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와 한국의 경제발전 [류충렬 칼럼]

류충렬 박사l승인2021.02.08l수정2021.02.0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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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충렬의 파르마콘] 필자는 2016년 초 이런저런 이유로 아프리카의 조그만 나라 르완다(Republic of Rwanda)를 3차례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방문 시 마다 르완다의 공무원들과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 르완다의 경제발전에 대하여 제법 많은 논의도 있었다. 르완다하면 흔히 1994년 종족 간 무려 100만명 가까이 학살된 비극적인 ‘제노사이드(genocide)’와 이를 영화화한 ‘호텔 르완다’를 떠올리게 된다. 아프리카 중부 내륙에 위치한 조그만 이 나라는 여러 면에서 한국과 유사한 점도 있고 다른 점도 많은 나라이다. 아프리카의 작고 못사는 르완다에서 한국은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인가?

르완다의 개황
르완다는 한국의 경상남북도를 합친 크기의 면적(26,338㎢)에 서울시 정도의 인구(1,000만명), 그리고 울산광역시 정도의 국가예산을 가진 나라이다. 르완다는 독일, 벨기에의 지배를 받아 오다 1962년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신생 독립국가이다. 르완다의 언어는 프랑스어, 영어, 칸야르완다어가 섞여있어 세대간, 계층간 하나의 언어로 소통하기도 어렵다. 특히 르완다의 종족(후투족 85%, 투치족 14%, 기타 1%)간의 대립으로 제노사이드를 겪기도 하였다.

1994년 내전이후 현재는 외견상 종족간의 갈등이 봉합된 것으로 보이나 재발의 여지도 없지 않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르완다는 특별한 자원도 없다. 따라서 제조업은 사실상 전무하고 커피 생산 등 1차산업이 대부분이다. 1인당 GDP(GDP per capita income)는 800 USD(2015년 기준)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르완다는 내륙국가(landlocked)로 바다가 없어 수출입마저도 어렵다. 이런 점만으로 보면 르완다는 한마다로 잘 살래야 잘 살수가 없는 나라일지 모른다.

르완다와 경제성장 모델로서의 한국
사실 르완다와 한국은 몇 가지 점에서 유사성이 있다. 좁은 국토면적, 국토에 비해 많은 인구, 빈약한 자원, 그리고 심각한 내부갈등(르완다는 종족, 한국은 남북한 간) 등이 그렇다. 이에 비해 한국은 3면이 바다로 항구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엄청난 호조건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중국, 일본 등 주변에 강대국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4면이 막힌 르완다와 지형적으로도 유사하다고 할 수도 있다.

이처럼 열악한 여건의 나라 르완다는 다행스럽게도 한국의 70년 초와 비슷하게 매우 의욕적인 경제발전을 추진해 가고 있다. 한국의 경우 1962년 제1차 경제개발5개년계획을 시작으로 잘살아 보자는 운동을 의욕적으로 추진하였고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하여 오늘의 경제대국의 문턱에 이르고 있다. 르완다의 경우에는 2000년 1차 경제개발계획(PRSPI: Poverty Reduction Strategy Plan I)을 시작하여 2012년에 성공리에 마무리하였다. 현재 연간 GDP성장율도 7%이상으로 높다. 2013년부터 2단계의 EDPRS(Economic Development & Poverty Reduction Strategy)를 추진하고 있으며, 2017년까지 연평균 GDP 성장률 10.2%, 수출성장률 28% 달성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Vision 2020’(1인당 GDP: 1,240 USD, 연평균 성장률: 11.5%)을 설정하고 이를 위한 행정역량을 강화하고 있기도 하다.

특기할 점은 르완다의 경제발전의 노력에 한국의 경제성장을 모델로 하고 있다. 르완다의 입장에서 변변한 자원도 없는 한국의 압축적인 경제발전 경험이 더 없이 좋은 답안일 지도 모른다. 한국의 경제발전 동력, 새마을 운동과 잘 살아 보자는 당시 한국의 자세를 배우고자 하는 것이다. 르완다의 폴 카가메(Paul Kagame)대통령은 한국을 3번이나 방문하기도 하였다. 필자가 만난 르완다 공직자들 중에는 필자가 알고 있는 우리의 경제발전 과정을 더 잘 알고 있기도 하였으며 앞으로 더 닮기를 희망하였다. 그중 일부는 이제는 한국에서 사라져버린(?) 한국인의 ‘잘살아 보세’ 정신이 아직도 한국에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난감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재도약을 위한 합심이 필요하다
르완다는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필자가 처음으로 방문한 2014년과 두 번째, 세 번째 방문한 2015년의 1년의 시간에서 마저도 성장의 속도까지 느끼게 된다. 르완다 수도 키갈리의 건물 신축은 1년이 다르다는 것을 피부로 알게 한다. 현재 르완다는 지리적 특성으로 제조업이 아니라 컨벤션, 금융허브 등 서비스업을 경제발전의 방향으로 잡고 있다는 점에서 중화학공업에 집중한 한국과 시작이 다르지만 경제발전을 위한 노력에서는 한국의 70년대와 흡사하다. 한국도 르완다에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일환으로 상당수 지원하고 있기도 한다. 한국을 모델로 보는 르완다가 한국과 같이 압축적인 경제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르완다가 모델이라는 한국, 작금의 한국경제에 대하여 말이 많다. 경제위기 또는 이대로는 경제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도 한다. 신성장 산업이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기존의 조선, 전자, 반도체 등이 중국의 엄청난 성장과 성장의 둔화로 한국경제의 어려움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한국은 2019년까지 13년 가까이 계속 국민소득 2만불대에 머무르고 있었다. 작년에야 겨우 3만불대로 진입했다. 어쨌든 의견은 달라도 작금의 한국은 경제 재도약을 위한 합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오히려 르완다에서 재도약을 위한 자세를 다시 배워야 할지도 모른다. 그들의 모델이라는 우리가 오히려 잘못되어 따르고 있는 그들을 허무하게 만들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의 경제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뒤로 간다면 어느 영화의 대사처럼 정말 쪽 팔리게 된다.

▲ 류충렬 박사

[류충렬 박사]
학력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박사
경력 2013.04~2014.01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민관합동규제개혁추진단 단장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
국무총리실 사회규제관리관
한국행정연구원 초청연구위원
국립공주대학교 행정학과 초빙교수
현) (사) 에이스탭연구소 이사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류충렬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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