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의무 미이행자의 상속 문제, 구하라법이 왜 필요한지 가사법 전문 변호사의 견해를 말한다 [김도윤 변호사 칼럼]

김도윤 변호사l승인2020.10.22l수정2020.10.2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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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률사무소고려 김도윤 변호사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고(故) 구하라 씨의 이름을 딴 상속법 개정안인 ‘구하라법’이 21대 국회에서 재추진되고 있다. 앞서 구하라법은 구하라의 친오빠 구호인 씨가 지난 3월 국민동의 입법 청원을 진행하며 약 한 달여 만에 1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끌어낸 법안으로 양육 의무를 소홀히 한 부모의 상속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민법 일부 개정 법률안’으로 구하라 법을 대표 발의했다. 구하라법은 민법상 상속 결격 사유에 ‘직계 존속 또는 비속에 대한 부양 의무를 현저하게 게을리한 경우’가 추가되어 기여분 인정 요건을 완화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 우리 민법은 제1004조에서 상속결격사유로 다음과 같이 5가지를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민법 제1004조(상속인의 결격사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한 자는 상속인이 되지 못한다.<개정 1990. 1. 13., 2005. 3. 31.>

1. 고의로 직계존속, 피상속인, 그 배우자 또는 상속의 선순위나 동순위에 있는 자를 살해하거나 살해하려한 자

2. 고의로 직계존속, 피상속인과 그 배우자에게 상해를 가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자

3. 사기 또는 강박으로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 또는 유언의 철회를 방해한 자

4. 사기 또는 강박으로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란 유언을 하게 한 자

5.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서를 위조 · 변조 · 파기 또는 은닉한 자

구하라 씨의 친모와 같이 피상속인 생전에 아무런 부양의무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상속을 받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지 않아 법적으로는 부양의무를 하지 않은 상속인이라 하더라도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을 상속받는 것에 아무런 장애가 없다. 이에 고 구하라 씨 사례 이전에도 이와 유사한 문제가 발생했고, 그 중 일부는 헌법재판소에 위 민법 제 1004조 상속 결격을 규정한 조항에 ‘부양 의무를 다 하지 아니한 자를 상속결격자로 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 2018. 2. 22 자 2017 헌바59 결정[민법 제1000조 제 1항 제 2호 위헌소원])

위 헌법소원심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남편과 이혼 후 딸을 혼자 키운 아내로 위 딸의 사망으로 인한 상속인으로서 이혼 이후 딸의 양육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은 남편이 딸의 사망으로 인한 보험금 등 상속을 받게 되자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직계존속의 경우 상속결격사유로 규정하지 않은 것이 부양의무를 이행한 다른 상속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것으로서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심판대상조항은 일정한 형사상의 범죄행위와 유언의 자유를 침해하는 부정행위 등 5가지를 상속결격사유로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다. 이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상속인의 상속권을 보호함과 동시에 상속결격여부를 둘러싼 분쟁을 방지하고, 상속으로 인한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시키기 위함이다. 부양의무의 이행과 상속이 서로 대응하는 개념이 아니어서, 법정상속인이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하여 상속인의 지위를 박탈당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법정상속인이 아닌 사람이 피상속인을 부양했다고 해서 상속인이 되는 것도 아니다. 만약 직계존속이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를 상속결격사유로 본다면, 과연 어느 경우에 상속결격인지 여부를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워 이에 관한 다툼으로 상속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그로 인해 상속관계에 관한 법적 안정성이 심각하게 저해된다. 

나아가 민법은 유언이나 기여분 제도로 피상속인의 의사나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 이행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상속분 산정에서 고려할 수 있는 장치를 이미 마련하고 있는 점들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이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직계존속의 경우를 상속결격사유로 규정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해 다른 상속인인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정하며, 상속인이 피상속인 생전에 아무런 부양의무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를 상속결격사유로 규정하지 않은 것은 부양의무를 다한 상속인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으며 위 민법 제1004조 상속결격사유를 규정한 조항 역시 위헌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결국 헌법재판소에서 판단을 받은 ‘부양의무미이행자의 상속권 문제’는 입법 청원으로 국회로 공이 넘어갔지만, 20대 국회는 여러 이유를 핑계로 ‘구하라법’을 통과시키지 않았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구하라법 발의가 알려지자 구인호 씨는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구하라법의 계속 추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구 씨는 “21대 국회에서 부양 의무를 게을리하면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도록 한 구하라법을 통과해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구하라 재산 지분 50%를 요구하는 친모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차갑다. 국민 정서와 공감을 위해서라도 부디 21대 국회에서 구하라법이 더욱 심도 있게 논의될 수 있는 장이 펼쳐져 국민들의 현실적인 법 감정과 현재 법 규정의 괴리를 메워 신뢰받는 국회가 되기를 바란다. (글 – 법률사무소고려 김도윤 변호사)

김도윤 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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