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통 made in '불광대장간' [백남우 칼럼]

백남우 tbsTV 영상콘텐츠부장l승인2021.04.28l수정2021.04.2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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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불광대장간] 서울 은평구 대조동의 한 골목. “탕! 탕! 탕!” 쇠를 두드리는 망치소리가 아침부터 골목길에 경쾌하게 울려 퍼진다.

간판은 물론 그 존재를 보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라는 대장간. 불광대장간, 지붕에 올려진 번듯한 간판은 서울시에서 전통 점포로 인증한 표시라고 한다. 대장장이 박경원(77)씨와 아들 상범(47)씨 부자(父子)의 일터인 `불광대장간’의 아침 풍경이다.

이곳에선 화덕에서 시뻘겋게 달궈진 쇳덩어리를 모루 위에 올려놓고 매질하는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망치와 도끼를 만들고 호미 낫 쇠스랑 같은 농기구를 비롯해 최근에는 레저용품까지... 서울에서 요즘 이런 물건을 누가 쓰나 싶지만 동네 아주머니가 화단 손질한다고 호미를 사가고 중년 남자는 장작을 패려는지 튼실한 도끼를 사 간다.

“불광동 초등학교 앞인데 거기에 리어카를 놓고 개천 옆에서 하는데 그때 일은 많았지. 그렇게 1년 벌어서 쌀 다섯 가마니에 돈도 조금 모이더라고.
그렇게 그곳에서 한 3년을 하니까
개천이 없어지는 거야. 그래서 이 앞 터미널에 대장간 얻어서 시작한 거야”

    - 박경원(77 대장장이 경력)

불광대장간은 작업을 기계로 하지 않고 사람이 직접 한다. 손으로 만들어야 사람 손에 꼭 맞는 연장을 만들 수 있다. 단련한 연장은 기계로 찍어낸 공구보다 수명도 훨씬 길다. 그래서 물건의 진가를 알아보는 석공이나 목수들이 더 찾는다.

기계화된 화덕이나 프레스를 쓰지않는 전국 유일의 대장간. 중국산 값싼 공구에 밀려 경기가 예전 같지 않지만 70을 훌쩍 넘긴 아버지는 여전히 대장간의 대장, 그 옆에서 큰메로 쇠를 내려치는 야장인 아들 박상범씨. 20년 넘게 아버지 옆에서 가업을 물려받고 있다는 게 더없는 자랑이다.

50년 대장간엔 손님도 다양하다. 단골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손님만도 반 절 이상. 동네의 명물이 되다시피해 일부러 견학 오는 이들의 발길도 심심찮게 이어지고 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허드렛일을 하며 대장간 일을 배운 열네 살 어린 소년은 70을 훌쩍 넘긴 장인이 됐다. 요즘 같은 시대, 대장간에서 살 물건이 있을까, 사람들은 묻겠지만 싼 물건을 쉽게 사서 쉽게 버리는 요즘, 뜨거운 화덕 앞, 박경원 부자가 묵묵하게 빚어내는 도구들은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과 발길을 끌어모은다.     

<불광대장간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http://tvcast.naver.com/v/95110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 유튜브(검색어: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2019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다큐멘터리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백남우 tbsTV 영상콘텐츠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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