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동미즈여성병원 이예지 원장(산부인과전문의)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고령 산모가 증가함에 따라 임신중독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임신중독증은 산모는 물론 태아의 생명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다.

우선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임신중독증[pre-eclampsia]'이란? 임신중독증은 임신기간 중 혈압상승이 합병된 질환이다. 임신과 합병된 고혈압성 증상으로 ‘전자간증[pre-eclampsia]’으로 명명하기도 한다. 여기에 발작이 생긴 경우 ‘자간증’이라고 부르며, 고혈압이 발생하였으나 증후군 증상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를 ‘임신성고혈압’으로, 어떤 이유든 임신 전부터 고혈압이 있는 경우를 ‘만성고혈압’으로 구분하고 있다.

임신기간 중 혈압 상승에 대해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산모에게는 전신경련-발작, 혈액응고 이상, 신장 기능의 이상, 폐부종, 간파열, 실명, 출혈과 같은 질환을 일으키기도 하며, 태아에게는 발육부전, 조산, 자궁 내 태아사망을 일으킬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임신중독증은 전체 산모 사망 원인 중 1위로 산모사망의 16%를 차지하며, 전 세계적으로도 매년 약 5만여 명의 여성이 임신과 합병된 고혈압 질환을 원인으로 사망할 만큼 심각한 질환이다.

임신중독증(전자간증), 매우 복합적 요인으로 발생한다.

전자간증은 여성의 임신에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질환으로,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차적으로는 착상 이후 발달 단계에서 정상적으로 발생하는 영양막 세포가 모체 내로 잘 침투되지 않아 태반으로 혈류공급에 장애가 생기는 것이 원인이며, 이것이 2차적으로 산모와 태아의 혈관에 손상을 입혀 다양한 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유전학적 원인, 면역학적 원인, 염증성 요인들이 관련 있으며, 산모의 비만, 당뇨병 등과 같은 위험인자가 있다면 상태가 더 나빠지게 된다.

임신중독증의 증세는 보통 고혈압증상과 두통이 심해진다.

산모의 혈압이 140mmHg 이상 또는 혈압 90mmHg 이상의 고혈압단계와 더불어 단백뇨가 검출된 상태에서 부종이 심해지고, 소변 양이 감소하며, 두통, 상복부 복통, 시야장애 등이 나타나면 이미 질환이 많이 진행되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10대 임신 시 임신성 고혈압 질환의 빈도가 3~4배 증가한다. 고령의 산모, 즉 35~40세 이상의 산모에서의 발생률 역시 높다. 40세 이상 다산부는 약 1.96배, 40세 이상 초산부는 약 1.68배 정도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비단 나이만의 문제라기보다 고령임산부의 경우, 기타 합병증과 당뇨,만성고혈압 같은 위험인자를 갖게 될 확률이 높음에 따라서 임신중독증 발병률도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임신중독증 예방은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까지 식이요법이나 운동, 약제 중 임신중독증을 예방한다고 입증된 것은 없다. 한 예로 저염식과 균형식단도 효과가 없는 것으로 입증되었고, 칼슘제제나 항산화제 또한 그 효과가 입증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임신중독증 발생에 당뇨병, 비만, 혈관질환의 관련성이 높고, 임신기간 동안의 적절한 영양상태 등이 질환의 발병에 영향을 미치므로 임신 전과 임신 중 균형 잡힌 식단과 기본체력건강관리와 유지가 중요하다.

특히 기존의 당뇨병이나 비만, 혈관질환이 생길 수 있는 '고위험 산모'라면 식이요법, 운동 등을 통하여, 임신중독증(전자간증) 발생을 예방하려는 가족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고혈압 여성은 고혈압약을 복용하면 임신중독증(전자간증)발생의 위험을 줄일 수 있으므로 고혈압약 복용을 권고하며, 저용량 아스피린의 경우, 혈관질환 발생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어서 이전 임신중독증(전자간증) 임신이 있었거나, 고혈압 여성에서는 복용을 추천하고 있다. 다만 약제로 인한 출혈의 위험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약제 복용은 사전에 여성전문병원 산부인과 의료진과의 상의가 필요하다.

임신중독증의 예방은 증상 발생 전 또는 경미한 증상이 있을 때 조기에 진단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기적으로 산전 진료를 받아야 하며, 정기적인 진료 기간이 아니더라도 갑자기 몸이 많이 붓거나 머리가 아프고, 눈이 흐려지는 등의 임부 관련 증상 또는 갑자기 태동 저하를 일으키는 등의 태아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산부인과를 찾아야 한다. 일단 질환이 진단되면 분만이 되어야 호전되므로 전문의의 진찰 후 지시에 따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강동미즈여성병원 이예지 원장(산부인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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