기 위한 미용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발목이나 허벅지 등의 부위에 관계 없이 모두 동일한 수준의 압력이 가해진다. 이는 오히려 혈류를 방해하여 하체혈액순환에 지장을 안겨주게 된다. 예방을 목적으로 시행하는 방법이 오히려 정맥순환장애를 유발하게 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다리 사이즈에 맞춰 부위별 적절한 압력을 가하는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이것만으로 개선되지 않을 시에는 의학적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내부를 관찰하는 혈관 초음파 검사 및 문제 되는 혈관을 제거하기 위한 치료 방식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다. 방법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환자에 따라 원인이나 증상이 서로 다른 만큼, 검진 과정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여 비교적 초기에 관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소한 증상이라도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경계해야 한다.(더행복한흉부외과 박준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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