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건물 구분소유자가 복도, 로비 등 공용부분 무단 점유, 사용한 경우 부당이득반환의무 인정 여부 [박병규 변호사 칼럼 ]

박병규 이로 대표변호사l승인2020.06.01l수정2020.06.0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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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박병규 변호사의 법(法)이야기] 집합건물, 특히 상가건물의 복도나 로비를 구분소유자 중 일부나 제3자가 무단 점유하고 영업장의 일부로 사용해 다른 구분소유자나 관리단이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법 제741조(부당이득의 내용) 법률상 원인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

민법은 위와 같이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명문상 규정하고 있는데, 부당이득반환청구가 인정되려면, 수익의 발생, 손해의 발생, 수익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그리고 수익에 법률상 원인이 없을 것 등을 그 요건으로 합니다.

상가건물의 구분소유자나 제3자가 무단으로 복도, 로비 등 공용부분을 점유,사용한 경우, 부당이득의 문제가 발생하나, 기존 대법원의 태도는 '공용부분은 임대대상이 아니어서 손해 발생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아 부당이득반환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구분소유자가 복도나 로비 등 상가 공용부분을 무단으로 점유해 사용했다면 이를 통해 얻은 이득을 다른 상가 주인들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와,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김OO은 충북 청주 소재의 상가(이하 ‘이 사건 상가’라 함) 건물 1층에서 골프연습장을 운영하며 상가 복도와 로비에 퍼팅 연습시설을 설치하여 독점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이 사건 상가 구분소유자들로 구성된 관리단은 김OO가 공용부분인 복도와 로비를 사용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이를 사용하는 것을 방해했으므로 김OO는 복도와 로비를 인도하고, 이를 사용해 취한 부당이득금 2억 3,900여만원을 반환하라며 청주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1심 법원은 관리단 승소판결을 하였지만, 2심 법원은 일부승소 판결을 하였습니다.

즉 2심 법원은 관리단의 부당이득 반환 청구에 대해 "집합건물의 복도, 계단 등과 같은 공용부분은 구조상 이를 점포로 사용하는 등 별개의 용도로 사용하거나 그와 같은 목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임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전제한 후,

"구분소유자 중 일부가 아무런 권원 없이 이를 점유·사용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로 인해 다른 구분소유자에게 차임 상당의 이익을 상실하는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부당이득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다만 인도 청구에 대해서는 "복도와 로비는 구조상 공용부분이므로 김OO는 관리단에 공용부분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며 관리단의 주장을 인용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위 건물인도 등 청구소송(2017다220744)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청주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재판부는 "구분소유자 중 일부가 정당한 권원 없이 집합건물의 복도, 계단 등과 같은 공용부분을 배타적으로 점유·사용함으로써 이익을 얻고 다른 구분소유자들이 해당 공용부분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면, 공용부분을 무단점유한 구분소유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공용부분을 점유·사용함으로써 얻은 이익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밝힌 후,

"집합건물 공용부분을 무단 사용한 구분소유자는 법률상 원인없이 이익을 얻고 다른 소유자들은 전혀 사용할 수 없게 됐으므로 민법 제741조에 따른 부당이득 반환 요건이 충족됐다. 공용부분이 임대할 수 있는 대상인지는 부당이득의 성립 여부를 좌우하는 요소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나아가 "일반적으로 부동산의 무단 점유·사용에 대해 부당이득을 반환해야 한다고 보는 이유는 그 부동산 사용에 관해 당사자 간의 합의가 있었다면 약정되었을 대가로 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지, 해당 부동산이 임대가능하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위 재판에서는 집합건물의 공용부분을 무단 점유해 사용한 것이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볼 수 있는지, 특히 손해 발생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습니다.

기존 대법원 판례는 "집합건물의 복도, 계단 등과 같은 공용부분은 별개의 용도로 사용하거나 임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용부분의 무단점유에 대하여 차임 상당의 이익을 상실하는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는데, 2심 법원은 위 판례를 따른 것인데 반하여, 위 대법원 판결은 전원합의체를 통하여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입니다.

재판부는 "공용부분을 무단으로 사용한 소유자가 이익을 얻었는데도, 다른 소유자들에게 손해가 없다는 이유로 부당이득 반환 책임이 없다고 본다면 이는 무단점유자에게 점유·사용으로 인한 모든 이익을 보유하게 하는 것이어서 부당이득제도의 취지인 공평의 이념에도 반한다"고 본 것입니다.

엄격한 형식논리에 의한다면 기존 대법원의 태도가 타당할 수 있으나, 판례 변경을 통하여 무단 점유자의 부당이득책임을 인정한 변경된 대법원의 태도가 부당이득제도의 이념과 법의 이념인 정의의 관점에서 보다 타당하다 할 것입니다.

▲ 박병규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박병규 변호사]
서울대학교 졸업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제37기 사법연수원 수료
굿옥션 고문변호사
현대해상화재보험 고문변호사
대한자산관리실무학회 부회장
대한행정사협회 고문변호사
서울법률학원 대표
현) 법무법인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변리사, 세무사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박병규 이로 대표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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