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우리를 선택할 거야”… 일보다 소중한 가족 [김주혁 칼럼]

김주혁 미디어파인 주필l승인2020.06.11l수정2020.06.1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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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패밀리 맨> 스틸 이미지

[미디어파인 칼럼=김주혁 주필의 성평등 보이스] 뉴욕 맨하탄의 최고급 펜트하우스, 최고급 승용차 페라리, 최고급 양복…. 1000억 달러 이상의 기업합병을 주무르는 월스트리트 투자전문기업 사장 잭 캠벨은 원하는 모든 것을 누리는 성공한 일벌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밤늦게까지 일에 몰두한다. 13년 전 헤어진 연인 케이트에게서 전화가 왔다는 말을 비서에게 듣고서도 연락을 취하지 않는다. 당시 런던으로 1년 간 인턴을 떠나려는 잭에게 케이트는 느낌이 안 좋으니 가지 말라고 만류하며 “나는 우리를 선택할 거야”(I’ll choose us)라고 말했다. 하지만 잭은 돌아올 테니 염려 말라며 출국을 강행한 뒤 그녀에게 연락도 하지 않고 결혼은 뒤로 한 채 성공만을 향해 달려왔다.

잭은 크리스마스에도 간부회의를 소집해 놓은 채, 눈 쌓인 밤거리를 걷다가 식료품가게에서 부랑아 캐시를 만나 본의 아니게 복권을 산다. 그리고 그 복권이 자신의 인생을 뒤바꿔 놓으리란 사실은 꿈에도 모른 채 집으로 돌아간다. 이윽고 잭은 즐거운 캐롤 소리에 잠이 깬다. 하지만 여느 때처럼 혼자가 아니다. 낯선 침대에 옛 애인 케이트와 두 아이, 강아지에 둘러싸여 있는 자신을 보고 깜짝 놀란다. 정신없이 뉴욕의 펜트하우스로 달려갔으나 집과 회사에서 문전박대를 당한다. 페라리를 몰고 나타난 캐시는 잭이 케이트와 함께 하는 삶을 택했을 때를 경험하고 있고, 그것을 끝내는 것도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말을 남긴 채 사라진다. 잭은 어쩔 수 없이 뉴저지의 작은 마을에 있는 그의 가족에게 돌아간다.

타이어 가게의 샐러리맨으로서 아이 돌보기, 개 산책시키기 등 집안일을 아내와 분담하는 평범한 소시민으로서의 삶은 예전의 화려했던 뉴욕생활과는 너무나 다르다.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잭은 더욱 매력적으로 성숙해진 케이트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아이들을 통해 부성애도 깨달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타이어가게에 들른 월스트리트 거물의 관심을 끌게 돼 그의 회사중역으로 스카웃 제의를 받는다. 화려한 성공과 사랑하는 가족 사이에서 또다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 것.

▲ 영화 <패밀리 맨> 스틸 이미지

다시 현실로 돌아온 잭은 케이트를 찾아간다. 파리 지점장으로 떠나려는 케이트에게 잭은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사는 우리의 모습을 봤다면서 가지 말라고 말린다. “나는 우리를 선택할 거야”라는 말과 함께. 케이트는 비행을 포기하고 잭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일보다 가족이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수작이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의 2015 결혼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은 꼭 해야 하는가’란 질문에 ‘꼭 해야 한다’는 응답이 여성 24%로 남성 41%보다 매우 낮다. ‘선택사항’이란 응답은 남성 56.6%, 여성 72.2%로 높다. 이러니 결혼율과 출산율이 낮아지고, 초혼과 초산 연령이 높아진다. 안타까운 일이다.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과학자인 파스칼은 “결혼은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는 “인간은 단기적인 관점에서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보다 이미 저지른 일에 대해 더 많이 후회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나 장기적인 관점으로 들어가면 이것이 뒤바뀐다. 과거에 한 일에 대한 후회보다 하지 못했던 일에 대한 후회가 더 크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결혼을 안 하는 것에 대한 후회가 더 크다는 얘기다.

▲ 영화 <패밀리 맨> 스틸 이미지

저출산의 심각성은 차치하더라도, 결혼을 하는 게 훨씬 좋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도 입증돼 있다. 미국 루이빌 대학의 데이비드 로엘프스 교수 연구진은 최근 혼자 사는 사람과 결혼한 사람의 수명을 분석한 결과 혼자 사는 사람이 결혼한 사람에 비해 7~17년이나 일찍 죽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로엘프스 교수는 “혼자 살면 평소 건강을 생각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며 “배우자가 있으면 몸이 아플 때 병원에 쉽게 갈 수 있고 평소 식습관도 배우자의 조언에 따라 적절히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5 동아행복지수에 따르면 “가족이 최고 가치”라고 응답한 20~40대의 행복지수가 가장 높고, 남녀와 연령을 구분하지 않으면 결혼을 한 사람(59.34점)이 미혼자(53.65점)에 비해 행복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이 결혼은 평균적으로 매우 유익하다. 그래서 마틴 루터는 “행복한 결혼생활만큼 사랑스럽고 친근하며 매력적인 관계나 교제, 혹은 만남은 없다”고 했다. 결혼한 분들은 일단 좋은 선택을 했다고 자신과 배우자를 칭찬할 만하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면 행복할 수 있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분이라면 더 크게 후회하기 전에 결혼을 서두르는 것이 좋지 않을까.

▲ 김주혁 미디어파인 주필

[김주혁 미디어파인 주필]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양성평등․폭력예방교육 전문강사
전 서울신문 선임기자, 국장

김주혁 미디어파인 주필  love24hour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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